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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목사 박흥규는 떠났어도 뉴스가 되진 않는다!
이필완  |  leewaon3@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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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3월 27일 (수) 04:57:11
최종편집 : 2013년 03월 27일 (수) 17:49:21 [조회수 : 5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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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목사 박흥규는 떠났어도 뉴스가 되진 않는다!

   

▲ 故 박흥규 목사님 천국환송 일정
입관예배 : 27일(수) 오후 2시 30분, 일산백병원 장례식장
장례예배 : 28일(목) 오전 6시, 일산백병원 장례식장
인천화장장(부평소재)에서 화장 후 은퇴 후 머무시던 대관령 옛길 선영과 농막에

세상에 사람들이 많다. 다들 어디선가 태어나고 죽는다. 이 세상엔 목사도 많다. 그들도 어디선가 만들어지고 태어나고 죽는다. 때가 되면 그렇게 붙잡고 놓지 못했던 목사라는 타이틀도 역시 똑같이 돌려주어야 한다. 그런데 누구는 죽으면 뉴스거리가 되고 누구는 그냥 그렇게 조용히 사라진다. 목사 세계라고 별다른 룰이 있을 것 같지만 그냥 인간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가 26일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오히려 머리가 맑아졌다.

내 노라 하는 목사들이 많다. 큰 교회를 담임하거나 또는 높은 권력을 누렸거나 아니면 쟁쟁한 실력을 가졌거나 또는 명예라는 모자라도 큰 것을 쓰거나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목에 힘 줄 수 있는 목사들이 적지 않고 그들이라면 제법 조문객도 많겠지만 박흥규는 그런 류가 아니다. 평생 작은 시골목회를 벗 삼았다가 지병을 핑계대고 훌쩍 교회 울타리를 떠나 대관령 농막에 들어앉아 농사라고 지어대던 그는 무슨 감투와도 거리가 멀었다.

지병으로 말년엔 일찌감치 담임목사 직 내려놓고 되는 글 안 되는 글 끼적거리면서 대관령 어느 깊은 계곡에 농막을 마련하곤 열심히 농사짓고 나무를 심었을 뿐이다. 목회 초년병 시절 밤나무부터 시작해 어언 40년간을 그리했다니 밤나무가 오히려 먼저 늙었다나 뭐라나……. 알아주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를 따르고 좋아하던 사람들도 늘 곰같이 밀어붙이는 성미와 입바른 독설에 대부분 소원해졌기 때문에 내박쳐둔 휴대폰이 울리기만을 즐겨 기다리며 살았다. 한마디로 곰같이 선량하고 우직했다.

   
▲ 2005년 5월 대관령 농목에서 ⓒ 2005 이필완

   

   

   

   

   


   
▲ 2006년 1월에서 3월까지 매주 1회 당당뉴스사무실에서 박흥규 목사를 강사로 모시고 '곰목사와 함께 하는 사랑방 모임'을 열었다. 박목사는 그때쯤엔 신화이야기를 즐겨 들려 주었다. 이제 그도 사진과 글들만이 남아 신화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요즘 한창 잘나가는 목사들 얘기를 좀 더 해야겠다. 돈독과 명예에 눈이 아주 멀어 버렸는지 목사답잖게 여기저기 추한 모습으로 나자빠지는 불쌍한 군상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이름을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한국 교회의 미래 기대주라나 뭐라나 엄청나게 관중들에게 칭송받던 그런 분들이 돈 문제, 여자 문제, 감투싸움, 인격문제 등으로 천하에 쌍욕을 듣는 도둑놈이 되어도 눈깔 하나 깜짝하지 않고 더 큰 나락으로 빠져들어 똥통 빠진 똥개 신세가 되어서도 별별 개폼을 다 잡더라.

그의 무엇이 그렇게도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을까? 그런데도 곰 목사 박흥규는 늘 사람을 기다리며 그리워했다.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꾸짖는 말들이 부담스러웠을까? 아니면 지독하게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한 푼 한 푼 아끼는 모습이 지독해 보였을까? 아니면 가까이 지내봐야 나한테 아무런 득이 없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단한 탓이었을까? 그런데 필자는 그런 그가 너무 좋았다. 우직한 것도 그가 가난한 것도, 생각이 복잡하지 않아 오락가락하지 않는 우직함도 그저 좋았다.

한창 30대 초기 젊을 때부터 나는 박흥규 목사를 그리워하며 존경하던 나도 막상 그의 부음을 들으면서 어느 덧 육십 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다보니 나도 그처럼 지병 핑계대고 일치감치 담임목회를 접었으며 제법 넓혀지게 읽어지던 당당뉴스를 내려놓고 자칭 도사나 되어 볼까 소백산 계곡을 2년여 기웃거리다가 지금은 서천 동생네 집에서 농사랍시고 함께 지으면서 틈틈이 밤나무, 복숭아나무를 심는다. 다만 다행히도 그처럼 사람을 기다려 애타해 하거나 심심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더구나 그처럼 가난을 짐스러워 하면서도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씀씀이에 구애받지 않는 점이 좀 다르다고나 할까?

