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로 바뀌어져 가는 촛불집회의 열기와 관심이 이제는 양대 기독교의 열띤공방전으로 치닺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정작 반성하고 지탄반아야 할 대상이 정부에서 기독교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 평화 위원회는 '촛불집회와 현 정국에 대한 시국토론회'를 23일(월) 오후 3시 기독교회관 2층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었다.

▲ 촛불집회와 현정국에 대한 시국 토론회 ⓒ 당당뉴스 송양현

거리의 정치와 제도의 정치 속에서...

'촛불집회, 거리의 정치, 제도의 정치'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호기(연세대)교수는 이번 촛불집회에서 변화되는 정치적 흐름을 6가지로 비교 진단하였다.

그는 이번 촛불집회는 현대적 정치(표 참조)에 대한 대응으로써 탈현대적 정치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오는 참여정치와 생활정치, 그리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인정정치의 성격도 보여주고 있으며, 대리인이 주인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라는 인식 속에 스스로 인정받고자 하는 열망이 어느때보다 강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제는 계급적 이슈보다 환경, 생명, 평화 등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가하는 이슈들을 다루는 위험정치가 이슈가 되었으며, 디지털 정치라고 하는 것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무너져서 시청앞에서는 사이버공간을 통행 쌍방형 정치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도 청와대와 여의도는 일방통행의 아날로그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학적 저항이다. 이제 화분을 들자!?

두번제 발제자로 나온 유경동(감신대)교수는 '촛불집회와 기독교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신앙의 가치관과 국가권력을 혼돈해서는 안된다고 이번 정권을 비난하며 지금 현 정부는 "주어진 권력을 기독교에서 주어진 권위로 착각한다는 것은 기독교의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현 촛불집회에서 비판받는 일부 보수 기독교가 극복하여야 할 점은 생활세계에서 경제적 고통을 당하는 국민들의 저항을 정치적 이원론에 근거한 색깔론이나 종교적 이원론에 근거한 마귀론으로 이해하지 말고, 생활 세계의 경제 논리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하였다. 이때 교회가 참여하는 방식은 다름 아닌 소외된 이웃을 위하여 교회의 자본을 사용하는 것이며 교회의 구조를 소유하는 방식에서 나눔의 방식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이번 촛불집회의 양태에 대해 그는 미학적 저항이라고 표현하며 총과 칼로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물대포를 맞으며 촛불이 꺼지냐 안꺼지냐가 이슈인데, 정부가 물대포를 쏘면 우리는 평화적이고 미학적으로 화분을 들고 나가자는 제안을 하기도 하며 어떤 형태로든 촛불집회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피력하였다.

	▲ 뉴라이트 폭력행사 현장연행

현재 촛불집회의 양태 진단은 어디로?

이번 시국토론회에서는 여느 토론회와는 다르게 원인과 현 상태에 대한 진단 없이 뜬구름 잡는 토론회로 열려 언론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큰 실망감만 안겨 주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제적인 시청앞 광장의 촛불집회에 대한 형식적인 언급조차 없었다.

지난 1주일간, 서경석 목사는 청계천에서 촛불반대집회를 열었다. 라이트 코리아 대표가 현장에서 폭행을 가해 연행되기도 하였다. 서경석 목사 앞에서 이런 기독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현판을 걸고 맞서 집회하다가 목사가 맞는 사태도 벌어졌었다. 성난 민심은 뉴라이트 진영을 향해 매국노라고 외치며 흥분하고 있다. 그 반대의 개신교에서는 같은 기독교이지만 다른 기독교라며 시청앞 광장에는 촛불교회가 세워져 있기도 하였다.

즉, 광우병 쇠고기 사태가 개신교 진보와 보수의 양대 산맥의 충돌을 불러왔고, 서로 국익이라며 시민들의 편에 서려고 한다. 언론의 관심도, 시민들의 관심도 이제는 한풀 꺽일 때쯤 목사들의 싸움에 구경이 난것이다. 이러한 현사태를 진단하는 모습은 이번 시국 토론회 장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 지난 6월 21일 밤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 세워지는 국민토성 건축현장 ⓒ 당당뉴스 송양현

	▲ 시국토론장에서 벌어진 보수단체의 목소리...

그들만의 시국토론회에 불청객난입

이번 시국토론회에도 어김없이 불청객이 찾아왔다. 소속과 정체를 알수 없는 자칭 목사라는 몇몇분들이 불쑥 들어와 빨간띠를 매고 약간의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질의 응답시간에 토론회에 참석한 회중들을 향해 질문이 아닌 설교를 하는 등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는 안하무인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줬으며, 자신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자 소란을 피워 행사장에서 끌려나가는 행태도 보였다. 그들의 주장은 하나같이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앉아서 질문같지도 않은 질문, 말도 안되는 소리만 떠들기 때문에 자신들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논리였다.

전근대적 사고를 갖고 진보기독교 운동을?

