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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살피자분노와 절망을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김성복  |  ksboc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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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5월 28일 (목) 23:35:55
최종편집 : 2009년 05월 29일 (금) 00:29:21 [조회수 : 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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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살피자

이 거대한 조문 행렬은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넘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은 ‘바보 노무현’을 지켜주지 못한 자책감으로 흐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 절망과 분노가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 5월 25일 필자는 교회 관계 일로 남해안 통영시에 머무르고 있었다. 공식 일정이 마무리된 오후 8시에 호텔 측에서 소개해 준 택시를 타고 봉하마을로 향하였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소속 목사들이 조문과 위로의 예배를 드리도록 장례위원회와 사전 약속이 되어 있었다. 택시 안에서 방송을 보면서 조문 행렬이 어느 정도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들어 별로 시간이 안 걸릴 것으로 예상을 했다.

   
▲ 2006년 KBS와 특별회견을 가질 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연합)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임시버스를 타고 입구에서 내려 빈소를 향해 가는데 조문을 마친 인파가 강물이 되어 나오는 것 아닌가! 밤 11시가 다 되었는데도 기다리는 인파가 얼마나 많은지 조문을 다 마치려면 아마 새벽이 올 것 같았다.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예배를 드리기 전에 우선 조문을 하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전에 국화 한 송이를 놓으면서 여러 생각이 스쳐갔다. 이 거대한 물결을 이루는 조문 행렬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단순히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넘어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마치 순례자들처럼 빈소를 향하는 민초들의 마음은 같은 서민으로 대통령까지 오르고 이제 고향으로 와서 농사 지으며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같이 걸어가기를 원했던 소박한 꿈이 깨진 현실에 분노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분신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자기 일부분과 이별을 해야 하는 고통이 배어 있는 것이었다.

끝을 모르는 조문 행렬은 애도를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특히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시부터 대립각을 세웠던 검찰에 대한 원망과 책임을 묻는 의견들이 많았다.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측과의 균형을 이루는 수사가 아니었다는 편파수사로부터, 대통령 친지까지 뒤지는 과잉수사, 그리고 혐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뭇매를 가하고 시정잡배만도 못한 자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검찰도 할 말은 있겠지만 대체적인 국민정서는 검찰 책임론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고 본다.

아울러 현 정부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전직 대통령을 깎듯이 예우하겠다는 약속은 전직 대통령이 자살함으로써 결론이 났다. 무엇을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말이다. 사실 수사과정을 볼 때 청와대에서 국가기밀사업비와 같은 것들의 공개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본다. 전쟁을 하면서도 밀사를 파견하는 것이 국가 간 일이라고 본다면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서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본다. 어쨌든 청와대 또한 책임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 조문하는 행렬은 ‘바보 노무현’을 지켜주지 못한 자책감으로 흐느끼고 있다. 더러는 짐승처럼 끄억끄억 울먹이는 이도 있다. 삶과 죽음이 하나라고 위로를 해보지만 같이 더 이상 밥을 먹을 수 없는 것이 죽음이요, 이것이 우리 인간이 직면해야 할 긴 이별이다.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별하는 이들은 ‘제2의 노무현’ ‘제3의 노무현’을 다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3시간이고 4시간이고 기다렸다가 국화 한 송이를 영전에 바치고 눈물의 파송 결단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후일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오늘 장례식을 거행한다. 그를 지지하는 자들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과 아픔이 있다. 그리고 절망과 분노가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말대로 소요사태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절망과 분노가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본다.

임이시여!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리시옵소서.

                       김성복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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