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돌섬 (Rockaway Island) 여행기

토요일 새벽  5시 30분.  일어나 주섬주섬 여행가방을 챙겼다.

여느때 같으면 지난 밤부터 내 여행가방을 챙기며 수다를 떨었을

 케롤이   “ 잘 갔다 와” 하는  틍명스러운  말만을 남기고 3층  제임스 방으로

피신했다.  5년 전에  아들 제임스가 직장을 얻어  독립을 한 후부터

부부간 국지전을  치룰 때 마다 평화협정이 체결 될 때까지 케롤이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집무실이다. 

이번 국지전은 아렇게 시작되었다.

목요일 오후 4시간  동안의 산책을 끝내고 공원  페빌리온 에서

책을 읽고 있던 중에  뉴욕 이 목사의 얼굴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갔다.

보고 싶었다.   당장 그 자리에서  이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모래 토요일 날 아침에 갔다가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돌아오겠습니다.”는

일방적인 결정을 통보했다.

이 목사는 “이번에는 꼭 케롤과 함께 오세요. 우리 부부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하며

특유의 유쾌한  목소리로 나의 방문을 환영했다.

“ 나는 분명히 가겠습니다. 그러나  케롤의 동행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목사님 실력으로 케롤을 직접 설득해 보십시요.”

그리고 나서  집에 돌아와 켬퓨터를 열자 아래와 같은

이멜이  도착해 있었다.

“무중력으로 공허와 혼돈을 걸는 기분으로 지냅니다.

술취한 기분이지요. 그런데 피곤하고 졸린게 문제랍니다.

어딜가고 누굴만나고 할 기분이 아니지요.

아마 해암이 토요일에 올라온다면 마지막손님이 될지도 몰라요.

반가움을 감당하기가 힘드니까요.

캐롤과 함께 와주세요

아내와 내가 바라는 부탁입니다.

-등촌(이계선)과 산초(이현자)- ”

‘마지막 방문객’이라는 말에  가슴이 울큰했다.

저녁상을 앞에두고 케롤에게 나의  갑작스런 뉴욕행 결정을 알리며

이 목사의 애절한  이멜 편지를 영어를 섞어가며  읽어내려갔다.

(케롤은 6살 때 무모들을 따라 이민온 탓으로 한국어가 서투름) 

그녀의 얼굴빛이 감동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일단 이 목사의 읍소작전이

먹혀들어가고 있는 듯 했다.

때를 놓치지 않고  “당신도 갈거지?”  하며 그녀를  다그쳤다.

“ Thunder (15개월 짜리 개) 어떻게 하고…..?  가고는 싶은데  당신 생각은 어때?” 하고

내 의견을 물었다.

“글쎄,  그건  100% 당신이   선택할 사항이지.”

 혹씨라도 오고가는 길에서나 집에  돌아와서  ‘혼자서 한국 드라마나 볼껄’ 하는

후회의 불똥이  나에게 튀는 것이  두려웠다.

………………
“아무래도 선더와 함께 집에 있는 것이 좋겠어. 그대신  두 눈을  똑똑히  뜨고

조심해서 운전하고  잘 다녀 와.   목사님과 사모님도  잘 챙겨드리고..…”

“잘 생각했어. 나중에 1% 라도  후회할 일은 아에 하지 않는 것이 좋지.”

그렇게 상황이 스무스하게 정리돠어 가는 듯 했다.

그러데 케롤이  밥상을 치우다 말고

“사모님으로부터는  허락을 직접 받은거야?” 하고 물었다.

“여기 봐.  이 이멜 초청장에 사모님 이름도 있잖아.

굳이 사모님께 재확인할 필요가 있겠어?” 하고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 남자들은 여자들의 의견을 미리 물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하지.

당신도 마찬가지야” 하고 언성을 높이며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들까지 끄집에 내며 전쟁을 걸어왔다.

대부분 인간들,  특히 여자들은 밖으로 내뱉은 말과 가슴속에 숨기고 있는 말의 의미가

다른다는 사실을 나는  실제 경험을 통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걱정순이 케롤이 정작 걱정하고 있는 것은   14 시간의 나 혼자만의

긴 자동차 여행이었다.

그렇다고 어렵게 내린 나의 결심을 번복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손이 빠른 이 목사는   “금강산으로 놀러 오세요”  라는 내용의 이멜을

지인들에게 이미  띄워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금강산으로 놀러오세요

해암(박평일)이 온답니다. 버지니아 숲속에서 명상시를 즐기는 해암이 돌섬에 옵니다.

