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어제 오후 부터  지브란의 시 '예언자' 를 다시 읽고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예언자' 시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격, 그 죽음의 쓰나미에

행여라도 다시휩쓸려가지 않을까 해서....  .

첫사랑의 순간으로 내 가슴 속에만

고히 숨겨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집을 책꽂이에 꽂아두고

책표지만 바라다보며 가슴을 설래곤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오후 드디어 가슴 속 비밀금고의

문을 열고 말았습니다.

지브란의 '예언자'를  떨리는 손가락으로, 떨리는 가슴으로

한장한장 넘기며 나는 깨달았습니다.  

나의 가슴이, 나의 심장이

아직도 젊은 지브란처럼

싱싱하게 뛰고 있음을...   

사랑은 늙지 않습니다.

병들지도, 죽지도 않습니다.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다만,

신이 불어넣어주신 첫숨결로,

첫사랑의 순정으로

싱싱하게  살아 있을 뿐입니다.  

어제 저녁에는 달라스에서 오신 고등학교 O 선배부부,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대학후배  R 부부와 어울려

소줏잔를 돌리며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모처럼 돼지 삼겹살도 먹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우리가  만날 때마다 해오던 습관처럼

카라오키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 선배는 애창곡  '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와 ' My Way' 를 불렀고

나는 "Can't help falling love'와 가곡 '기다리는 마음' 을 불렀습니다.

나는 아직도 사랑이 무엇이지 모릅니다.

다만 순간순간 무엇인가에 사로잡혀 있는 경험을

하기는 합니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벗들과 함께하면서도,

그리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도....

나는 사라집니다.

사랑에 대하여

그때 람미트가 말했습니다.

우리들에게 사랑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그러자 그는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순간 정적이 사람들을 감쌌다. .

이윽고 그가 큰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사랑이 그대들을 손짓해 부르거는 그를 따르십시요.

비록 그의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갈의 날개가 그대들을 감싸안으면 

그에게 몸을 맡기십시오.

비록 그 날개 속에 숨겨진 칼이

그대에게 상처를 입힐지라도.   .

사랑이 그대에게 말하면 그를 믿으십시오.

비록 그의 목소리가 북풍이 정원을 휩쓸어

폐허로 만들 듯

그대들의 꿈을 산산이 부숴버릴지라도.

사랑은 그대들에게 완관을 씌워주지만

고통의 가시관을 씌워주기도 합니다.

사랑은 그대를 자라게 하지만

그대들의 가지를 처내기도 합니다.

사랑은 그대들의 꼭대기로 올라가

햇살을 받으며 하늘거리는

그대들의 가장 연한 가지를 어루만져주지만

그대들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

뽑힐 정도로 쭈리를 흔들어대기도 합니다.

사랑은 곡식 단을 거두듯이

그대들을 자신에게로 거두어들입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타작하여 얼몸으로 만듭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키질하여

그대들을 싸고  있던 껍질을 날려 보냅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갈아

흰 가루로 만듭니다.

사랑은 그대들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주물러 만죽합니다.

그런 다음 잔신의 성스러운 불에

그대들을 올려놓아,

신의 성스러운 향연에 쓸 성스러운 빵이 되도록 합니다.

사랑이 이 모든 일을 그대들에게 행하는 것은

그대들이 자신의 가슴의 비밀을 알고, 그 앎으로 인해 

그대들의 위대한 생명의 가슴 한 부분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들이 만약 두려워하면서

사랑이 평온하고 즐겁기만을 바란다면,

차라리 깝질러 그대의 알몸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마다을 떠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계절없는 세상,

우슨다 해도 실컷  웃을 수 없고,   

운다 해도 도믄 눈물을 시원하게  쏟아내지 못하는

그런 곳으로.  

사랑은  그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주지않으며,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취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소유하지 않고

또 누군가의 소유가 되지도 않습니다.

사랑은 사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할 때 그대들은

'신이 내 가슴 속에 있다" 고 말하지말고,

'나는 신의 가슴 속에 있다" 고 하십시요.

또한 그대들이 사랑의 길을

지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십시요.

그대들이 사랑의 길을 갈 준비가 되면

사랑이 그대의 길을 지시할 것입니다.

사랑은 자신이 활짝 피어나는 것 외에는

다른 욕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대들이 사랑하면서 또  다른 욕망을

갖지 않을 수 있다면,

이런것이 그대들이 욕망이 되게 하십시요.

얼음이 녹아서

밤을 향해 노래하묘 흘러가는시냇물처럼 되기릏.

너무 사랑하여.

그리움이 고통을 알게 되기를.

그대들의 사랑으로

스스로 상처받게 되기를.

그리하여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피 흘리게 되기를.

새벽엔 날개 달린 가슴으로 일어나,

또 하루 사랑할 수 있는 날이 주어졌음을

고마워하기를..

한낮에 쉬면서

사랑의 환희를 음미하게 되기를.

저녁엔 고마운 마음으로

짐에 돌아오게 되기를.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가슴 속으로 기도하고

입술로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잠들게 되기를. 

-지브란의 시  예언자 중에서-    .

08/17/2017   아침메모

버지니아 숲 속에서

해암 박평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