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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그런데...자기가 누구인지, 맡은 직무가 무엇인지를 잊지 않고 행동한다면 모든 것이 바르게 된다
박인환  |  gojum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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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7월 29일 (화) 09:21:53
최종편집 : 2008년 07월 29일 (화) 09:30:14 [조회수 : 3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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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그런데...

교회건축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친구목사님의 도움요청에 먼 길 다녀와서 피곤하여 잠자리에 들려는 데, “오늘 감리교본부에서 여러 지방에서 모인 목회자들과 선거관리위원들 간의 충돌이 있었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전달해주는 이의 말에 따라 당당뉴스에 들어가 보니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몸은 피곤한 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제가 아는 사람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제가 평소 존경하여 형님이라고 부르는 서울연회 K목사님, 서울남연회 K목사님은 선관위원회 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감리교의 바로 섬을 위해 정성 다해 헌신하시는 H목사님, J목사님, C목사님, K목사님 등은 선관위원회에 항의하면서 서 있었습니다. 아,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좋은 목사님들인데... 감리교회의 앞날을 위해 모두 중요한 분들인데, 지금 감독선거를 앞두고 대립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선관위원들은 “법적 절차를 밟으라”고 소리치고, 항의하는 사람들은 “선관위가 먼저 법대로 하지 않으면서 무슨 법대로 하라고 하느냐?”고 합니다. 이 장면은 마치, “저기 달이 있네요. 아름답네요” 하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 사람에게 “자네 손가락에 숫검댕이가 묻었군” 하고 핀잔을 주는 장면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1.감독이 되기 위해 금권에 의지하고, 심지어 집요한 로비와 밀약으로, 그리고 최소한의 양 심마저 저버리고 기어이 자신을 감독후보로 등록한 목사의 문제입니다. - 이런 분을 우리 6천교회 150만 감리교회의 지도자로 세울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2.그 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신앙양심과 법적 상식을 뛰어넘어 그를 도우 려는 유권자, 그리고 특히 특정인물을 도우려는 의도를 자행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 는 선관위의 문제입니다. 선관위는 공적인 일을 하는 단체인데, 특정인을 위하여 교리와 장정에 반하는 결정을 하여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불의하고 잘못된 일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에게 호응을 하거나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는 함부로 처신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힘이 있다든지 또는 그에게 어떤 로비를 받았다든지, 또는 그 사람과 가깝다는 이유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그 사람은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제의 당사자’ 보다는 ‘그 주변의 사람들’이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선관위원들이 한시바삐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직무유기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참고가 될 것 같아 저의 경험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수 년 전, 중부연회 과정심사위원회의 상임위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위원장, 부위원장, 서기, 부서기가 상임위원인데, 저는 제일 젊은 사람으로서, 부서기를 하였습니다. 각 연회마다 해마다 ‘준회원영성교육’을 하는 것을 여러분 모두 아실 것입니다.

마침 가을이 되어 ‘중부연회준회원영성교육’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정상임위원들은 물론이고, 연회총무님, 간사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준회원들이 통제를 따라주지 않는다. 작년에는 감독님이 격려차 방문하셨는데, 피교육자 중 절반이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 해에는 또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관정심사위원을 하셨던 선배목사님들이 너무 마음 좋게만 하셨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판단이 섰습니다. 엄격하게 제대로 하기 보다는 좋게 좋게, 은혜롭게(?) 하려다 보니 그 지경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런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러면 올 해에는 제게 완장을 채워주십시오. 제가 잘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선배목사님들은 방에서 책이나 보십시오.” 하는 저의 제안에 과정심사위원회원들이 전원 동의하여 주었습니다.

연회 간사를 통하여 준회원들에게 미리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번 교육에서는, 강의 시간에 두 번 지각하면 하산! 1시간이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결석하면 하산!... (하산은 곧 유급을 의미) 서로 정성껏 교육에 참여하여 좋은 결실을 얻읍시다...” 시작하기도 전에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남에게 무언가 요구하려면 제가 먼저 약점을 보이지 말아야 하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2박 3일 동안 정말 열심히 하였습니다. 잠도 몇 시간 자지 못했습니다. 1분이라도 늦은 사람이면, 그가 제 눈을 피해 살짝 옆문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쫒아가서 붙잡고 이름을 적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제가 독수리 같은(?) 눈으로 감시하고 단속하니까 피교육자인 170여명의 준회원들은 저에게 도끼눈(?)으로 응수하는 것 같았습니다.

슬쩍 모른 체 해주면 인심을 얻을 테지만 저는 지독하리만치 열심히 준회원들 군기를 잡았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저에게 가졌던 감정이 얼마나 나빴겠습니까? 그러나 마지막 날, 제가 맡은 강의시간에는 제가 정성껏 준비한 강의를 정성껏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는 제 책을 많이 팔았습니다. 저에게 2박 3일간 괴롭힘을 당했던(?) 준회원들에게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젊은 목사님들에게 친근한 인사를 받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중부연회 준회원영성교육 때 목사님에게 군기 잡혔던 아무개목사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비록 저에게는 한참 후배들이지만 그들 역시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함께 주의 일을 하는 동역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 한 사람이 일시적으로 준회원들에게 인심을 잃는 일을 함으로써 그 해 한 사람도 미리 하산하는 사람이 없이 교육을 잘 마쳤으며, 그 후부터 중부연회 준회원영성교육은 어느 어느 타 연회보다도 질서 있게, 은혜로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너무 장황한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단 한 마디입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라도 자기 직무에 충실하면 된다!”입니다. 자기 직무에 충실 하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심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불의한 압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입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맡은 직무가 무엇인지를 잊지 않고 행동한다면 모든 것이 바르게 되고 평안할 것입니다.

선관위원회 위원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중요한 위치에 계십니다. 주님이 주시는 양심에 따라서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기독교대한감리회 법에 따르시기만 하면 됩니다. 여러분 뒤에는 감리교회의 바로 섬을 위해 애쓰며 하나님의 법과 공의가 실현되기를 기도하는 수 천 명의 동역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자, 힘을 내십시오.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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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나누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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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강물 (128.134.185.65)
2008-07-30 16:46:06
화합은 화합이네요
한기총하고 하나되어야 한다고 하더니만 기독교 화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만 일삼는 한기총 따라 잡기 하는 것같아 기독교 인으로써 씁쓸 합니다
한국기독교 총연합회의 금권선거 유혹이 끊임없다는 것은 왠만한 기독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
이젠 믿고 있던 kncc마저 실망감을 주는 군요 후후~
리플달기
7 11
후배목사 (222.121.86.156)
2008-07-29 14:41:53
박목사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과연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역사를 생각하는건지...그냥 이대로 불법이 용인된다면 과연 감리교 목사라는 브랜드를 붙이고 살아야하는건지... 마음이 착잡합니다.
리플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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