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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8월 05일 (금) 00:00:00 [조회수 : 3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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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 영이, 잘 있었어? 나 싸부.
“안녕하세요, 사부님.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나 보네요. 사부님 목소리가 날아갈 듯 해요.”
- 그래, 한 꼬마가 딱지치기에 이기려고 호주머니를 다 털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
“꼭 이기세요.”
-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영이 덕분에 바이어들에게서 주문이 밀려들어 오고, 독일로 전근 간 제임스 영사는 2개월 후에 영이를 한번 더 만나기 위해 일부러 한국에 오겠다고 연락이 왔어.
“아침부터 비행기 너무 태우면 저 멀미해요. 아직 비행기를 한번도 못 타 봤거든요.”
- 이번 게임에 이기면 사부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 곳으로 가는 진짜 비행기 탈 기회를 만들어 줄게. 약속을 하지.
“저는 제주도까지면 만족해요. 국내선 스케줄은 어디예요?”
- 12시에 향촌그릴에서 만나서 모처럼 점심이나 하지.
영이의 사부 즉 매니저인 이정우 사장이 이른 아침부터 전화를 한 것도 이상하고, 오늘따라 본론에 들어가기를 싫어하듯 칭찬만 해 대는 것은 평소의 사부의 태도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국내선 계약은 전화로 다 이루어졌는데, 만나서 점심을 하자고 하는 것을 보니 이번 미팅은 사업상 중요한 손님인 것 같았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이든 영이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다. 세상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 선택된 아담과 영이는 잘 꾸며진 에덴동산에서 발가벗고 소꿉장난만 하면 영이의 뱀가죽 핸드백에 넘치도록 지폐가 채워지는 것이다. 물론 은행으로 입금이 되지만…
영이의 사부인 이사장은 맨주먹 재벌의 대명사인 대현그룹 비서실에 첫 입사를 하여 10년 넘게 비서실에만 근무를 하다가, 4년 전에 스스로 명예퇴직을 하고 개인사업을 시작한 분인데 현재는 오퍼상 형식의 무역회사, 학교 수학여행과 단체 관광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관광회사 그리고 제일 많은 투자를 한 골조 전문인 단종의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래의 글로벌 재벌을 꿈꾸는 44세의 야심가였다.
겨울태양이 며칠동안 봄을 알리는 환한 자태를 보여주더니, 일기예보대로 오늘은 옅은 커튼을 두르고 휴식을 취하는 듯한 흐린 날씨이다. 날씨는 농사꾼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사꾼에게도 나폴레옹처럼 승패의 갈림길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자들과의 식사영업은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중에서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미리 알아야 하며 특히 일식 집에서의 점심식사 영업은 날씨에 따라 메뉴가 정해져야 하는데, 맑은 날은 살아있는 생선회가 적합하고 흐린 날은 기름으로 끓인 새 기분으로 변신한 튀김종류, 비 오는 날은 아예 불과 접촉을 한 구이가 안성맞춤인 것은 이 사장 자신이 비서실 근무에서 음양오행법칙으로 개발한 점심식사 메뉴였다.
그리고 점심의 영업은 야구에서 일번 타자의 역할이며 권투에서는 잽의 역할인데, 선두타자는 무조건 진루를 하여야 하여 후속타자가 득점을 올릴 발판이 되어야 하며 복서는 왼손으로 툭툭 건드리면서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여 저녁에 오른손으로 한방에 득점을 하여야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장소도 신을 벗고 앉는 좌석보다 의자 있는 테이블이 일어서기에 편하며 다시 쉽게 앉을 수 있다는 기대로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까다롭게 느껴지나 식사영업도 공장의 기능공처럼 섬세한 정밀을 요하는 첨단시대로 가기 때문이다.
이 사장과 전 의원은 15분전 12시에, 대현그룹 비서실을 통해 겨우 마련한 박 회장과의 점심약속 장소인 만석일식집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10년 단골들을 알아본 주인은 스탠드에서 손님의 시중을 들다가 반가운 얼굴로 뛰어 나오며 반겨준다.
“의원님. 사장님, 오랜만이군요.”
“아저씨도 여전 하시군요.”
두 사람에게서 아저씨라 불리는 만석집 주인은 15년 전에 홀에서 테이블 몇 개로 영업을 하였는데, 주인의 음식솜씨와 성실함이 주위의 회사들에게 인정을 받아 뒷집을 인수하여 꾸며놓은 방들은 호화판 아방궁이므로 큰 손들이 자주 이용하는 이름난 일식집이 된 것은 모든 것은 같은 수준으로 같이 움직여야 서로 번영을 한다는 경제학의 법칙을 증명한 셈이었다.