해암은 전에도 네번 넘게 돌섬을 다녀갔습니다.

어제 연락이 왔어요. 주말에 돌섬을 찾겠다구요. 병든 제 모습이 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문병차(?) 돌섬을 찾아오는 셈이지요. 제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니까요.

제가 좀 손이 떨리고 걸음이 이상하면 어떻습니까?

어느 때 보다 반갑고 고맙고 즐거울겁니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아내가 돌섬바닷가에서 딴 보리수로 술을 담가 빨갛게 익은 술잔을 들면서 우정을 나누려고 합니다.

단둘만 만나는게 아까워 12명친구를 초대합니다. 제가 만나고 싶은분들, 해암이 만나고 싶어하는 분들입니다.

해암은 2년전 등촌의 금강산“예수쟁이 김삿갓” 출판회에 왔었습니다.

그때 만났던 얼굴들을 잊지 못합니다. 그래서 열분정도를 금강산으로 불러내어 담소를 나눴으면 합니다.

금강산의 진미를 들면서 문학과 우정을 나누면 구름을 타고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유람하는 기분이겠지요.

열분에게 초청장을 보내드립니다. 어제 급하게 받은 연락이라서 급하게 전합니다.

사정으로 못 오셔도 괜찮습니다. Confirm은 필요없구요.

2017. 5월 6일(토) 오후 1시

금강산식당 138-28 Northern Bld Flushig NY 11354 (718) 461-0909

*10분 특강 해암 박평일 “칼린 지브란의 명상시”

나와 단  한마디 사전 상의도 없이 10분간  해암 박평일의

‘칼린 지브란의 명상시’  특강이라니? 

“인간은 위대해지지 않고서도/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자유롭지 못하면서

결코 위대해질 수는 없습니다”

“나는/내 안에 살아 움직이는

모든 삶에 대해/깨어 있고 싶습니다.

궁극에 이르기까지/매 순간을

나는/느끼고 싶습니다.”

이 시들 외에는 지브란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도데체   뭐가 있다고….. 기가 찼다.

예나 지금이나  이 목사는 내가 붙여준 ‘동키호테’  별명처럼

변함없는 동키호테였다.

출발 전에 30분 정도 선더와 함께 산책을하며

 이틀간 왜 내가 집을 비우고  떠나야하는  지 그 이유를

상세히 선더에게 설명해 주었다.

선더는 나의 갑작스런 여행을 부부싸음에 패한 전쟁난민의

피난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함껏 엑셀을 밟았다.

이제 나의 여행목적은 뉴욕 이 목사도,

그가 살고 있는 돌섬(Rockaway Island) 도  더 이상 아니다.

 순간 순간의  여행과정 그 자체이고 그를 통해서 얻을

즐거움 그 자체이다.

톨스토이가 말하지 않았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라고……

뉴욕을 오고가며 내가 좋아하는 재즈음악이나 실컷 듣자.

재즈곡 시디와  함께  Frank Sinatra 의   “New York, New York ‘ 시디를

시디룸에 넣고  멕시멈으로 발륨을 올렸다.

등촌 이 목사와 나의 인연은 시간적으로 겨우 십 년,  그리 오래된 사귐이 아니다.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서 서로  만났었고,  이 목사가 “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 교회가 산다’ 는 

그의 저서를  소포로  나에게 보내줍으로 부터 본격적인 친구관계가 시작되었다.

아마 10년 전 쯤 일이었을 것이다.  내가 흥사단 미주 전국모임에 참석차

필라델피아 한 호텔에 머물고 있을 때 이  부부가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호텔로   불쑥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날 오후 회의 일정을 모두 거르고

이 목사 부부와 함께  낯선 필라 거리를 헤매이며  던킨도나츠 삽에 들려

도나츠와  곁들여 커피를 마시고 31 아이스그림 삽에 들려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이 목사의 즉석 요청에 따라 차를 도로변에 세워놓고

 나의 애창곡인  ‘기다리는 마음’ 을  부부에게 불러주기도 했었다. 

