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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8월 13일 (토) 00:00:00 [조회수 : 30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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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연인은 실내장식이 아늑하고 테이블들은 떨어져 있어 자신들만의 공간을 이루게 해주어서인지 연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희조와 한번 온 적이 있는 ‘숲 속의 빈터’라는 생맥주 집으로 들어갔다. 실내에는 자옥한 남자연기 속에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옴을 아쉬워 하는 많은 연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10시30분, 초조하게 목표달성을 하기를 목 빠지게 고대하는 사부가 기억이 나자 영이는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왔는데 치사하지만 젊은 늑대들이 사용하는 통행금지 시간이라도 넘기는 반칙을 사용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힌 것이다.
“태철씨는 춘향전 원본을 읽어 봤나요?”
“원본도 있나요? 그냥 영화로 두 번 봤어요.”
“원래는 이 도령이 아니고 성 도령이며 성 춘향이 아니고 이 춘향으로 성을 서로 바꾸어 놓았다고 해요.”
“오늘은 서로 바꾸어진 것이 많네요.”
태철의 말에 서로 동감을 한다는 환한 웃음을 짓는다. 숫총각과 숫처녀가 바뀐 것은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춘향이는 기생집안의 출신이라, 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알았다고 해요. 원본에 이 도령은 남원 광한루에서 산책하다가 그네를 뛰고 있는 춘향이를 보고 연정이 싹이 나,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리지 못해 방자만 괴롭혔죠. 저녁에 춘향이 거처하는 별당으로 가서는 ‘사랑, 사랑이야….’를 무수히 부르고 골인을 시도하죠.”
영이는 이 도령도 처음 본 여자를 즉석으로 요리하는데 장교가 될 남자가 이리 박력이 없냐는 눈짓을 했으나 태철은 오징어만 씹고 있었다.
“춘향이는 첫날밤에 이 도령에게 ‘우리 말 타기 놀이나 할께요.’하는 원색적인 표현이 나와요. 반면에 양반집안의 이 도령은 성에 대해서는 숙맥이었나 봐요.”
영이는 고등학교 때 싱거운 소리를 잘하는 고문선생님의 이야기를 각색을 하여 남자의 숫총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태철에게 설명을 하여 자극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농구에 대해 들은 바도 없고 경험도 없는 이 도령이 슛을 하여도 계속 링만 맞고 골인이 되지를 않아요. 멀리서 롱슛을 시도한 이 도령이 ‘춘향아, 이제 됐느냐?’하고 물으면 골 밑에 있는 춘향은 ‘도령님, 아니옵니다.’만 연발하는 거예요. 땀만 흘리며 애쓰는 모습이 가련했던지 천지신명도 감동을 하사 용하게 골인이 되었어요. 이때 골 밑에 있던 춘향이 무슨 대답을 했겠어요? 제가 이 도령이 될 터이니 태철씨가 대답을 해 보세요. 춘향아, 이제 됐느냐?”
“슛! 골인!! 골인!! 모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기뻐해주십시오. 기어코 차도령 선수가 결승골을 차 넣었습니다. 이 순간을 우리는 얼마나 기다렸습니까! 한국축구 만세! 대한민국 만만세!!”
태철이 일어나서 양 팔을 들고 부르짖자, 실내에 맥주를 마시던 남자들은 환호의 박수를 쳐 주었고 여자들은 미소를 지으며 남자의 통행금지를 넘기자는 제의에 동의를 한 영이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태철은 주위 손님들에게 답례를 하고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있는 영이의 눈치를 살피며 슬그머니 앉는 것이다. 국민학생인 강원이도 이런 행동은 못한다 싶어 꿀밤을 한대 쥐어 박고 싶지만 목적을 위해 상냥해야 했다.
“다시 해요. 태철씨가 이 도령 하세요.”
“춘향아, 이제 됐느냐?”
“도령님, 부끄럽사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도적질하지 말라, 거짓증거 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
이니라 > (마태복음19장18~19절)
“자~, 형제들이여, 성경의 맨 겉장에 있는 십계명을 찾아 같이 읽어 보도록 합시다.
- 십계명-
(1)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2)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의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3)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4)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5)네 부모를 공경하라.
(6)살인하지 말찌니라.
(7)간음하지 말찌니라.
(8)도적질하지 말찌니라.
(9)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 하지 말찌니라.
(10)네 이웃을 집을 탐내지 말찌니라.
