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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물었다"무소유로 살겠다고 했는데 그 결과가 이것이니?" 질문을 깊이 묵상하면서...
허종  |  paulhu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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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년 02월 10일 (수) 13:54:33
최종편집 : 2010년 02월 10일 (수) 14:40:38 [조회수 : 3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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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는 아내에게 언성을 높였다.

너무 추워 지하방에서 살기가 힘들다고 아내가 대전 처남집으로 내려갔었다.

그런데도 아내의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었던 모양이다.

나를 보자마자 편치 않은 마음을 내보였다.

편치 않은 마음을 보이는 아내에게 감사하지 못한다고 언성을 높인 것이다.

 

부엌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 단칸 지하방에서 생활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지하방은 일정한 수입이 없는 우리에게는 참으로 적당한 거처이다.

김성복목사의 배려로 집세도 전기세도 물세도 난방비도 내지 않고 겨울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군산에서 인천 지하방에 와 보니 수도가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

수도가 얼면 이층 화장실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내와 24시 찜질방에 가서 하룻밤을 지냈다.

그리고 아침에 재활원에 가서 성우형제와 함께 주일 예배를 드렸다.

 

재활원 화실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지하방으로 왔다.

그런데 이런 생활이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생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불안해 하는 이유가 이런 생활이 1년이 넘었는데도 생활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여기 저기 일할 곳을 찾고 있지만 목회만 30년을 한 우리에게는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아내의 나이가 이제 쉰 여덟 살이 되었으니...

 

내가 나에게 물었다.

"야, 너 왜 이렇게 사는 거니?"

"무소유로 살겠다고 했는데 그 결과가 이것이니?"

"하나님만 의지하고 사는 꼴이 이 모양이니?"
나는 절망하는 사람들이게 희망을 주고 싶었었다.

하나님이 돌보신다고...

 

그래서 힘들어서 불평하는 아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던 것이었다.

"우리가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보여야 하쟎아!"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한 경쟁사회에서 무능력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돈이 만능인 사회에서 돈으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돈이 떨어지면 어쩔줄 몰라하는 우리 모습이 우습다.

무능력해 보이는 내 모습을 보니 영 지혜롭지 못한 인생을 살아 온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순간 벼랑 끝에 선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나를 믿고 평생 살아온 아내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어제 아내가 '당신이 나보다 일찍 죽으면 살 길을 찾아야지요.'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대전에 가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일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오직 목회자의 아내로 살아온 아내에게 내가 죽으면 살 길이 있을까?

하나님이 돌보아 주시리라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내가 나에게 물었다.

하나님이 돌보아 주시리라 그렇게 믿기만 하면 되는 거냐구
'그래 나는 그렇게 믿는다.'고 내가 대답을 했다.

그런데 벼랑 끝에 선 것 같은 이 느낌은 무엇일까?

 

눈에 보이는 현실이 너무 암담했기 때문이었다.

육십년을 넘게 살았는데 살 집도 없고 아무 대책이 없으니...

무대책으로 산다고 후배들이 놀렸을 때 하나님이 대책이시라고 했는데...

왜 벼랑 끝에 선 느낌이 든 것일까?
사람들의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나의 희망을 잡아 먹었기 때문일까?

(아내가 '다른 목사들이 당신을 보면서 당신처럼 살지 않겠다고 하겠네.'라고 말했을 정도니까)

 

내가 나에게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 생각이야?"
나는 껄껄 웃으며 대답을 했다.

"믿음으로 살아야지. 믿음으로..."

"그리고 기도하며 사랑으로 살아야지."

 

다시 나는 나에게 물었다.

"믿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이고, 사랑으로 사는 것이 뭐야?"

 

나는 나에게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 묵상을 했다.

 

하나님, 바울은 감옥에서 고생을 하다가 목이 잘려 죽었잖아요.

그리고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메달려 죽었잖아요.

사도들 중에 편하게 살다가 죽은 사람이 없잖아요.

하나님,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산 것이 무슨 잘못인가요?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삶의 목표를 바라 보았다.

이제 시작인데 세상의 절망이 나의 희망을 잡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간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계신 수덕이 형님을 방문했을 때

"형님, 살아야 할 인생의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

살아야 할 목표가 없으면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수덕이 형을 위해 간절히 기도를 했었다.

 

믿음으로 살다 살다, 사랑으로 살다 살다 죽으리라.

두환이 결혼식에 참석한 후 군산에서 인천으로 오는 버스를 타러 가는데

시외버스 터미날까지 배웅을 나온 후배목사가 차비를 챙겨 주었다.

그도 가난한 농촌 교회 목사인데도...

나는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받은 것이다.

인천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후배목사의 따뜻한 사랑으로 평안하게 올 수 있었다.

(두환이는 내가 벌교에서 목회할 때 중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전도사가 되었다.)

 

   
내가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 질문을 깊이 묵상하며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빈들교회를 떠나면서 '21세기에 믿음의 그루터기를 남기겠다.'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빈들교회를 떠난 지 5년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 1년동안 사랑으로 살아왔던 수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그래,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는 거야.

그리고 사랑이 메말라가는 세상에 사랑을 심는 거야.

내가 나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면서 주일 오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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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담 (121.130.231.67)
2010-02-10 16:18:49
고맙습니다.
글에서 살고있는 삶이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가릴려고도 않으시고, 가리울 것도 없기에.
물질이나 마음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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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5
복의 통로 (121.159.172.182)
2010-03-02 08:55:24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하여 노력하시는 목사님!
사랑을 심고, 열심을 심고, 복음을 감당하신 목사님
목사님과 같은 순수함과 열정이 있기에 한국교회가 이만큼 인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저희와 같은 부족한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목사님이 계셔서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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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
감리교 (211.106.111.75)
2010-02-18 15:21:04
목사님 힘 내세요!
정말 이 글을 읽으면서 제자신의 삶의 형태에 관하여 감사할 뿐 입니다.
그리고 목사님께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목사님 힘내세요!!!
주님의 따뜻한 온기가 늘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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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6
선비마을 (221.158.251.206)
2010-02-11 09:36:18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글을 읽으면서 심히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지난번 에덴교회에 오셨을때도 굳이 용돈이 생겼다고 비싼 밥을 사주시고, 저는 아무런 반항도 못한채 받기만 했는데.. 전화드리기도 용기가 나질 않고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항상 감사하면서도 죄송합니다. 나중에 밥 한끼 대접해 드릴때는 부디 사양하지 말아 주세요.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형님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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