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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목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겨징계무효소송을 제기하고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성소수자 환대 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 |
성소수자 축제에서 축도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정직에 이어 지난 4일 감리회에서 출교당한 이동환 목사가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교 결정에 대한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8일 이동환 목사에 대해 출교 결정을 내렸고 이에 상소한 이동환 목사에 대해 총회 재판위원회는 지난 3월 4일 최종 출교를 확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정직 2년의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성소수자 환대 목회를 지속하며 교리와장정 제3조8항을 위반하였고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교회에 대한 악선전을 하고 교회 질서를 문란케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동환 목사와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해 2월 ‘정직 2년’ 징계에 대한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데 이어 이번 ‘출교’결정에 대해서도 징계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는 그동안의 재판과정을 진행해온 최정규, 박한희 변호사 등을 비롯하여 총 25명의 변호사가 공동변호인단으로 참여했다.
이동환 목사는 3월 26일 화요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문 앞에서 출교 결정에 대한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는 이유와 당사자의 결의, 공동대책위원회와 인권시민사회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동환 목사의 변호인인 최정규 변호사는 2년 정직처분무효확인 소송(2023. 2.)과 직임정지무효가처분(2023. 10.)을 제기한 데 대해 감리회가 ‘종교단체의 자율권 보장을 이유로 출교판결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을 반박했다. 종교단체의 자율권은 사법심사의 통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목사를 교단 밖으로 축출한 교단의 출교 징계가 성소수자 차별, 혐오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명백하므로 이 문제는 단순히 한 목회자가 종교단체 구성원으로 인정받는지 여부를 넘어 성소수자가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는지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동환 목사가 목회하는 영광제일교회의 조은소리 성도는 감리회의 사회신경을 거론하며 “ 사회신경에는 인류는 민족과 나라의 차별 없이 하나님의 같은 자녀라며, 인류의 동등한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가르침은 성소수자라고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상기시키고 “한국 교회는 성경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성소수자가 안전하고 평등한 교회 구성원으로 살 수 있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환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출교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성소수자를 환대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파문당한 사건이 나의 출교로 끝일 거 같은가? 아니 시작이다”라면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이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일(성소수자 환대에 의한 출교)은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자신의 출교가 선례로 남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회의 차별과 혐오를 당연시 하게될 교회의 미래가 우려되기에 이 재판으로 사회가 종교의 반인권적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판결을 얻어낸다면 이는 교회에도 그리고 사회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목사는 이 소송에 대해 “아직까지 남아있는 애정으로 하는 감리회와 한국교회를 향한 저의 아마도 마지막 말 걸기일 것”이라는 비장함도 내비쳤다.
▣ 감리회 ‘정직 2년’ 재판부터 징계무효확인소송, ‘출교재판’까지의 경과 및 쟁점 요약
▣ 발언문
최정규 변호사
법원 이 자리에 설 때마다 저는 최후의 보루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돌로 튼튼하게 쌓은 구축물, 지켜야 할 대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보루(堡壘)’라는 말은 보통 ‘최후’라는 단어와 함께 우리를 지키는 마지막 수단을 일컬을 때 주로 사용됩니다.
최후의 보루,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헌법 제27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헌법 제27조 제3항).고 최후의 보루가 법원 재판이라고 헌법은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출교 징계가 확정되기 전 이동환 목사는 이미 두 차례 최후의 보루인 법원재판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2년 정직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2023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고, 2023년 6월 종교재판에 재기소를 당한 후 폭주기관차처럼 절차를 무시히고 달려가던 작년 10월, 절차를 위반한 종교재판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제기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99조에는 ‘판결은 소가 제기된 날부터 5월 이내에 선고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2023년 2월에 제기한 재판은 5개월 이내 선고는커녕 5개월이 지난 2023년 8월 말에야 첫 변론기일이 열렸고 소송을 제기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재판에 재기소를 당해 담임목사 직임이 정지된 2023년 10월, 종교재판 절차를 정지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막아달라는 절박한 마음을 담아 제기한 가처분신청 또한 한 차례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5개월째 실종된 상태입니다. 그사이 종교재판에서 출교 징계가 확정되었고 이동환 목사에게 법원 재판은 최후의 보루가 되지 못했습니디.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진행 중인 법원 재판 두 건에서 ‘종교활동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에 의하여 보장되어 있고, 국가기관인 법원은 종교단체의 내부 관계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종교단체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라며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종교단체의 자율권은 사법심사의 통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목사를 교단 밖으로 축출한 교단의 출교 징계가 성소수자 차별, 혐오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명백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 목회자가 종교단체 구성원으로 인정받는지 여부를 넘어 성소수자가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는지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종교단체의 자율권이라는 선을 넘은 이번 출교 징계에 대해 법원은 헌법이 부여한 최후의 보루로서 자기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저를 비롯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인단은 총회재판 무효를 법원재판에서 인정받을 때까지 이동환 목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조은소리(영광제일교회 신도)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 4일 대한기독교감리회의 재판으로 목사님을 잃은 영광제일교회의 신도 조은소리입니다.
