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생활 나눔]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을까?설 맞아 평소 보고 싶었던 분들을 사흘동안 찾아 나섰다
이필완  |  leewaon3@cho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3년 02월 14일 (목) 10:30:43
최종편집 : 2013년 02월 17일 (일) 02:29:35 [조회수 : 358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을까? 

설맞이로 여러 날 서울집에서 머물게 된 필자는, 설날 다음날인 11일부터 사흘간 평소 뵙고 싶었던 분들을 찾아 나섰다. 일찌감치 공상은퇴해 느릿느릿 살다보니 가능한 일이다. 8년 임기 마치고 올 한해 더 일하기로 한 기독교환경연대 사무총장 양재성목사와 다릅나무 십자가 만드는 간성 동호교회 채현기 목사가 설 쇠러 온 길에 길동무로 함께 했다.

첫날엔 양목사가 빌린 승용차로 함께 해 석수역에서 채현기 목사를 만나 시흥동 최완택 목사님 네를 찾았다. 마침 세뱃길에 나선 영월서 목회하는 김영동목사님 부부를 함께 만날 수 있었으니 더욱 반가워 일거양득이었다. 최목사님은 살은 많이 빠졌으나 건강하셨다. 매일 부부가 인근 호암산 산책을 쉬지 않는 탓이리라.

사순절을 사순절답게 살라고 덕담하시며 땀 흘리지 않으며 힘들지 않게 걷는 법을 알려 주셨다. 아무리 힘들고 높은 길이라도 힘들기 전에 쉬며 걸으면 된다고 하셨다. 땀나기 전에 쉬엄쉬엄 걸으면 된다는 것이다. 민들레교회는 이번 주일 30주년을 맞는단다. 그래 이번 주엔 민들레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려야겠다.  

   
▲ (왼쪽부터 시계도는 방향으로) 된장국을 끓여주는 백발노장 조화순 목사, 은퇴 후 더 행복하다는 수원 김진춘목사님 부부와 함께, 투병 중임에도 꼿꼿한 곰 박흥규목사님과 함께 김포 자택 앞에서, 덕담을 아끼지 않으신 시흥동 북산 최완택목사님 부부와 함께, 부평 인천여성노동자회 사무실에 세들어 사는 조화순 목사님 방에서, 서대문구청 앞에서 들꽃카페 엄청 잘 운영하시는 강영애 목사님, 일산 한기연 사무실에서 채현기 목사와 정담 나누는 김준우목사님과 함께, 언제나 여전하신 덕소 故 장기천 목사님네 김영혜 사모님(정담에 빠져 깜박 사진 찍기를 잊었다. 몇년전 찍었던 사진), 곰탕집에서의 박흥규목사님. 대부분 필자가 셀프타이머로 찍었다. ⓒ 2013 이필완


다음 코스인 박흥규 목사는 연락이 안 되어(부부가 산책 중이셨단다) 인천 부평 조화순 목사네로 발길을 돌렸다. 소고기를 사들고 가서 직접 구어 드리기로 했다. 이미 맛있는 된장국을 끓여놓고 계셨다. 올해 80세를 맞는 조목사님은 여전히 정갈하고 건강하고 부지런 하셨다.

매일매일을 새롭게 살라고 덕담하셨다. 60세도 70세도 늦지 않단다. 그저 매일매일을 새롭게 살면 된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노동운동가로 농촌목회자로 평생을 살아오신 조목사님은 지금도 쌍용차든지 현대차든지 소외된 사회 투쟁 현장에 빠짐없이 자리를 함께 하시는 노익장이시다. 후배들이 4월2일 100주년 기념관에서 팔순모임을 마련한단다.

이틀째는 필자가 처남에게 빌린 차로 채현기 목사와 함께 수원 김진춘 목사님 댁을 찾았다. 은퇴 후 교회가 마련해준 널찍한 아파트 거실의 온도는 자진해서 15도 아래였다. 부부가 모두 두툼한 외투차림으로 사신단다. 후임 이주현 목사가 잘해주는 덕분에 은퇴 후가 너무 즐겁고 편안하시단다. 매일매일 뒷산을 오르고 당뇨로 오래 고생하는 사모님도 당조절이 잘되고 여러 해 전부터 맡아 기르시는 손녀손주들도 씩씩하다. 맏손녀는 숙대 3학년 재학 중이고 언제나 침대서 생활하는 김지메라도 처녀가 다되어 여전히 얼굴이 밝다. 오히려 오리백숙으로 대접을 받고 돌아섰다.

