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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가 시작된지 60번째 촛불문화제가 공교롭게도 개신교 목사들이 주도하는 집회가 되어버렸다. 어느 누구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촛불교회에 있던 기독교공동대책위 소속 목회자들이 함께 힘을 합한 것이다.
2주전 촛불교회가 설립되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교회가 건물속에만 박혀있지 않고 세상을 교회로하여 교회밖으로 나왔다는 것에 많은 희망과 기대감에 차 있었다. 물론 이것이 교회 역할의 당연한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오히려 반성해야 할 점이다.
그러던 촛불교회가 갑자기 2주전 목요일에 자진 철거를 하였다. 국민대책회의에서 함께 의논하여 텐트를 자진철거하겠다는 의견과 기독교 대책위 내부에서 교회의 역할을 못하는 교회가 세워질 수 없다는 논리, 현실적인 어려움 등이 모아져 목요일 자진철거하였고, 나머지 텐트들은 그 다음날인 금요일 강제철거 당하였다. 이때 시민들과 하루라도 더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 촛불교회가 다시 시청앞으로 나섰다. 월요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시국미사를 드리면서 단식하겠다고 나서며 쳐놓은 텐트 옆에 나란히 세워졌다. 다시 현수막이 올라갔고, 깃발이 올라갔다. 교회가 그 많은 문제와 난관들을 뒤로하고 용기있게 세상에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다시금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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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1일밤 다시세워진 촛불교회 ⓒ 당당뉴스 송양현 |
이날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독교공동대책위가 오후에 기자회견을 하고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나섰던 날이다. 그러나 목회자들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거침없는 전경들의 강경대응에 방인성 목사의 갈비뼈는 두곳이나 금이갔고, 기자도 중간에 눌려 장비들이 부서질 뻔 했다. 방인성 목사의 손은 이빨로 물어뜯겨 상처났으며, 목회자들의 비폭력, 평화행진, 인도로 가겠다는 것을 철저히 막아서버렸던 뼈아픈 날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항의서한이 대표자 3인이 전달하고 바로 뒤이어 시청앞 광장에 촛불교회를 세웠다.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촛불교회 텐트를 싣고 오던 봉고차가 불심검문에서 검문당해 돌고 돌아 어렵사리 늦은 밤에 텐트를 쳤다. 아직도 촛불교회라는 것에 반대하는 전국단위 목회자 그룹이 있다.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이 촛불교회가 교회냐? 당장 깃발 내려라!
그들에게 묻고 싶다. 스스로 진보운동권이라며 자칭하는 당신들이 촛불교회를 건물안의 교회로, 기성교회 형식으로 묶어낸다면 당신들은 여의도나 강남의 모교회 목사들과 같지 않는가?
오늘 60차 촛불집회를 개신교 목사들이 인도하는 기도회로 드렸다. 방인성 목사가 말했다.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시작된 말속에는 목회자가 현장을 버린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겠다며 섬기지 않는 모습과 똑같다는 내용을 전했다.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것이라는 예수의 말씀을 따라 의를 위해, 정의를 위해, 생명을 위해, 평화를 위해 시청앞에 모인 사람들이야 말로 성서에서 말하는 복받을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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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교회가 6일 주일 오후 철거당했다 ⓒ 송양현 |
오늘 7월 6일 오후 4시 촛불교회가 이번에는 자진철거가 아니라 강제철거 당했다. 교회는 성전이라고 왜쳤지만, 시민들이 사유재산인 텐트를 왜 가져가냐고, 목사와 교회에 이러면 안된다고 왜쳤지만, 공권력 앞에서는 무기력 할 뿐이었다.
비록 텐트는 부서지고 뺏겼지만 목회자들이 주일예배를 마치고 하나둘 모여들었다. 건물이 필요없어졌다. 시민들이 모여서 울타리가 되었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진정한 교회가 되어버렸다. 지나던 시민들이 한마디씩 한다. 목사님, 함께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들한테 이게 무슨짓이냐?, 고생많으십니다...
2주전 처음 촛불교회를 세웠을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그때는 이사람들 뭐야?, 조용히 교회에나 있지 뭐하는 짓이냐? 등 비난의 여론이 거셋다. 그런데 오늘 시민들 앞에서 촛불교회가 뜯겨져 나갈때 시민들이 몸으로 막아주었다.
시민들이 교회와 함께 해주었다. 철거당해 오갈때 없는 목회자들에게 돗자리가 제공되었다. 일부 시민들은 기회를 봐서 자신들의 텐트를 가져다 주겠다고 하였다. 먹거리도 가져다 주었다. 2-3일 버티다 나간 성직자들과 다르다는 진정성을 시민들 스스로가 인정하였다.
비록 불교와 천주교가 밤사이 자진철거하여 성직자에 대한 기대감이 실추되었지만, 현장에서 일부 목회자들이 보여준 순수성과 진정성으로 인해 시민들이 희망을 보게되었던 것이다. 성직자들이 자신들과 함께 해주고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고 희망을 볼수 있었던 것이다.
저녁 7시가 되자 전경들이 시청앞 광장을 둘러싸고 입구를 막았다. 원천봉쇄... 들어올수도 나갈수도 없는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손수 나섰다. 여기에 모인 이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으며, 비폭력 평화집회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나섰다. 덕분에 60차 촛불집회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경찰들도 성직자들이 나서면 평화적이라 12시전에 돌아갈 수 있어 좋다고 하였다. 전경10개중대가 저녁 10시가 되자 완전히 철수하였다.
시민들이 촛불교회 앞으로 다시 모여든다. 감사합니다. 내일도 오실거죠? 계속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곁에 계셔 주셔서 든든했습니다... 등등 시민들의 감사표현이 넘쳐났다.
촛불교회... 이제 시국현안이 있을때마다 오늘 참석한 시민들은 우리에게는 목사님들이 있다! 촛불교회가 있다! 현장에 가면 그 촛불교회... 이러한 인식과 기대감에 잠못 이룰 것이다. 내가 알았던 목사들과는 다른분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교회와는 너무나 다른 교회였다라는 새로운 인식이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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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양현기자 ⓒ 이필완 |
앞으로 촛불교회는 시민들과 현장속에서 유형이든 무형이든 계속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목사들의 살신성인은 시민들에게 순수성과 진정성을 넘어 기댈수 있는 위로감과 삶의 희망의 메세지까지 던져준 고귀한 예수가 되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촛불교회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뒤로 감춰질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기록에는 존재하며 언제든 다시 세워질 수 있는 교회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촛불교회에 거는 기대감은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시민들에게까지 확대되었기에 앞으로 목사들의 역할은 책임감 있고, 진정성, 순수성으로 그들에게 한발한발 다가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무차별적인 공권력 투입에 대해 7월 7일 오후 한시 촛불교회앞에서 기자회견이 있을 예정이다. 성직자를 이렇게 대했으니 평소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대했을까?라는 생각이 목사들의 마음 한귀퉁이에 눈물이 나게 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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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를 타신 시민... 혼자 귤과 빵, 음료수 등 각기 한박스씩 세박스를 챙겨다 주셨다.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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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번째 촛불집회 후 시민들이 목사님 함께해주셔 감사해요 라는 말과 함께 인사를 건네고 있는 모습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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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세워진 촛불교회앞에서 기도하는 시민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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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교회에서 예배드리던 광경 ⓒ 이필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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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 MB OUT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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