저는 3월 4일 전까지는 제가 알고, 믿고 있는 감리회는 노골적으로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감리회를 다니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감리회에는 사회신경이 있는데, 이 사회신경에는 감리교인이 사회문제에 대해 어떻게 신앙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하는지 나와있습니다. 이 사회신경을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하는 교회와 성도들의 노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신경에는 인류는 민족과 나라의 차별 없이 하나님의 같은 자녀라며, 인류의 동등한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가르침은 성소수자라고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 한국 교회에서는 성소수자에게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하는 이야기입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야하는 것이 바로 한국 교회의 역할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과 예수님의 말씀은 결국 성소수자도 환대하며 성소수자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교회 공동체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한국 교회는 성경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성소수자가 안전하고 평등한 교회 구성원으로 살 수 있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월 4일을 기점으로 이 믿음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제가 한국 교회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번 이동환 목사 출교 선고로 한국 교회는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거부하며, 혐오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렸습니다. 한국 교회는 교회 내에 있는 성소수자들을 더욱 공고하게 교회 밖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영광제일교회는 한국 교회와는 다르게, 교회에 있는 성소수자가 안전하고 평등한 교회 구성원으로 예배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한국 교회는 성소수자를 교회 밖으로 내쫓은 것으로도 모자라, 성소수자 환대목회를 하겠다는 이동환 목사님과 영광제일교회를 밖으로 내몰려고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감리사와 영광제일교회의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했는데 계속해서 성소수자 환대목회를 진행하려면 감리회를 나가서 진행하라며 우리를 한국 교회에서 내몰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교회 내에서, 감리회 안에서 성소수자 환대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내쫓은 성소수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예배할 수 있는, 축복받을 수 있는 공동체를 계속해서 일궈나갈 것입니다. 또한 이동환 목사가 만들어가는 성소수자 환대 목회를 따라가며 한국 교회가 이제는 성소수자 환대 목회를 할 수 있도록 평등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심기용(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활동가)
안녕하세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심기용입니다.
이동환 목사님의 출교 소식 이후 혼자 도서관을 들려 한국 개신교 역사를 비평하는 책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꽤 많은 책들이 오래전부터 한국 교회의 보수화와 부정부패를 염려하고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책은 이렇게도 말하더군요. 한국 교회가 한국 민주주의 적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국은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 말은 특정 종교를 탄압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더 다양한 믿음을 보장하고 공존할 수 있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제가 교육부가 주최한 교과 과정 개편 간담회를 갔을 때, 교과 과정 개편을 반대하는 기독교 교사의 대표로 나온 분이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성경은 하느님이 유일하다고 말한다.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는 것은 성경을 부정하는 것이고, 기독교를 탄압하는 것이다."
이 분들은 정교분리 원칙이나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부정합니다. 이 분들이 부정하는 것은 그것뿐 아닙니다. 세상이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고,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지 30년이 되어가는 지금에도 단순한 논리로 과학을 부정하고 역사를 부정합니다. 이 땅에서 뜨겁고 따듯하게 사랑하고 있는 수많은 성소수자들의 사랑을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게 되는 것처럼 손쉽게 부정합니다.
저 부정한 집단이 견제당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발전은커녕 소멸되고 말 것입니다. 이동환 목사님의 기나긴 재판 싸움은 단지 그 혼자의 싸움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이 싸움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역사를 지키는 싸움입니다.
동성애란 말은 차이를 호명하는 말이지, 그 자체로 어떤 인간의 잠재력을 재단하고 단정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민주주의란 항상 이런 차이 위에서, 함께 연대하고 공존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함부로 이 원칙을 짓밟고자 하는 교회 권력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어주시길 요청합니다.
