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합니다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모든 이에게 쏙 필여한 존재가 되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볼 때

   내가 더  작아질 수 있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삶이 두려워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다른 이가 내개 주는 사랑이

   내가 그에게 주는 사랑의 척도가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내 용서를 구할 만한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언제나 나의 한계를 인식하며 살기를.

   그러나 내 스스로 그런 한계를 만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소망을 춤고 살기를.

-네덜란드 출생 심리학자이자 예수회 사제인  헨리 나우엔의 저서 ‘친밀함’ 에서-      

나는 올해들어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소망을 버리기로 했다.

순간순간을 가슴이  뛰는 즉흥적인 삶을 살기로 작정했다.  그렇다고

충동적이거나 우발적인 방종의 삶을 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매순간을   깨어나 100%   감사하며  즐기겠다는 의미다.

우리 민족은 恨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모든 예술과 문화의 밑바닥에

恨이 깔려있다.

 恨은 꿈과 실현과의 겝에서 비롯된다.  恨은  이루어지지 못한 꿈이다.

따라서   꿈이 크고 많은 사람일 수록  恨 또한 크고 많다.   서양 속담에

“실망은 희망의 그림자다” 라는 말도 있다.

우리 민족은 꿈이 많은 민족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 ‘나는 소망합니다’ 는  이 글을 읽으며

‘정말  나에게 소망이 없는 것일까? “ 하고  자문해 본다.

15여년 전에 다릴  앙카가 쓴  베스트샐러 ‘ 가슴 뛰는 삶은 살아라’ 를

읽은 적이 있었다.

책속에서 외계인 바샤르는 불행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헤메이고 있는

지구인 벗들에게 “ 자신을 찾아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라는 충고을 했었다.

나는 그 책을 읽은 후 지난 세월들을 그 ‘가슴 뛰는 삶’ 의 정체를  찾아 정처없이 헤메였다.

그 헤메임들도  또다른 恨으로 축적되어가기만 했었다.  그러던 중  년초 어느날  문득

‘가슴 뛰는 삶은 현재를 사는 삶이란 사실” 을 깨달았다.

허구한 지난 과거에 머물어 괴로워하거나 미지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두려워 하는 삶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을 사랑하고 즐기며 감사하는 것이 가슴이

뛰는 삶이라는 사실을….

굳이 나에게 소망 하나를 들라고 한다면 ‘현재’ 에 100% 감사함으로

존재하는 삶일 것이다.

아침이면 반짝이는 햇살들, 푸른 나무들, 숲들, 풀잎들, 아침이슬들, 새들과 샛소리들,

사슴들, 다람쥐들, 파란 하늘, 하얀 구름들, 비를 머금은 검은 구름들, 바람들, 바람소리들,

비방울들, 빗소리들, 폭풍과 폭우들, 저녁노을, 짙은 그림자들, 밤들, 별과 별빛들, 달과 달빛들,

그리고 간절한 그리움으로 만나는 벗들, 그들의 목소리들, 전화들, 이멜이나 카카록 톡으로 받는   

정다운 소식들…. 그 모든 것들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대상들이다.

나는 가슴 뛰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찾아가고,  만난다.

뛰는 가슴으로 글을 쓰고, 노래들 부르고, 음악을  듣고, 춤을 추고, 산책을 하고,

이멜을 보내고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나서 과거를 잊는다.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다.

찾아드는 인연들은 거르는 편이지만 떠나가는 인연들을 결코 붙잡지 않는다.

뒤돌아보지 않는다.

크게 숨을 내쉬었다가  잠시 침묵으로 머문 후,

긴  남숨을 쉰다. 그리고 나서 다시 잠시 침묵 속에 머문다.

숨은 신의 선물이다. 현재의  내 삶이 신의 선물인 것 처럼….

09/14/ 2017 아침 메모

버지니아 숲 속에서 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