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는 그대로 일월 마지막 날한 친구가 전화를 해서“지난 일년을 어떻게 살았어요? “ 하고 물었다.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별로 기억나는 일들이 없어서, “있는 그대로 그냥 그렇게 살았어요” 하고대답을 했다. 친구는 다시“올해는 어떻게 살 계획이어요

박평일   2018-02-07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릿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러울 때에도'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탓던 배 꺼지는 시간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박평일   2017-12-31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아직 불러지지 않았다.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는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아직 항해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불멸의 춤은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가장 빛나는 별들은아직 발견되지

박평일   2017-12-28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귀를 기울였으리라.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금방 학교를 졸업하고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깨달았으리라.아니, 그런 것들을 잊어 버렸으

박평일   2017-12-25

1 지난 주 화요일 오후에 매년 년말마다 갖는 동네 모임에 참석했다. 우리 동네는 모두 33 가구로 이루어져 있는 작은 동네다. 그 중에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들 가정이 30가구 이다. 18년 전 내가 이사올 때만 해도 동양인 가족은 우리밖에 없었다.

박평일   2017-12-14

첫눈이 내리고 있는 날 아침에 첫눈이 내리고 있다. 조용한 떨림이다.미국 인디언들에게는 달력이 없다도 한다.나이를 ‘ 몇번이나 눈을 보았느냐? “ 로 결정했다고 한다.나는 그 의미를 나름대로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삶은 끊임없는 여행이고 여행은 하나의

박평일   2017-12-11

나는 소망합니다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모든 이에게 쏙 필여한 존재가 되기를.나는 소망합니다.한 사람의 죽음을 볼 때 내가 더 작아질 수 있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삶이 두려워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나는 소망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 대

박평일   2017-09-14

도반의 벗에게,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세월은 가는 것이 아니라오는 것이라고.그렇습니다.여름이 가는 것이 아니라, 가을이새로운 바람결로, 새로운 소리로,새로운 햇살로, 새로운 빛깔로,그리고 새로운 나의 모습으로다가오고 있습니다.모두

박평일   2017-09-11

내가 지금 그럴 나이다언젠가 한국에 있는 벗이 카카오톡에 띄웠던고은의 시 ‘그 꽃’나는 그 詩를 가슴 깊이 심어두고중종 그 향기를 맡는다.“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못 본그 꽃”내가 지금 그럴 나이다.나는 요즘들어새벽이면 홀로 댁에 나가사위어가는 새

박평일   2017-08-29

내 혼이 부끄럼 없이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작고 힘 없는 아이입니다.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박평일   2017-08-22

사랑에 대하여 어제 오후 부터 지브란의 시 '예언자' 를 다시 읽고있습니다.두려웠습니다.'예언자' 시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격, 그 죽음의 쓰나미에행여라도 다시휩쓸려가지 않을까 해서.... . 첫사랑의 순간으로 내 가슴 속

박평일   2017-08-20

내가 알고 있는 것내가 무엇을 행하고 있는지나는 알고 있는가.내가 나를 소유하는 순간은숨을 들이마시는 동안인가.아니면 내쉬는 동안인가.내가 알고 있는 것은다음에 무엇을 쓸지연필이 알고 있는 정도.또는 다음에 어디로 갈지그 연필심이 짐작하는 정도.-잘랄

박평일   2017-08-16

가지 않는 길 “72년 나의 삶에지나온 자서 일기를 묵상하며,하나님이 주신 삶으로 고백하고 싶으나,내가 선택해 온 삶 길...프러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 을언제나 처럼 넋두리 하여 외우며자축하여 지난다.60살에 써 둔 유서를수정하고

박평일   2017-08-02

춤나는 당신에게 초대장을 보냈다.내 손바닥에 삶의 불꽃으로 쓴 초대장을.내개 보여 달라.아픔 속 아픔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떨어지면서도당신이 남긴 가장 깊은 바람을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를.그러면 내가 날마다 어떻게 내면에 가닿고,또한 바깥을 향해 문을

박평일   2017-06-28

사랑니 늙어가면 갈수록 점점 잔소리하기는 좋아해도잔소리 듣기는 싫어한다. 나이 텃세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어린 시절부터 ‘잔소리에서 해방’을 외쳐온 나도 아직 그 예외는 아니다. 잔소리 만큼은 되로 받으면 말로 꼭 갚으려 든다.그런 내가 만날 때마

박평일   2017-05-23

뉴욕 돌섬 (Rockaway Island) 여행기 토요일 새벽 5시 30분. 일어나 주섬주섬 여행가방을 챙겼다.여느때 같으면 지난 밤부터 내 여행가방을 챙기며 수다를 떨었을 케롤이 “ 잘 갔다 와” 하는 틍명스러운 말만을 남기고 3층 제임

박평일   2017-05-20

한국의 참 보수들이여! 나는 자유와 정의의 가치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굳게 믿고그 가치들응 수호하려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런면에서 진보와보수로 굳이 구분하려고 한다면 국제수준의 상식적 기준에 따라 나는 참 보수라고 할 수 있을 있을 것이다.그렇다,

박평일   2017-05-05

한 고향 후배의 출판기념회 빗방울 하나가 -강은교- 무엇인가가 창문을 똑똑 두드린다.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륵 떨어져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또는 별이든.보슬비가 창

박평일   2017-04-26

4.19 혁명에…..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부러워하던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자유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박평일   2017-04-24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김사인의 시 조용한 일- 인연 스쳐가는 가랑비에떨어져 내리는연분홍 빛 꽃잎들 이별이란저리

박평일   2017-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