예수님이 말씀하신 처음 네 가지는 십계명에서 6~9번째의 계명이며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도 십계명의 다섯번째 계명입니다. 우리의 부모는 영적으로는 하나님이요, 육신적으론 세상의 부모입니다. 십계명 1~4번까지가 영적인 하나님을 공경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네 이웃을 집을 탐내지 말찌니라는 열번째 계명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로 바뀌게 되는데 탐내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는 것이 율법이고 사랑이 복음입니다. 마가와 누가복음에 빠져 있는 이유는 이 말씀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청년이 가로되 이 모든 것을
내가 지키었사오니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니이까 > (마19:20)
“청년의 이 말은 아직까지도 하나님을 믿는다는 많은 사람들이 부르짖고 있습니다. 새벽기도 매일 나오고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고 감사헌금, 십일조를 일원도 속이지 않고 내며 봉사도 열심히 하는데 아직도 부족한 것이 있습니까? 라는 말과 같습니다. 이는 사도 바울이 율법을 상당히 질타를 하는데 율법 자체가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율법의 참뜻은 자신의 죄를 깨달으며 율법을 주신 하나님을 믿는 것인데 문자적으로 행함으로 자신의 의로 여기는 태도를 꾸짖었다는 점입니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가 오히려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느니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하시니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여 가니라 > (마태복음19장21~22절)
“솔직히 말해 저의 부모와 제가 땀 흘려 번 재산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서 다 내 놓아야 영생을 얻을 수가 있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단히 당황하고 근심하여 부자 청년처럼 라합교회를 떠나려고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서형제의 솔직한 고백에 교회 안에 긴 침묵이 흐르는 것은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다 내어 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상한 인연으로 만났지만 세속적인 때가 묻지 않는 아슬아슬한 분위기에 대해 서로에게 감사를 느끼면서 둘은 500cc잔을 힘차게 마주친다. 11시 01분, 영이는 취기를 느꼈으나 라스트 포인트의 벼랑 끝에서 마지막 서브를 시도하여 역전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데 쥐었던 탁구채를 잠시 놓고 침묵을 지킨다.
“무슨 걱정이 있으세요? 제가 집까지는 모셔 드릴 터이니 이 점은 걱정하지 마세요.”
“아뇨. 제 임무를 잠시 생각을 했어요.”
“너무 임무에 충실하지 마세요. 퇴근 후에 회사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충실한 듯하나 회사에서는 제일 무능한 사람이지요.”
알다 모를 소리를 하는 태철을 보며 영이가 생긋이 웃자 숫총각도 미소를 띄운다.
이 업소가 문을 닫을 시간이 29분 남았으며 대부분의 젊은이는 나머지 9분으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모든 일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정신을 차려 진행을 하나 마지막의 짧은 시간이 변수가 되어 다른 방향으로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놀라는 경우가 있으나 후회하거나 당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자신이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서 충실 했기에 더 완벽해 지려고 갈등을 하니 하늘의 뜻에 맡기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처방을 내린 영이는 비장의 마지막 서브를 포기하고 평범한 서브를 보내며 젊은 연인들처럼 재잘거리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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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없는 38도 따라지요, 죽을 4에 일곱 7이란 이름을 가진 자도 따라지 인생이며 밤꽃도 따라지 인생입니다. 문전걸식하다 많이도 쫓겨 났군요. 그래도 쪽박은 깨지 않고 개들은 물지를 않더군요.
우연인지 48회부터 영이와 철수는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가 된 느낌입니다. 이제 동쪽으로 쫓겨나는 주인공들의 소감을 들어 봅니다.
“철수야, 너는 영이가 준 열매가 내가 금한 선악과인 줄 알고 있었는데 왜 영이의 머리채를 잡고 토하게 했어야 할 놈이 덩 달아 같이 먹었느냐? 너는 더 나쁜 놈이다.”
- 평등한 여자의 머리채를 제가 어찌 당깁니까? 여자가 준다는데 안 먹을 남자 있습니까?
“영이야, 너는 언약만큼이나 중요한 돕는 배필인데 어찌하여 철수까지 죄에 빠지게 하는 돕는 배필이 되었느냐?”
- 수입 개는 점잖고 물지도 않는다는 소문이 나서 믿었는데…(훌쩍훌쩍).
“바둑아, 너는 왜 착하고 어린 영이를 물었느냐?”
- 독자님들, 제가 언제 영이를 물었습니까? 저는 영이의 치마를 코로 살짝 건드려 보았을 뿐입니다. 짐승보다 사람이 더 무섭네요.
하도 기가 찰 때는 복잡하게 생각을 하면 더 꼬이니 속은 울지만 표현은 평소대로 하는 것이 내일의 일을 위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가죽옷도 얻어 입었으니 힘차게 달려 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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