   


일찌기 30년 먼저 돌아가신 친형님과 매형, 여러 해 전 카자스탄 선교사의 아내로 현지에서 돌아간 조카 미림이, 평생 기도 밖에 모르셨던 어머니 안보비 권사님과 아버님 이봉구 장로님, 1년 전 세상 떠나신 장인, 애증의 담임목사였던 장기천 목사님, 어느 날 표연히 사라져간 채희동 목사, 몇몇 교인들 말고는 아마도 가장 가깝게 지낸 분의 돌아감이 못내 아쉬웠을까 이런저런 잡 글을 써내려가다 보니 괜히 눈물이 난다. 왜 부음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로 상경하지 못했을까?

전 날 동생과 약속했던 땔감나무 작업과 씨 뿌리며 밭 일구는 작업으로 하루를 그냥 보내면서 그가 다 못살다간 남은 몫을 이렇게 나무하고 나무심고 밭 일구면서 그냥 텅 빈 마음으로 조용히 그를 보내드리고 싶었다. 살아 계실 적 서울 갈 일 생길 때마다 그 분 모시고 영화 한 편 보고 식사 대접해 드리고 또 잔소리 한참 듣고 복이나 빌어대는 오늘 날의 천박한 신앙생활들과 교회 행태에 대한 칼 날 같은 비판들 접수하고 또 접수하던 때가 행복했다. 걸음 걷기도 힘들 정도의 고통을 참으면서도 함께 서울을 걸었던 기억이 어제 같다. 그래! 얼른 올라가 가시는 길 봐야지, 결국은 용산행 새벽 기차에 몸을 싣기로 했다.

   
▲ 2006년 1월 대관령 농막에서 ⓒ 2006 이필완
   
▲ 2006년 8월 대관령 농막에서 ⓒ 2006 이필완
 

   
▲ 올해 설날 찾아뵙고 함께 목욕하고 나서 강화입구 곰탕집에서.ⓒ 2013 이필완
   
▲ 2013년 설날 찾아뵈러 가다가 안계셔 발 돌리고 다음날 오지 말라해 못가고 결국 그 다음날 채현기 목사와 함께 억지로 찾아뵙고 인사드린 것이 결국 마지막으로 곰목사를 뵙게 된것이 되엇다. 자택앞에서 ⓒ 2013 이필완
   
▲ 2011년 4월 소백산 산막에 기거하던 필자의 산막을 노구에 방문해 며칠 지내셨다. 연상 참 좋다고 하셨다. 언제나 박흥규 목사님 같은 귀한 분을 친구처럼 다시 찾아뵐 수 있을까? ⓒ 20011 이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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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121.129.71.57)
2013-03-28 14:58:43
곰 목사님, 그립습니다.
곰 박흥규목사님이 귀천하셨다. 소풍 마치고 잘 가셨는지? 하나님 앞에 가서 행복했노라고 말씀하시고 계신지? 평생 흙과 사시면서 흙의 정직성을 닮고 가르치신 목사님이 벌써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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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나그네 (183.109.98.59)
2013-03-28 14:06:24
목사님 간암 투병중 이라시던 기사 얼마 전에 보았는데 돌아가셨군요.
옛날 김포지방에서 목회 하실때 이웃교회에 다녀 목사님 알고있던 사람입니다 농사짓는 교인들과 하나되어 목회하시던 모습 존경했었는데...천국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목사님처럼 쓸데없는 권위부리지않고 남을 섬기는 목회하시는 목사님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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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3
이병준목사 (173.63.24.97)
2013-03-28 07:10:11
아,박흥규선배님이 하나님의부르심을 받았군요
감신교정에서 늘 무뚝뚝하지만 올곧은 성품속에서 바른 말씀만 하시던 기억이 새롭네요.여늬 신학생들과는 좀 다른 인생관을 가지신 분이었지요.
대관령 산속에서 사시고도 남을 분이십니다.박목사님, 우리도 가신길 뒤따라가고 있습니다.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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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5
이병준목사 (173.63.24.97)
2013-03-28 07:21:59
미국 뉴저지에 사시는 우리의 은사이신 차풍로 교수님께서 오늘(27일.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차목사님,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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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6
박평일 (72.196.234.24)
2013-03-28 06:01:12
카토릭 수도원에서 명상과
기도로 평생을 보내시는 수도사들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자기들의 삶은 이 세상에 맑은 산소를
공급해 주는 숲과 같은거라고...
아름다운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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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6
등촌 (72.229.143.204)
2013-03-28 05:37:59
아름답게 가셨군요
내가 죽을 나이가 돼서 그런가? 금년부터는 부음기사가 죄다 아름답게 들립니다. 죽음을 앞두고 진하게 나눈 박형규목사와 이필완목사의 우정이 아름답습니다. 미국에도 그런책이 나왔었지요? 죽음을 기다리는 옛 교수의 병상을 찾아가서 생사간의 대화를 소설로 기록한 스포츠기자의 책 말입니다. 흥규목사님! 영생길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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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4
無名 (124.153.239.61)
2013-03-27 19:44:22
떳떳함
1. 하나님께 부끄러움이 없는가?
2.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는가?
3. 자신에게 부끄러움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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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6
나도무명 (199.233.178.254)
2013-03-28 09:54:20
누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는가?
어느 누가 감히 하나님께 부끄러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느 누가 감히 모든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느 누가 감히 자신에게 부끄러움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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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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