이번엔 경기도 덕소에 사는 고 장기천 목사 부인 김영혜사모님댁을 찾았다. 언제나 마찬가지지만 환영이 대단하시다. 설에 가족들 다모여 지내시느라 피곤하실 터인데도 반가이 맞아 주신다. 핵실험 북한소식으로 수심이 가득하셨다. 사모님은 고인을 이어 대북지원단체 새누리 좋은사람들 일선에서 활동하는데 벌써 오랫동안 대북 지원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단다. 김영혜 사모님은 감리교회 걱정과 한창 소송중인 동대문교회 걱정으로 많이 마음 아파하셨다. 4시간여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떡국 끓여주셔서 잘 먹고 어머니 같은 심정이라고 마다해도 일일이 차비까지 챙겨주신다. 60 되어 받는 차비가 짠하다.

박흥규목사님과 늦게 연락이 되었다. 오늘 일산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라신다. 급히 김포로 출발을 했다. 그런데 다시 걸려온 전화 목소리가 어둡다. 몹시 힘든 상태니 오지 말고 다시 돌아가란다. 아쉬워도 어쩌겠는가? 발걸음을 돌렸다. 다음날 아침 우리 집에서 함께 묵었던 채현기 목사가 혹시나 하여 아침에 일어나 다시 박목사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목소리가 밝다. 찾아뵙겠다고 했더니 오란다. 그래서 부지런히 출발했다.  

최근 들어 몹시 투병중인 박목사님은 요즘 들어 고통이 매우 심하시단다. 차 대접해주시던 사모님이 어떨 때는 말도 잘하지 못할 정도라고 살짝 거드신다. 찾아오는 사람들도 힘들고 귀찮아  하실 정도라고..... 많이 외로우신 지 박목사님도 진정성이 없는 만남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거듭 한탄하신다. 보험 덕분에 5%만 부담하는 치료비도 액수가 적지 않단다.

넌지시 목욕이나 가자고 말씀드려 함께 인근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시켜드렸다. 머리도 깍으셨다. 때밀이를 하지 않겠냐고 했으나 않겠다고 하셔서 채 목사가 열심히 닦아드렸다. 목욕 마치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지신 것 같다. 인근 곰탕집에 모시고 가 함께 식사를 했다. 안타깝게도 많이 못 드시고 반 이상을 남기신다. 평소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박목사님과 안면 있는 식당주인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집에다 모셔다 드리고 돌아섰다.

이제 일산으로 향해 한국기독교연구소 김준우 목사  사무실을 찾았다. 18일부터 온양에서 열리는 한기연 주최 예수세미나에 나도 참석할 계획이라 거기서 뵈올 예정이었으나, 채현기 목사가 김 목사님의 고견을 필요로 해 가는 길이다. 서로 살아가는 얘기부터 자식들 살아가는 얘기로 길어졌다. 그리고 한국 교회 걱정이 봇물을 이뤘다. 다 적을 순 없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요즘 교회는 절망이지만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이다. 오랜만에 당당뉴스 사무실 들러 심자득 목사 만나보니 사흘 일정이 그새 다 지나갔다.

아참! 필자는 서울집에 묵을 때마다 꼭 하루 한번 이상 강영애 은퇴목사님이 운영하는 서대문 구청앞 들꽃카페에 들러 차를 마신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물론 그냥 마시라지만 난 굳이 꼭 커피 값을 치른다. 자주 가니 적은 비용이 아니지만 꼭 그래야 할 것 같아서다. 오히려 늘 반갑게 맞아주시고 오히려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편이다.  며칠 전엔 레미제라블을 보여드렸다.

이번 기회에 미처 뵙지 못한 분은 관옥 이현주 목사님이다. 전화만 했다. 여전히 충주 엄정 시골집에 사시는 목사님은 근간엔 심한 독감으로 고생하셨지만 거뜬하신 모양이다.  매주일 홍대앞 어디에선가에서 예수 혁명교회 주일설교를 맡아하시면서 오히려 더욱더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 단다. 찾아뵙곤 싶지만 다음으로 미루겠다. 이번 주일날엔 구로의 민들레교회 30주년 예배에 참석하고 18일 월요일부턴 아산레져온천호텔에서 열리는 한기연 예수세미나 사흘간 참석하고 다시 서천 동생네로 내려간다. 이제 봄농사가 시작된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문득 소백산지기 김도규집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보고 싶은 사람들 찾아뵌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소백산인 김진선, 소백산 달인 김진섭씨 등 소백산지인들도 넘 보고 싶다. 정말이지 소백산 산막을 너무 급히 떠나온 것이 아니었나하여 요즘 들어 내내 맘에 걸린다. 김도규집사는 여전히 직접 홍삼 달여 만들어 택배로 파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데 몇 년 전부터 미뤄온 그 얘기나 언제 한번 써야할까보다.

[관련기사]

이필완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34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