대현그룹은 올해 3월부터 시작되는 신도시 공단의 건설오더를 통째로 맡아 주위의 비난과 부러움 속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1960년, 건설을 주종으로 세워진 대현그룹에 이 사장이 첫 입사를 할 때는 관청에서 주관하는 건축을 하였으나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신도시공단의 꿈이 설계되었기에 이 사장은 대현그룹에서 11년을 이 꿈을 설계하기 위해 정열을 바친지도 모른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는 잉태한 꿈만큼 성장을 하며 땀을 흘린 만큼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전 의원, 오래간만이야. 이 사장도 와 있네.”
벽시계가 12시를 가리키자 박 회장이 방으로 들어 오면서 특유의 황소 표정을 지으며 먼저 인사를 한다.
“회장님, 안녕하셨습니까!”
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 회장이 중앙 상석에 앉을 때까지 부동자세를 취하였다.
“오늘 점심은 전 의원이 산다고 해서 나왔는데… .”
“돈은 이 사장이 내고 계산서는 제가 가집니다.”
“전 의원은 국가 월급쟁이고 이 사장은 월급을 주는 자이니 맞는 말일세. 허허허!”
이 사장과 전 의원이 20년 동안이나 바늘과 실의 사이임을 잘 아는 박회장의 농담을 전 의원이 국민학생 같은 대답을 함으로서 웃음을 자아내었는데, 만남에서 나이 많은 상대방에게 미소를 짓게 하는 것은 좋은 출발인 것은 웃음과 눈물은 신뢰의 소산물이기 때문이다.
“아가씨, 주문한 튀김새우와 맥주2병.”
박 회장은 실내 인터폰을 들더니 자신이 미리 주문을 한 듯이 음식을 시키자 일분도 되지 않아 음식이 도착하여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졌는데, 다른 음식을 시키더라도 마찬가지인 것은 중요한 자리임으로 노련한 이 사장이 3가지를 미리 다 준비 해 두게 한 것이다.
“이 사장이 비서실에 온 후로 점심식사 방법은 확실한 전통을 세워 주었어. 나야 뭐~, 얻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주문하고 만들 때까지 기다리고 하는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
건설로 대기업을 이룬 총수다운 말이다. 건설의 승부는 공사기간의 단축이기에 조직과 정밀도가 구비되어야 하며 어떠한 장애도 뚫고 나가는 불도저 같은 투지가 있어야 한다. 대현건설은 투지에 뛰어난 회사이며 통치자의 ‘밀어 부쳐’ 이념에 투합되었기에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할 수가 있었으며 또한 박 회장의 현장확인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의 방문은 부하 직원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건설의 중앙청은 현장이라는 자부심을 키워주기 위한 방문인데, 이는 옛날 전쟁의 전투지에서 왕이 직접 지휘봉을 잡는 효과와 같은데 이로 이성계는 조선의 태조가 되었으며, 성지(聖地)인 예루살렘에서는 전쟁 중에 왕궁에 남은 다윗왕은 한낮에 물이 귀한 이스라엘에서 하루에 2번이나 목욕을 하는 여자를 보게 되어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 일과 같은 이치이다.
이 사장이 개인적으로 박회장을 존경하는 또 하나는 조직관리에 뛰어나다는 점인데, 새로워 지는 첨단조직이 아니라 된장같이 오래 묵어야 하는 토속적인 맛을 내는 용병조직 즉 하청업체의 관리에 있다. 이는 피라미드의 조직사회에서 탈락자는 생기기 마련이나 이들을 탈락자가 아니라 사장으로 만들어 주는 재주이다. 로마제국이 용병인 게르만 민족에게 망하듯이 조직은 조직내의 이탈자에 의해 무너지기에 적은 수의 정예부대로 많은 실적을 올리는 것이 경영이며 기업전쟁의 핵심이다.
경영자는 용병에게 호경기 때 나누어 줌으로 적게 먹으나 불경기에는 용병들이 방패가 되어주어 자체 정리를 하므로 모회사에 직접적인 피해와 불만을 갖지 않게 되는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갈라먹기 방식이나 결국 당하는 것은 용병들이나 그래도 된장 맛으로 가꾼 용병은 힘든 전투에도 살아 남으며 좀처럼 배신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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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조직을 관리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보관리에 있어서 도청이나 몰카의 이용은 상식 뿐만 아니라 도의에 어긋난 일이다. 요새 X 파일 사건으로 삼성이나 정당을 보는 눈이 곱지 않는데 남의 화장실을 몰래 보았으니 이제는 자신의 화장실을 공개를 해야 할 차례인 것 같다.
이 정도의 용기가 있어야 올바른 정당이 되고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유권자나 구매자를 우롱했으니 똑바로 지켜 보아야 할 것이다. 지들 똥은 얼마나 굵은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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