저는 오늘도 사랑하는 제 동성연인과 아침을 보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런 아침이 축복이 아니라면 무엇이 축복일까요. 이동환과 연대합니다. 언젠가 우리 다 같이 이동환 목사에게 축복을 내려줍시다. 그리고 결국 승리하고, 서로를 축하합시다.
감사합니다.
한상희(참여연대 공동대표)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너무도 기본적이고 너무도 자명한 이야기를 하러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세속법의 나라임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주지하듯 우리가 법을 말할 때 그 법은 국가의 법입니다.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나고 외칠 때 그 법은 무리의 법, 국만의 법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법, 그들의 법이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우리들이 만든 법, 혹은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대신하여 만든 법이 그것입니다.
물론 민주사회라면 의당 자기가 속한 단체의 내부질서를 가지게 됩니다. 학교공동체는 학교 나름의 법질서를 가지고 있고 지역공동체나 생활공동체 역시 그 나름의 규율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그 또한 국가법의 규율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그러합니다. 단체의 내부질서는 내부생활에 한하여 효력을 가집니다. 내부질서가 외부질서를 내쳐서는 아니된다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탄원하고자 하는 이동환목사님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그것은 교회의 내부질서, 교회법의 규율을 넘어서는 사건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그들의.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인권의 영역이며 견고한 국가법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고 모두가 균등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우리나라의 헌법이 추구하는 바이며 우리의 건국이념이 지시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성소수자를 환대했다는 이유로 그것이 교회법에 반한다는 이유로 출교조치한 감리회의 조치는 단체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지역에 자리하는, 그래서 단체의 내부질서가 아니라 외부법, 국가법이 적용되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자유와 평등,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법이 적용되어 판단의 준거가 되어¹야 하는 영역인 것입니다.
이 점은 75년전 이미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명확히 한 바가 있습니다. 아마 법을 배운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을 터입니다만 Shelly v. Kraemer 1948 공동체의 내부질서보다는 차별금지의 헌법명령-수정헌법 제14조-이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차별적인 내부규율을 법원이 진정한다면 그것은 바로 법원이 차별의 주체가 되는 결과를 이룬다고 하였습니다. 타당한 판결입니다. 모든 헌법교과서에 적혀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법원의 지혜로운 판단을 기대합니다. 이 사건은 감리회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자유와 평등, 인권의 가치가 충만해 있음을 법원이 정의로운 판단을 통해 증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그의 축복이, 이 땅의 모든 약자들 이땅의 모든 얼굴없는 사람들에 대한 축복임을 선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동환 목사
안녕하세요 이동환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1년전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했었습니다. 감리회에서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정직2년’의 선고를 받고 이 징계의 무효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던 기자회견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 재판이 신의 이름으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앞장선 교회의 아집과 오만한 편견에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 그리고 본래 기독교의 본질인 사랑과 환대의 정신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를 아주 간절히 바란다,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같은 제목인 징계확인무효소송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1년전 발언이 무색하게도 이번에는 출교입니다. 네 저는 지난 3월 4일 감리회로부터 출교를 당했습니다. 감리회 재판부가 밝힌 출교의 이유는 제가 도박을 해서도 아니고 마약을 해서도 아니고 성소수자를 긍정하고 환대하는 목회 활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퀴어문화축제에서 꽃잎을 뿌리며 축복을 한 일, 큰 무지개깃발을 흔든 일, 개신교 성소수자 인권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한 일 등이 출교의 이유입니다. 출교는 교회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징벌입니다. 출교를 받으면 이제 더 이상 그 교단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목사의 직분뿐 아니라 교인으로서 조차 교적을 박탈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감리회 목사, 신자로서의 지위, 권한을 상실하고 추방된 채 20여 일을 보내며 참 아픈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가장 아팠던 건 내가 사랑하고 애정하는 공동체가 이렇게까지 망가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왜 굳이 다시 감리회로 돌아가려고 애쓰는지 물으실 수도 있고 또 교회에서 판결이 난 종교 내의 사건을 왜 법원으로 가져오느냐, 종교 내규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냐, 라고 묻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제가 법원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한 건 먼저 이것이 개신교 내 좋지 않은 선례로 남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무슨 엄청난 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닙니다. 그저 성소수자를 환대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파문당한 사건입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이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일은 바로잡아야합니다. 저의 출교가 끝일거 같습니까? 