이 목사는  참으로 어린 동키호테와 같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음 해 어느 여름날,  운전 중에  문득 이 목사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날의 모든 사업약속을 내팽게쳐 두고,  케롤에게 일언의 말도 남기 지 않고

무작정 뉴욕 돌섬으로 차를 몰고 갔다.   오후 3시 쯤에 돌섬에 도착,

두 기간 가까이 둘이서 해변가를  산책한 후  던킨 도나츠 삽에 들려

도나츠에  커피를 마시며 잠시 대화를  나누고  돌아왔었다. 

99% 흑인 극빈자들이  모여 있는 뉴욕주  공영아파트 원베르룸을 세내

살고있는  이 목사가  커피를 마시던 중  부동산 감정사인  나에게

“ 내 집을 감정하면 얼마나 되겠느냐? “ 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

“글쎄요. 미국인들은  살고있는 집을  House 라고 하지 않고  Home 이라고 부르지요.

 Home 의 가치(Value)는  객관적,  물직적인 가치가 아니라

그 집에 살고있는 당사자들이  그 농네 Amenities( 생활을  즐겁게 해주는 가지가지 주변  시설들) 을

얼마나 즐기며 행복하게 사느냐 하는  주관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지요.

매일  25마일 이상의   해변 산책길과 바다를 마음껏 즐기수 있다고 한다면

적어도 2,500 만불 이상의   값어치는 있어 보입니다” 하고 농담으로 대답을 했다.

“겨우 그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나의 감정에 실망한 듯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나서 올해 년초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은데

현재 우리집 감정가격은  얼마나 될것 같습니까?” 하고 다시 물었다.

이 목사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하룻 밤에도 만장성을 쌓을 수 있다” 는 옛 중국 전설을 무척 사랑하고 즐긴다.

사랑이나 우정의 깊이는  수평적인 시간의 축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인 만남의 짙은 농도로 결정된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신념이다. 

예수의 수제자 베드로는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던 중에

예수를 만나자마자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랐었다.  그보다 훨씬 높은 교육수준과

다양한 경험을 겸비하고 있는  유식하고 유능한 내가 그리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나는 믿고 있다.

이 목사와 나와의  우정도 그와 비슷한 경우가  아니겠는가.

금강산 식당에서 지인들과 어울려 점심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눈 후

이 목사와 나는 내 차를 타고 돌섬으로  향했다

이 목사는 가는 길목에 있는 갈대숲 근처에서 차를 세우라고  하고

그 의 단편 소설   “ 하얀 갈대’ 에 나오는 정사씬의  장소라며 잠시 걷자고 했다.

나는 그 소설을 읽으며  두 연인이 벌거벗고 내품었던  뜨거운 사랑의 숨결에 함몰되어

책장을더 이상  넘길 수가 없었다.    

그 두 연인들은 지금쯤 어느 하늘을 훨훨 날고 있을까?  아무런  흔적도 남겨놓지  않고….

그 빈자리엔  하얀 갈매기들만  초여름 오후 햇살을  유유자작 즐기고 있었다.

사랑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열렬하고 아름다운 사랑일 수록 그 끝이 하얗다.

 사랑은 하얀 죽음이다.   일곱 가지  아름다운 무지개 색들을   혼합하면

 하얀 죽음의 색으로 변형된다.

이 목사는 초라한 갈대밭에 내가 실망이라고 하지 않을까 해서

겸언쩍은 목소리로  ” 하얀  갈대밭이 소설속 묘사보다 초라하지요..”  하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리랑  농장과 에덴농장( 이 목사의 두 텃밭)에서 기른 채소들과

돌섬해변에서 주운 조개들로  준비한 저녁을 대충 끝내고  사모와 함께

보슬비가 내리는해변을 찾았다.

“쫘악, 쫘악……….”  파도소리들로  온 우주가 갑자기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해암, 나는  얼마나   이 바다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던가.

내 가슴은 장 콕토의 시에 나오는  바다 소리를 그리워하는  ‘소라 껍질’ 로

변해있을지도  모른다. 

다음날 세벽에도 다시 바닷를 찾았다.   사모가  고밥게도

이 외로운 바닷가 방랑객의 벗으로   동행해 주었다.

바닷가는 간밤에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듯  새로운 태양이 빨갛게 솟아오르고

새로운 파도들이 ‘’쏴악 쏴악 ……”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 여인과의 바닷가 데이트도,  바다도, 파도소리도, 갈매기들도,  모래,  강건너

도시들의 저 소란함도 ….그 모든 것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싱싱하게

나에게 다가왔다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에 던킨도나츠 삽에 들려

사모와 함께  커피를  마신 후  도나츠 한 다즌을   이 목사에 줄 선물로 샀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도나츠는 돌섬 던킨도나츠 삽  도나츠,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돌섬 던킨도나츠 삽 거피,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트림은 돌섬 던킨도나츠 삽 아이스크림…..”