이번 시국토론회 장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충돌, 광우병 쇠고기 관련 촛불집회가 문제가 아니었다. 더큰 문제는 속칭 진보진영 내의 단합되지 않는 모습들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데 있다. 어느 여성목회자는 진보그룹에 왜 이렇게 조직이 많고 단체가 많냐며 뚜렷한 성과나 노력 없이 단체만 많은 것에 기독교 진보그룹이 각성해야 한다는 뼈있는 말을 하기도 하였으며, 또한 논찬자로 나온 청년단체들과 기성 진보그룹 세력들간의 서로간의 불신과 불만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수치스러운 토론회장이 되기도 하였다.

KSCF 도임방주 간사는(개인의 의견임을 분명히 함) 정교 분리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가 보수를, 보수가 진보를 뭐라하든 이제는 정치와 종교가 뗄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 10년간의 정권에 있어 진보그룹 목회자들이 정권에서 함께 일하다 다시 이쪽으로 되돌아 옴에 있어 여과없이 받아들인 일이 수없으며, 그들이 어떤 행태를 했는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기성진보그룹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대책위가 정책을 정하지 말라는 국민들의 말과는 상관없이 기독교대책위가 형성된다는 것은 아직도 기독교가 전근대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책위라는 구성 단위가 공신력 있는 1,800단체의 모임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 공신력을 누가 줬는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이며, 기독교적 신념이 사회적 공신력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현 기독교그룹의 행태를 비난하였다.

소금이 녹질 않는다!?

이에 대해 감리교청년연합회 이은영 총무는 기독교측 대오를 따로 만들고 있는데, 그것을 굳이 따로 만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현장에 국민들과 함께 들어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재 젊은 세대들은 다양화되고 있고, 창조적인데 과연 지금의 대책위뿐 아니라, 기독교대책위 역시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기성세력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소금이 되기 원하면서 정작 녹아내리려 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조직이나 시국 성명이 아니라 현장에서 녹아내려야 하는것 아니냐고 주장하였다.

지난 10년간 정부와 놀다가 이제와서...

김반석(기장 청년회 전국연합회) 총무는 이번 촛불집회의 원동력은 10대들이었으며, 순수한 시민들이었다며, 단적인 예로 6월 10일 촛불집회에서 대책위가 '오늘 집회는 여기서 해산하고 내일 다시보자'라는 말을 했을 때 시민들은 '당신이나 가라, 우리는 남아서 계속하겠다!'라고 응답했으며, 5분만에 청와대 홈페이지가 다운된 일 등은 기존 진보운동과 진보기독교운동세력이 간과하는 부분이라며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을 때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던 진보진영과 시민단체들이 역할을 감당하기 보다는 당시의 정권과 협력하는 쪽으로 대부분 가닥을 잡은 모습이었으며, 지금의 20대는 당시의 상황에서 비판정신을 배울 기회조차 없었다며 선배들의 양태들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20대 청년들은 교회에서 봉사라는 이름으로 노력동원의 대상이고, 그러면서도 "우리 때는 그러지 않았어!"라는 말로 선배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진보적 교회라는 곳에서 청년들을 '선교'라는 이름으로 가혹하게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소통?' 유행인가!?

김반석 총무는 자신의 발언의 마지막을 '소통! 유행하는 말인가 싶다'라는 논지로 마무리를 하였다. 그는 이석훈 교수의 말을 빌려 '기독교 청년들은 사회, 교회에서 치이고, 설상가상 동지적 마음으로 모인 기독운동의 장에서 마저 치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20-30대 청년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이고 사회적 인식도 다르고 관심의 영역도 다향해졌는데, 그나마 몇 안되는 청년들이 운동을 시작하려면, 일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며 단지 수족으로만 생각하는 이전세대의 관성과 기억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한, '소통'이란 말 앞에 '수평적 소통'이 전제되어 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전망 좋은 운동이라 할지라도 요식적 응답에 그칠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통 아우를 곳, NCCK뿐인데...

김경호 목사는 이러한 기독교 진보그룹속에 속한 기성세대들과 청년세대들과의 뚜렷한 차이를 바라보며, 서로간의 소통이 원할해 지지 못할때 그것을 아우를 수 있는 곳은 오직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뿐이라며, 이러한 행동 이전에 의사소통 구조를 먼저 마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급하게 준비된(준비기간 1주일) 시국토론회에서 기독교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논의가 전혀 가닥을 잡고 있지 못함을 지적하며, 지금까지 하는 방식대로 하지 말자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해야되는 것인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있는 촛불교회 현판 내리라고?!

한편, 이러한 난상토론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시국토론회에 대한 기독교 진보그룹의 무기력한 모습이 낱낱이 드러나는 한편, 일각에서는 기독교대책위에서 세운 시청앞 촛불교회가 교회 역할도 하지 못하면서 무슨 교회냐며, 당장 현수막을 기독교대책위 현수막으로 바꾸자는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인즉 교회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교회가 어떻게 교회가 될수 있냐는 일부 목정평 회원의 주장이 뒷받침이 되었다고 한다.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 참조로 23일자 경향신문 기사를 싣는다.

▲ 일부 사회언론에는 아주 긍정적인 기독교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는 촛불교회를 진보그룹 일각에서는 교회역할 못하는게 무슨 교회냐며 현수막을 제거하자고 한다!! ⓒ 당당뉴스 송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