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촛불 정국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집행위원장 김경호 목사)가 7월 15일 서울 청파교회(김기석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토론회 및 전원회의를 열고 지난 두 달 여간의 활동에 대한 평가과 향후 중.장기적 활동을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였다.

	▲ 광우병기독교대책위 회의

두달간 조직도 없었던 대책위 활동 평가

전원회의에 앞서 토론회를 가진 대책회의는 촛불교회의 현장에 있었던 김성윤 목사와 방인성 목사의 2달간의 활동평가와 한계, 장단점 및 향후 활동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김성윤 목사는 이번 기독운동의 성과에 대해
1) 꾸준하고도 끈질긴 대응을 통해 기독운동의 저력확인
2) 에큐메니칼 운동권과 복음주의권 및 한국YMCA 등과의 밀접한 공동투쟁으로 전체 한국교회 진보역량의 단합과 단결 강화 및 현장 투쟁경험 축적
3) 범국민적인 기대와 요구를 받는 기독운동으로 발전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운동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기간이었다며 몇가지 한계를 지적하였다.

1) 촛불 초기 대응에 대한 관심부족, 정세분석 대응에 대한 전략적 관점의 부족,
2) 조직면에서 기독교대책회의의 성격과 상을 낮춰잡음으로써 대응기구 조직에 대한 부담감과 실무력에 대한 현실적 판단으로 회의체로 출발
3) 1인 집행위원장과 4일 실무체제로 출발했으나 사실상 실무력은 붕괴된 상태로 계속 진행되었고 사실상 집행위원장으로 조직활동이 유지됨
4) 각 단위의 보다 적극적 활동이 부족하고 책임적으로 참여하는 데 한계를 보임
5) 기독운동과 국민대책회의 그리고 국민대중 등의 한계와 실천에 대한 전략적 관계와 관점이 필요함.

▲ 방인성, 김성윤 목사의 발제와 김경호 목사의 사회 ⓒ 당당뉴스 송양현

뒤이어 발제한 방인성 목사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기독교 대책위의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를 통해 '촛불정국을 향한 기독교대책위와 촛불교회의 의미'에 대해 재해석하였다.

촛불교회는 아픔의 현장 속 교회

촛불교회가 아픔의 현장에 같이 고통하는 교회를 표현하는 의미에서 제도적 조직교회가 아니라 누구나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유기적인 공동체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이러한 촛불교회와 지속적인 기독교운동을 위해서는

1) 각 단위별로 꾸준하게 기독교대책위 이름으로 목요 촛불기도회를 지속시켜야 한다.
2) 촛불교회가 정의를 외치는 현장교회로 남도록 지속 유지시키기 위한 구체적 정비가 필요하다.
3) 촛불기도회를 지지하는 참여교회 및 목회자와 기독인의 명단을 확보하고 확대해 나간다.
4) 각종단위 종교단체들과 연대하여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독주를 알리고 막아내야 한다.(종교적 양심에 비추어: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건, 한반도 대운하 추진 건, 종교편향주의 건, 촛불시민 폭력진압 건, 무분별한 한미FTA 추진 건, 언론 탄압 건, 대북 강경 노선 건)
5)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 단체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참여해야 한다.(대운하 반대, 한미 FTA 반대, 대북강경노선 반대 등)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정부, 국회의 여야, 시민대표가 함께하는 원탁회의 구성에 참여해야 한다.
6) 계속해서 귀를 막고 나아갈 경우 기독교 대책위는 특단의 결단으로 희생을 각오 하고 나서야 한다.(주간시위, 단식투쟁, 눕기 행동, 고행으로 전국 투어 및 횡단) 

촛불교회는 기독교대책위의 심볼이었다?

시작부터 첨예한 논란이 일었던 이날 모임에서는 촛불교회 깃발을 내리자는 주장과 이미 국민들에게 실존적 위치로 다가선 촛불교회를 내리면 안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촛불교회를 반대하는 주장에서는  촛불교회는 기독교대책회의의 심볼이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기독교대책회의를 넘어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촛불교회를 내리고 차라리 다른 상징물을 갖고 가자는 주장등이 나섰다.