나에게 전화를 할 때마다 자랑을 늘어놓는  등촌 이 목사.

그렇다.

깨달음 얻은 사람들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현재’ 가  바로 자신이 택한  최선의 삶이고

“있는 그대로의 현재’ 가  하느님이 내려준  최상의 은혜이고  선물이다.

작년 봄에  돌섬에 들려  밤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이 목사 부부,

한국에서 온 대학선배 K 목사 부부와   함께 돌섬해변을 산책했던  적이 있었다.

이 목사가 걷던 걸음을  갑자기 멈추고

“왜 반달을 반달이라고  부르는줄 아세요?” 하는 뚱단지 같은 질문을

일행에게 던졌다.   모두들 어리둥절한 나머지 아무런 말을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 때  이목 사가  “ 반달이니까 반달이지요” 하고 말했었다.

중국의 최고 지성 공자는 ‘요산요수(樂山樂水),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한다.’ 는 명언을  남겼다.

여지껏 나는  그 공자의 말의 확실한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알기로는   인류 역사상 바닷가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위대한 도인들을 없었다.  그  대부분이  호숫가나,  강변,   숲속에서

깨달음을  었었돈 걸로  알려저  있다.

‘바다’ 가 도인하면   상어와  혈투를 벌이다가 자살을 한 헤밍웨이가

머릿속에 떠오를  뿐이다. 

미국의 여성 시인 Gertrude Stein는

“장미는 장미이고 장미일  뿐이다” 라는 위대한 깨달음의  시를 남겼다.

그런데 그 깊은 시의 뜻을 이해하는 미국인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암튼 그 반달 사건 이후 부터  나는 이 목사에게

 “바닷가의 노자’ 라는 별명을 하나 더 붙여주기로 했다.

뉴저지에 살고 계시는 친적 아저씨이자  신간  영어 소설 6.25 전쟁을 주제로 한

 ‘ THE  POLYGLOT’   의 작가인   TY Pak  나가고 있는  교회 12시 예배에 참석했다.

어린이 주간이어서 그런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는 목사의 설교가 나을 위한 특별설교처럼 느껴져 가슴이 뛰었다.

설교가 끝나고  신도들이  차와 간단한 스낵을 함께 나누는 시간에

마주앉은 목사에게 “ 오늘 설교 정말로 고맙습니다. 나를 위한 예수님 산상수훈 설교처럼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하고 깊은  감사를 표했다.

“ 사실은 제법 큰  교회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부목사가 농간을 부려  갈라져

이렇게 다사 개척교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교인들 수가 적어서 부끄럽기라도 한 듯

얼굴을 붉히며 묻지도 않는 변명을 늘어 놓았다.

“교회가  다 그렇지요. 신도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사실이 그렇다.  조선  최대의 거상 임상옥은 ’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도 남기고 간 사람들이 고작  12명의 제자들 뿐이었다.

작가 아저씨에게는 “ 이 세상에  불후의 명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술도 그 시대의 한 패선일 뿐입니다.  그리고   6.25 전쟁은 미국인들겐

잊혀진 전쟁, 아니 잊고 싶었던  전쟁입니다” 하는 말을 감히 남기고 싶었다.

그러나 오해가있을까 봐  참고 입을 다물었다.

교회 주차장에서MUTE 상태로 놔둔  전화기를 눌렀다.

케롤로 부터 10차례 이상의 미스콜이 로그에 나타났다.

나의 현재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급히 전화를 했다.

“ 여보, 지금 어디있어?  선더가 어제부터 물도 마시지 않고

밥도 먹지 않고 문 앞에 앉아서 당신를 기다리고 있어…. 빨리와!”

에제와는 너무 다른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의 명령이었다.

그래,   뉴저지 C  동지와의 산행약속을 다음 기회로 미루고

당장 집으로 가자.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보이지 않는

위대함에/견주어 보면.”

선더는 내가 좋아하는 지브란의 시를  가슴으로. 온몸으로

이해하고 있는 내 도반의 벗이다.

그가 지금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05/18/2017 오후에

버지니아 슾속 에서

해암 박평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