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는 앰뷸런스에 몸을 싣다.먼저 타고 있던 간호사와 조산원들이 주문(?)을 한다. “우리를 위해 미리엔다(Mirienda)를 좀 사 주시겠어요?” 이들은 간식 먹는 습관이 있어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정도면미리엔다라고 매

이강무   2015-03-05

이른 점심 먹고 12시에 나와 두 시간 기다려도승객은 오직 두 사람.손님이 찰 때까지 차는 떠나지 않는다.아열대 기후의 뜨거운 열기가 승합차를 힘차게 달구어차 안은 도저히 앉아 있기조차 불편하다.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던 운전기사가

이강무   2015-02-19

홈리스-5거지에게 예물을 선교지에서 종종 문화충격을 느낀다.이들의 성품을 이해하기에 가끔 혼란스럽기도 하다.그리고 어떨 땐 이들보다도 못한 성정인 것 같아스스로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그는 거지가 아니었다.내가 그를 거지로 여길 뿐이지이 곳 사람들은 그

이강무   2015-02-10

홈리스 피플 – 4 예수께서는 태어날 곳조차 없어마구간에서 태어나시어홈리스 베이비로 구유에 누이셨지. 어릴 땐 성전에서엄격한 성전의 규례와 법도와 성경을 배우셨고,소년시절 진리를 깨달으신 후엔성전을 떠나 영문 밖으로 나가홈리스 피플과 늘 함

이강무   2015-01-26

홈리스 피플-3영원한 집에서 로하스 블러바드이른 아침남루한 거지 차림의 젊은 여인이 돗자리를 들고한 어린아이의 손을 꼭 잡고 길을 건넌다.그 뒤로 조금 큰 아이 둘이 각자 배낭을 메고 뒤따른다. 내가 유심히 바라보자혹시나 하고 잠시 멈추어 나의 태도를

이강무   2015-01-15

홈리스 피플 -2 주일 아침 6시대성당 미사가 시작되다. 말끔히 차려입은 교인들이 성당으로 입장하고마치 하늘의 천사처럼 백옥의 가운을 입은백인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하다. 성당 입구엔일찍 잠이 깬 홈리스 아이가주일 특수를 예상하여 구걸행위를 하지만성당을

이강무   2015-01-01

홈리스 피플-1 말라떼.마닐라 대성당 앞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현란한 네온사인과 분수 아리스토크라트.서울 강남보다 더 비싼 음식 시켜 놓고시원한 에어컨 아래부자들행복의 만찬을 즐길 때. 분수 주변 공원에 흩어져 있는홈리스 피플들주린 배 움켜쥐고 신에

이강무   2014-12-13

19. 거지 아이와 화해 2014년 7월 26일 한동안 뜸 하더니 이제 또 심통이 난 모양이다. 작년에 화장실 변기에 돌을 처박아 넣어 못쓰게 만들어 놓아 한 쪽 화장실을 폐쇄하고 남은 한 쪽 화장실만 사용하는 중인데 요번에 또 몰래 변기에 돌을 집어

이강무   2014-09-01

18. 하늘을 먹고 몸이 아파도 누구에게 말하지 않는다. 부모가 옆에 없어서 뿐만이 아니라 아예 어릴 때부터 그렇게 참고 견디며 살아온 것이 습관이 되었다. 몸에 생기는 조그만 종기도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그로 인해 생명을 잃는 수도 있다. 이곳의

이강무   2014-08-02

17. 의붓아버지 2014년 6월 24일 꾸보에 마주 앉아 누이동생이 정답게 서양장기를 두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여느 아이들처럼 밝았다. 슬픔도 외로움도 보이지 않았고 그저 평온하였다. 체념한 것일까? 아니면 잊은 것일까? 망각은 인간에게 주어진 또

이강무   2014-07-24

16. 생육과 번성으로 바쁜 이들 2014년 6월 26일 이런저런 일로 오랜만에 꾸보 하우스를 방문하다. 태어나 눈도 제대로 못 뜨던 아기는 벌써 크게 자라 엄마의 품안에서 방실 거리며 웃는다. 모든 생명체는 빠르게 지나는 세월과 함께 무섭도록 빨리

이강무   2014-07-15

15. 빈 박스 2014년 3월 10일, 월요일 순례자는 또 다음 길을 향하여 떠날 준비를 한다. 머무는 곳이 나의 집이요, 만나는 사람들이 나의 형제이다. 남은 옷가지들을 모두 어제 주일 이곳에서 제일 가난한 교회에 가져다주고 오늘 아침 빈 박스를

이강무   2014-06-28

14. 예수가 아이를 낳다. 2014년 3월 1일 토요일 그동안 다른 꾸보를 심방 다니느라 오랜만에 에밀리네 꾸보에 들려보다. 아이들은 학교가고 어른들은 일터에 가고 빈 꾸보 세 채만 마른 논 한가운데 쓸쓸히 서서 집나간 가족들을 기다린다. 인기척을

이강무   2014-06-16

13. 오지의 글로벌 네트워킹 2014년 2월 20일 목요일 50년 전 초등학교 시절 놀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가고 나는 기억 속에 정착한다. 그리고 어린이들 틈바구니에 끼어 높이뛰기를 한다. 아이들이 메뚜기처럼 폴짝 폴짝 잘도 타 넘는다.

이강무   2014-04-04

12. 젊은 엄마의 야무진 꿈 (2014년 2월 17일 월요일) 어느 집 가장이 하루 종일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느라 고생하고 퇴근 후 집에 가면, 반겨주는 이는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밖에 없단다. 모두들 각자 자기 방에서 자기 일 하느라 바쁘고, 부인

이강무   2014-03-22

11.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2014년 2월 10일, 월요일 꼬치장사도 별 재미가 없다. 며칠 동안은 아이들이 호기심에 와서 사 먹었지만 가난한 마을에서 매일 와서 군것질할만한 가정형편이 되는 아이들이 없다. 에밀리가 전에 살던 마을에도 몇 번 가

이강무   2014-03-15

10. 꼬치 장사 2014년 2월 4일 모내기 일도 한 철이었다. 이제 일거리가 없다. 에밀리가 그렇다고 맥 놓고 놀기만 할 수 없다. 집도 없이 움막에서 땅바닥에 볏짚을 깔고 겨우 사는 궁핍한 생활에서 자식 다섯 명을 키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강무   2014-03-09

9. 함박웃음 (2014년 1월 19일 주일) 주일 예배를 드리고 쉬고 있는데, 오후 2시경 꾸보의 임신한 며느리 조안이 나의 도우미인 두마이(Dumay)와 함께 찾아왔다. 꾸보네 가족과 말이 잘 안 통하여 그들을 만나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는 도우미

이강무   2014-03-01

8. 나눔, 동행 그리고 기다림. 나눔 (2014년 1월 12일 주일) 한국에서 선물용 중고의류가 도착한 후부터 나눔의 사역이 풍성해 졌다. 방문할 때 마다, 밤에 잘 때 너무 춥다고 말한 18세 임신부 조안의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렸는데 오늘 주일 예

이강무   2014-02-21

7. 새 하늘과 새 땅을 여는 일들 (2014년 1월 1일. 새해 첫 날) 미련 없이 2013년의 마지막 석양은 베상파스 산을 넘어 어제 밤 서해안으로 사라지고, 세르반테스 분지에는 다시 마운트프로빈스 따전의 산 위로 새 해의 태양이 떠오르다. 생성은

이강무   201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