특히 박승렬 목사(전국목회자정의실천협의회 총무)는 촛불교회가 대책위 이름으로 모든 것을 대체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미 촛불교회를 지난 자진철거 당시 합의한 과정인데 왜 다시 세워져 강제철거를 당하고 촛불교회가 여전히 현존하는 것에 대해 연대조직에 있어 상호 협의한 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두 번째 텐트를 쳤을 때 촛불교회 현수막을 들고 있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는 주장을 덧붙였으며, 오늘의 모임에서의 발제들이 촛불교회를 유지하고 살리는데 촛점이 맞춰졌다며 발제의 편향성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김경호 목사는 촛불교회에 관한 명칭과 기독교대책위의 명칭이 혼재되서 쓰이는 것도 있고, 나중에 촛불교회라는 이미지 자체가 부각되면서 대책위보다 촛불교회라는 상징으로 나가게 되었고, 촛불교회 깃발이 기독교대책위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고 정리하였다.

그러나 촛불교회 간판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촛불교회가 철거를 당한 것은 교회가 철거를 당하는 것과 같은데 이에 대해 강하게 어필을 해야되고 교계 전체 그리고 기독교 전체가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해야 되는 것이라며 촛불교회의 상징성이 국민들 정서에 중요한 자리에 있음을 지적해 주었다.

이밖에도 촛불교회를 계속 유지해야 된다는 입장이 월등히 앞서는 가운데 촛불교회가 이제 기독교대책회의의 심볼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현장에서 실존적으로 다가가 있는 만큼 계속 유지를 해야한다는 주장과 함께, 교회가 유형의 기성교회가 아니라 민중들 사이에 실존하는 열린교회로 다가서야 한다는 의견들이 팽배해졌다.

촛불교회는 자연스럽게 태동한 교회

방인성 목사는 이날 발제와 토론을 통해 촛불교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촛불교회에 대한 중요성과 상징성을 주장하였다. 특히 촛불교회의 출생에 대해 대책위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태동한 교회임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교회이름을 함부로 쓴다는 주장에 대해 방목사는 모이면 교회이고 아픔의 현장에서 위로를 할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예수님이 행하시고 말씀하신 교회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이런면에서 기성교회화 되어가는 한국교회에 개혁을 할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다양하고 첨예한 주장들을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받아들이며, 서로간의 양보를 통해 상호 다양성과 종교의 포용성을 존중하기로 결론을 맺고, 앞으로 기독교대책회의 상징물은 이쁜 십자가로 바꾸고, 촛불교회 깃발은 희망자가 상황에 따라 들기로 결정되면서 일단락 되었다.

기독운동은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바꿔야한다!

한편, 대칙위의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모두가 평등한 구조로 가기를 희망하였으며, 대표직은 봉사직이지 권력의 위치가 아니기에, 집행위원은 두되 모든 의결결정은 전원회의를 통해 결정짓기로 하였으며, 집행위원 역시 청년과 여성단체 대표가 각 한명씩 포함되어 7인으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공동집행장에는 김경호, 방인성, 조정현, 황필규 목사, 집행위원 7인에는 대외협력팀 최헌국 목사, 홍보팀 김성윤 목사, 행정팀 김종환 목사, 여성단체 추후 추가, 청년단체 추후 추가, 감리교 측 추후 한명과 조직팀장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박승렬 목사(목정평 총무)를 집행위원 7인에 포함시키기로 정해졌다.

향후 대응방안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국가인권위 빌딩 앞에서 모여서 기도회를 하기로 하는 한편, 시청이 개방될 경우 시청광장 촛불교회가 있던 자리에서 기도회를 열기로 정했으며, 국민대책회의 집중집회가 있는 이번 목요일(17일)은 오후 5시에 기도회를 하기로 결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