아니요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지. 두려움 속에 침묵하게 될지, 그로 인해 교회내의 양심이 얼마나 뒤로 후퇴하게 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이건 아직까지 남아있는 애정으로 하는 감리회와 한국교회를 향한 저의 아마도 마지막 말 걸기 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결심에 큰 영향을 미친건 개신교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사건들이 우리 사회의 인권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명하게 믿기 때문입니다. 개신교 반동성애 세력은 교회 내부의 단속과 처벌은 물론 사회 인권관련 사안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내부에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제거하거나 재갈 물리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바른 말 하는 이가 적어질 수록 대사회적인 반인권행태는 점점 더 거세어질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정치인과 커넥션을 가지며 차별금지법, 학생인권조례, 지자체별 인권조례, 인권단체 수탁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혐오를 독소처럼 퍼트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종교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비틀린 신념으로 사회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종교내의 일로만 절대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 복직 재판을 통해 우리 사회에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고 있는 한국 교회에 분명한 메세지가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한국사회의 가장 큰 인권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개신교를 사회가 그냥 두고보지 않는다는 그런 메세지 말입니다. 그저 하나의 재판이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는지 생각할 수 있지만 어쩌면 하나의 재판이 어떤 분기점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왕왕 보게 됩니다. 그간 법원은 종교내의 상황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래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하는 여러 반인권적인 행위에도 법원은 침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재판으로 사회가 종교의 반인권적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판결을 얻어낸다면 이는 교회에도 그리고 사회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감리회 출교의 판결로 빼앗긴건 저의 목사 직임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저, 그리고 우리 공대위는 당당히 싸워왔고 위협에 굴복하여 내어준 것이 아니라 맞서 싸우며 저항하다가 빼앗긴 것임을 기억합니다. 빼앗긴건 되찾아 올 수 있습니다. 이 재판을 통해 감리회 목사로서의 신분도 하나님의 사랑도 그리고 사회안에서의 교회의 신뢰도 되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명서
성소수자 환대 목회로 출교당한 이동환 목사 징계무효확인소송 기자회견에 부쳐
성소수자를 향한 환대와 축복은 ‘죄’가 아니라, 한국사회가 나아갈 길이다!
2023년 12월 8일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의 출교 판결 이후, 2024년 3월 4일 총회 재판위원회는 출교 선고를 확정했다. 이로써 이동환 목사는 감리회에서 ‘출교 된 목사’가 되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축복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성소수자 환대 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재판 과정에 드러난 불법성과 이동환 목사의 무죄함을 성실하게 입증했다. 또한 교회가 어떻게 성소수자를 이해하고 환대해야 하는지 논의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다. 하지만 감리회의 대답은 ‘출교'였다. 이런 결과에 관해 공대위는 감리회가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공대위는 이동환 목사의 환대목회와 축복이 죄가 아니며, 오히려 편협한 시각에 사로잡혀 한국 사회에 소수자 혐오의 정서를 불어넣는 주체가 감리회임을 사회 재판 과정을 통해 주장하려고 한다.
감리회 재판위원회의 출교 선고는 교회가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여 내쫒겠다는 의지를 대사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는 교회의 사명을 저버린 사건이다. 예수님이 특정 몇몇을 위해서 십자가 고난을 감당하신 게 아니듯, 교회는 누구나 다가오고 소속될 수 있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는 공동체여야 한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환대의 공간이어야 하며,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 존재하는 공적 공간이어야 한다. 사회 속에서 어느 공동체보다 앞장서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감리회는 도리어 차별과 혐오에 앞장 서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환대와 사랑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이처럼 교회가 공적 논의조차 불가능하게 되었고 자생력을 잃어버렸기에 우리는 위기감을 가지고 사회가 적극 개입하여 교회의 잘못을 바로잡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오늘 이동환 목사는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시작한다. 교단 재판의 불법성을 교단이 판단하지 못했기에, 사회법으로 그 불법성을 묻고자 한다. 이번 사안을 방관하지 말고, 법원은 개입해서 교단의 불법성을 밝혀주길 바란다. 이번 재판은 한국교회뿐 아니라, 한국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또한 감리회는 자신들의 재판과정을 돌아보고, 불법을 인정하며 성찰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출교선고는 한국교회의 주먹구구식 재판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부끄러운 일이다. 재판부는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이렇게 비상식적이고 차별적인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엄중하게 이 패악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동환 목사가 받은 감리회 재판은 불법이며, 그의 환대목회와 축복은 죄가 아니라 오히려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선교적, 사회적 사명이다.
2024년 3월 26일
성소수자 환대 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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