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時中)으로 읽는 성서2-카오스(chaos)와 코스모스(cosmos)

창 1:2-3: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땅이 혼돈(混沌)하고 공허(空虛)하며 흑암(黑巖)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神)은 수면(水面)에 운행하시니라” … 뭔 뜻인지 감(感)이 잘 오지 않습니다. 이 감(感)이 오지 않는 세계, 이해(理解)가 잘 되지 않는 세계, 혼돈의… 카오스 (chaos) 세계를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습니다. … 그리고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하면서 드디어 우리는 감(感)이 잘 오는 … 이해(理解)할 수 있는 세계, 질서의… 코스모스(cosmos)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천(天)과 지(地)의 두 패러다임(paradigm)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카오스(chaos)의 세계와 이해가 잘 되는 코스모스(cosmos)의 세계로… 둘, 곧 천(天)과 지(地)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천(天)은 그 속성이 질서인 코스모스(cosmos)지만 인간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혼돈의 카오스(chaos)처럼 드러나고, 지(地)는 그 속성이 혼돈의 카오스(chaos)이지만 잘 보이는 듯한 질서의 코스모스(cosmos)처럼 드러납니다.

하나의 하나-님께는 천(天)과 지(地)가 같고, 혼돈의 카오스(chaos)나 질서의 코스모스(cosmos)가 매 일반이지만, 둘의 인간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 둘의 나뉨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둘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 둘의 움직임 가운데 또한 우리 삶의 행복이 숨겨져 있지 않겠습니까? 시중(時中), 곧 이 둘의 움직임 속에 하나의 세계를 찾아 나섬으로 해서… 말입니다.

무의식의 세계가 혼돈의 카오스(chaos)라면 의식의 세계는 질서의 코스모스(cosmos)가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감성, 사랑, 자유, 주관, 개인… 등등이 무의식의 카오스적 언어라면, 이성, 정의, 공평, 객관, 집단… 등등이 질서의 코스모스의 언어가 됩니다. 앞의 것이 선(善)이라면 뒤의 것은 진(眞)의 언어가 될 것입니다.

시중(時中)의 기본은 품부(稟賦)와 품(禀)에 있습니다. 알이 새를 품부(稟賦)하고 새가 알을 품(禀)듯이… 품부(稟賦)는 그렇게 되려고 꿈꾸는 것이고, 품(禀)은 그렇게 되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 선(善)은 진(眞)이 되기 위해 꿈꾸며 진(眞)을 품부(稟賦)합니다. 진(眞)은 선(善)이 그렇게 되도록 선(善)을 품(禀)습니다. 이렇듯 사랑은 정의를 품부(稟賦)하고 정의는 사랑을 품(禀)습니다. 코스모스(cosmos)를 품부(稟賦)하는 카오스(chaos)와 카오스(chaos)를 품는 코스모스(cosmos)…를 읊조립니다. 아~ 생명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