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 1] 깊은 산중, 대관령 농막에서도 잠깐씩이라도 인터넷이 열린다!
인생에는 잠깐이라도 모든 것을 끊어 버리고 깊이 생각하며 돌아보아야 할 것들이 많다.


8월18일 오후 간성에서 채현기 목사와 장병선 목사와의 감리교회 정세를 위한 모임을 가진 후 휴가중인 장 목사 가족과 함께 30분여 대관령 옛길 산길을 올라 은퇴하고 나무심는 박흥규 목사의 대관령 농막에 올랐다. 함께 농막을 둘러보고 박목사가 애써 기른 복숭아와 풋고추를 한 아름 따서 들려 보냈다.

그리고 오늘이 사흘째다. 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그치지 않는다. 깊은 산속 농막에서 혼자 지내는 기분이 심심하긴 해도 제법 쏠쏠하다. 뜨거운 열대야의 한 여름을 서울에서 다 지내고 뒤늦게나마 이렇게 산에 오르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급작스러운 박흥규 목사의 입원이 계기가 되었다.

대관령 산중에서...

한 여름을 대관령 농막에서 농사지으며 씨름하던 박 목사님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게되어 20여일 간 김포 고려병원에서 입원생활을 하게 되어 그 분의 농사 마무리를 조금이나마 돕겠다는 핑계로 산을 오른 건 순전히 서울생활에서 겪는 이런저런 정신적 압박을 일시적으로나마 벗어나기 위한 핑계였다.

그나저나 바쁘다 바쁜 송양현 전도사가 또다시 혼자 고생 짐을 지게 되었다. 그래도 필자가 서울에서 활동하면 당당뉴스 인터넷 편집이라도 도울 수 있지만 이렇게 떠나 있게 되니 모든 것이 다시 그의 몫이 되어버렸다. 미안한 마음은 굴뚝이지만 만사를 제쳐두고 산에 올랐다.

성경책과 이계준목사 설교집 '축제와 고난' 그리고 한국기독교연구소가 발행한 책 3권을 달랑 들고 10여일 간의 먹을거리로 쌀과 김치, 그리고 미숫가루를 넉넉히 챙겼다. 이계준 목사 설교집을 들고 온 건 며칠 전 최완택 목사님이 이계준 목사 설교집을 좀 읽어보고 한마디 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해 이리저리 통사정 구해 들고 왔다.

아마도 최근의 정세에 대하여 설교하면서 교회개혁 진영과 기독교 진보진영을 싸잡아 좌파로 매도하는 부분이 실려 있어 최완택 목사가 많이 실망하고 충격을 받으셨나보다. 한기연의 책은 '생각하는 기독교인이라야 산다'(존캅지음 이경호 옮김) '예수의 의미'(마커스보그 &톰라이트 공저 김준우 옮김) '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존 웰비 스퐁지음, 김준우역)이다.

9월 중순부터 다시 열려고 준비하는 역사적 예수 독서모임, '예수학당'에서 함께 읽으려고 하는 책들이다. 한국기독교연구소의 김준우 박사가 소개해주었다. 10여 일 동안 풀 좀 뽑고 땔감나무 좀 하고 복음서와 함께 차근차근 읽으면서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도를 하려고 한다.

최근 당당뉴스에 결코 쓰고 싶지 않은 당당뉴스답지 않은 비난 기사를 결국은 당당뉴스에 올리면서 마음이 저렸다. 그나저나 감리교회의 감독회장 선거 판은 역시나 개판이다. 도저히 어찌해 볼 길이 없는 것 같다. 장병선 목사와 채현기 목사가 앞장서 나서고 여러분들이 애를 쓰지만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3후보가 김국도 목사 후보등록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여러 차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부대껴 오는 일이지만 당당뉴스의 미래에 대해 새삼스럽게 기도해야할 때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했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재정적으로도 가면 갈수록 외롭고 힘들거니와, 몇몇이 댓글로 달겨드는 것이야 그렇다손 쳐도 같은 개혁진영, 진보진영이라면서 노골적으로 당당뉴스를 경원하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10여일의 깊은 산중 홀로 생활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암튼 버텨보기로 했다. 한상렬 목사는 구속되어 많은 동료들이 함께 고생하며 구명을 하느라고 바삐 뛸 때에 나는 한가로히 산중에서 도사 연 하고 있으나 산 중일찌라도 마음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늘밤 달은 유난히 밝고 반딧불이는 사방 천지다.

예수살기에서 빌려온 T 로그인 인터넷 수신기로도 인터넷 열기가 쉽지 않다. 잠깐 열렸다가 닫히곤 하니 글 올리기도 만만찮다, 내일 낮에 다시 시도해 보아야겠다. 새로 장만한 휴대폰으로 지상파 DMB 서너 채널을 통해 방송을 볼 수도 있으니 이젠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다.

놀랍게도 이 깊은 산 중 대관령 농막에는 박흥규 목사님이 어떻게 마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양열 집진기를 이용하여 충전한 밧데리로 작은 양이지만 전깃불을 켤 수도 있고 노트북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었다. 이 깊은 산중에서 비록 농막 바깥 일부 지역에 국한 될찌라도 인터넷도 가능하고 휴대폰으로 TV도 시청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기사는 여러차례 시도끝에 노트북 들고 첩첩산중 한 밤중에 마당에 나가 모기와 싸워가며 겨우 올렸다.(2008.8.20 오후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