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3월 초순.“교수님, 안녕하세요. 2학년 조영이예요.”“영이 학생, 전 의원 잘 계시지?”“예.”“그래, 일년 만에 내 방에는 무슨 일로 방문 하셨나?”교수님 말대로 일년만의 방문이다. 과외수업 첫 봉급을 타서 교수님이 즐겨 피우시는 청자담배

이승칠   2005-08-18

“만약에 큰 부자가 사회적 경륜을 많이 쌓아 대통령이 되고자 마음을 먹고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등록을 했다고 합시다. 대통령은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또한 그는 어떻게 해야 당선을 할 수가 있을까요?”서 형제는 부자가 대통령

이승칠   2005-08-16

두 연인은 실내장식이 아늑하고 테이블들은 떨어져 있어 자신들만의 공간을 이루게 해주어서인지 연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희조와 한번 온 적이 있는 ‘숲 속의 빈터’라는 생맥주 집으로 들어갔다. 실내에는 자옥한 남자연기 속에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옴을 아쉬워

이승칠   2005-08-13

“저에게 주어진 과제는 부자 청년에 대해 복음서를 읽고 느낀 소감을 발표 해 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부모 덕분에 많은 건물을 지니고 있어 동네 알부자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이런 문제를 주었나 싶어서, 처음에는 마음이 좀 상했는데 라합식당에서 설거지를 하

이승칠   2005-08-11

호텔 밖으로 나오자 세찬 바람과 샘이 난 추위가 두 남녀를 맞이한다. 영이는 평소에 많이 다녀본 듯한 걸음으로 포장 마차들이 즐비한 호텔의 뒷골목으로 향하여 손님이 하나도 없는 <갈매기>라 써놓은 천막으로 먼저 들어서자 말없이 따라오던 태철도 몸을 움

이승칠   2005-08-09

“명동으로 가 주세요.”영이는 과외미팅을 할 때에는 꼭 택시를 타고 뒷좌석에 파 묻혀 마음의 정리를 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평소에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외국인만 만났지만 오늘 상대는 영이와 같은 혈통과 젊은이라는 사실에 긴장이 되어 더 깊숙이

이승칠   2005-08-08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전 의원이 박 회장에게 형식적이나마 건강을 묻는 것은 늙어 가는 자의 건강은 사춘기 처녀의 마음 같아 안심을 할 수가 없기에 애정어린 마음으로 묻는 것이었다.“아직 몸뚱이 걱정할 나이는 아닌데 태철 때문에 걱정이야.”평소에 자

이승칠   2005-08-06

“여보세요?”- 영이, 잘 있었어? 나 싸부.“안녕하세요, 사부님.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나 보네요. 사부님 목소리가 날아갈 듯 해요.”- 그래, 한 꼬마가 딱지치기에 이기려고 호주머니를 다 털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 “꼭 이기세요.”-

이승칠   2005-08-05

며칠 전에 사부가 놓아준 전화로 유럽의 외교관이 첫 손님으로 예약된 날이기에 새벽에 영이가 대중목욕탕을 찾은 것은 고객에 대한 예의보다 자신이 아직도 목욕탕의 첫 물처럼 깨끗하다는 자존심인지도 모른다. 턱까지 욕탕 속에 푹 담근 영이가 약간의 두려움을

이승칠   2005-08-04

“출애굽을 하여 가나안 땅으로 가는 도중에 고스비라는 이방여인이 등장을 하는데 이 여인은 우리에게 상당히 낯선 이름이나 앞으로는 이 여성이 인기가 늘어 갈 것입니다. 이 여인을 성경에 등장 시킨 사람은 브올의 아들 선지자 발람인데 ‘발람의 꾀’란 히브

이승칠   2005-08-03

봉사 할매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다. 3년 전인가, 어머니가 우리 동네 큰 길에 용한 봉사 점쟁이가 왔다며 딸의 신수나 보자면서 영이를 재촉하여 점쟁이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소문때문인지 7~8명의 사람들이 방에 앉아있었고 가운데에 한쪽 눈은 감겼

이승칠   2005-08-02

파라다이스호텔 1202호실. 영이는 방문 앞에서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심호흡을 크게 한 후 초인종을 누르자, 금방 문이 열리면서 목욕 가운을 입은 사나이가 다정하게 웃으며 들어 오라는 손짓을 다정하게 한다. 객실에 들어와 얼른 문을 닫고서도 발이 더

이승칠   2005-08-01

“오늘의 주제는 할례인데 방학 때만 되면 오리걸음을 걷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는데 포경수술을 한 것이라 생각을 하면 되겠습니다. 미국에선 포경수술이 시들해졌고 스웨덴에서는 18살 전에 포경수술을 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하며 이스라엘 여인들

이승칠   2005-07-30

테이블 위에는 빈 맥주병과 담배꽁초들이 수북이 담긴 재떨이가 널려 있는 호텔방에서 이정우 사장은 혼자서 한 시간 이상을 뒷짐을 쥐고 서성거리며 있었다. 호텔의 침대에서 벌거벗은 늘씬한 여체와 즐기는 것이 이 사장에게는 제일 즐거운 오락인데, 오늘은 영

이승칠   2005-07-29

“철수야, 자나?” “안 잔다. 들어 와.” “옥상에 올라 가자. 막콜하고 오징어 튀김 가져 왔다.” 둘은 옥상의 회전목마에 앉았다. 닦새들은 검정고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을 터이고 아직도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엄마가 퇴근을 하는 남아 있는 유아

이승칠   2005-07-27

망년회는 그 해의 온갖 수고로웠던 일들을 잊어버리자는 잔치지만 영이는 고향을 탈출하여 새 세계에 기쁨으로 적응하고 있는 중인 1974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일년동안의 생활들이 활동사진처럼 선명하게 머리 속을 지나가면서, 멈추게 하여 마음 속에

이승칠   2005-07-24

‘하이팅!’를 함께 외치던 김효순 사회자는 단상으로 나와 재차 ‘하이팅!’을 복창을 하는 것은 과부 심정은 과부가 안다는 말을 대변하는 태도인 것 같았다. “이번 차례는 쌍과부집이란 상호를 당당하게 내 걸고 식당을 하는 제 순서입니다. 제가 시어머니에

이승칠   2005-07-21

“두 번째 발표자는 설청자 자매입니다.”앞 자리에서 강대상으로 씩씩한 걸음으로 가는 여인은 청량리 제일의 휘파리 설씨 아줌마였다. “우리는 이웃의 중국이나 소련에 비해 좁은 땅을 갖고 있기에 개척정신이 부족한 조상 탓을 하지만, 성경은 땅의 크기가 경

이승칠   2005-07-20

단풍이 짙게 물들자 삼돌네는 5년 동안 같은 골목에서 살아온 이웃들에게 떡을 돌리며 작별의 아쉬움을 나누었고, 영이는 틈나는 대로 같이 이삿짐을 싸면서 이별을 아쉬워 하는 수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자신의 집안문제를 의논하여 마음을 정리를 하고

이승칠   2005-07-19

양동 이모가 전화가 와서 오늘 오후에 자기의 집을 들리라는 하셨는데 그렇지 않아도 영이도 한번 들려서 조카들과 이모를 만나 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양동 이모 집은 장충체육관 바로 뒤에 있기에 영이처럼 집을 찾는데 둔한 감각을 가진 자

이승칠   200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