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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교회 이야기6 - 시청 앞 촛불교회 하루 지킴이의 일기
방인성 목사 (함께여는 교회/뉴스앤조이/복음과상황)
6월 25일
조금씩 늦어져 죄송합니다. 오늘은 이날 촛불교회 텐트를 24시간 지키신 방인성목사님이 쓰신 글을 보내드립니다....(김성윤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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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인성목사, 6월25일 성공회 성당 앞길에서 모엿던 촛불기도회에서 ⓒ이필완 |
그 동안 존경하는 동역자들이 여러 날 수고 하여 촛불교회를 섬겼다. 지난 6월25일은 나와 청년들이 시청 앞 촛불교회를 지키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보수단체의 6.25기념행사가 우리 천막 바로 앞에서 진행되어 긴장감이 돌았다. 특수부대 출신들이 옛 군복을 입고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을 부르고 인공기를 불태우는 장면은 섬뜩했다. 지나가던 사람이 천막 안으로 들어오면서 “저 사람들 왜 저래? 북한과 전쟁이라도 벌일 판이야”하며 “저런 원한을 갖고 평화통일을 어떻게...”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촛불교회라는 이름을 보고 들어와 “요즘 기독교가 나라 망치는데 이런 교회도 있나?”라며 말을 건넨다.
오후가 되어 내가 자리를 잠시 비운사이 노인들2-30여명이 촛불시위 그만하라는 항의를 하며 친북 좌파라고 몰아세워 지키던 청년들이 고생 좀 한 것 같았다.
오후 5시쯤 돌아와 보니 시청 앞 광장에 행사준비가 한창이었다. 오후 6시부터 에스더 기도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6·25 국가 기도회가 새벽 2시까지 열리기 때문이었다. 강사로 나온 김준곤 목사는 지난 10년 동안 좌파 정부가 사람들을 의식화시켜 촛불시위로 혼란한 정국을 만들어 냈다고 비판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을 떠넘겼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좌파는 북한과 연결되어있다”고 촛불이 사라지기를 설교하니 아멘으로 화답한다. “반미를 막지 못한 것을 회개합니다.” “좌파를 막지 못한 것을 회개합니다.” “촛불시위를 막지 못한 것을 회개합니다.” 라며 손을 들고 소리 지르며 기도한다.
시위에 나온 어떤 청년은 자신도 교인인데 저런 기도집회가 창피하다며 천막 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런 기독교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라고 야유한다.
혹시나 촛불교회를 지키는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을까 해서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저녁에는 동역 자들로 텐트 안은 가득했다.
밤 10쯤에 광화문 앞 시위 상황이 궁금하여 몇몇이 갔다. 마침 광화문 옆길로 일부 시위대가 진행 중이라 우리는 그 대열에 참여 하였다. 우리 모두는 경찰이 막아 놓은 차량을 넘어 청와대 가까이 가서 외치고 싶었다. 그날 나도 이렇게 귀를 막고 말을 바꾸고 있는 대통령에게 벽을 넘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서 호소하고 싶었다. 어느새 나는 대열 앞에 있었고 가로막힌 전경 버스 위를 오르고 있었다. 마침 한쪽이 뚫렸고 버스 두 대를 넘어 경찰의 벽을 넘어섰다. 두 번에 걸쳐 분말 소회기를 내 얼굴에 살포하였으나 옛날 맡았던 최루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전경들에 의해 다시 물려났고 앞에 있던 약 10여명은 고립되고 말았다. 고립된 우리는 전경들에 의해 포위가 된 채 3시간 정도 있었고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넘어 갔다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천막 촛불교회로 돌아와 보니 새벽 2시쯤 되었다. 어떤 사람이 촛불교회가 왜 있으며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외치는 정당한 호소에 함께하고 촛불시위를 왜곡하는 일부 기독교에 대해 부끄러움을 갖고 참회하며, 어두움을 밝히는 빛으로의 당연한 정체성이라고 설명하였다.
새벽 3시가 넘어 눈을 부치려하니 술에 취한 노숙자 한분이 슬며시 텐트 안으로 들어오시더니 잠을 청한다. 시위를 하다 지친 분들도 눕는다. 나에게 허락 같은 것은 받을 필요도 없다 누구나 올 수 있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초라한 텐트 안에 그런 위세를 떨어 봐야 우습고 이미 주변사람들은 친구가 되었고 모두가 교인이다.
시청에서 철거 명령 공문이 2차에 걸쳐 왔기에 곧 천막은 헐릴 것이다. 어차피 지상의 교회들은 없어지고 다시 시작하고를 반복 한다. 소아시아의 그 유명한 일곱 교회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그러나 진리의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기에 텐트는 걷혀져도 심장 속에 불은 타 오를 것이다. 이런 불의한 일이 있는 한 누군가에 의해 촛불교회는 또 다시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촛불교회는 아픔의 현장에 같이 고통 하는 교회를 표현한다. 제도적 조직적 교회가 아니라 누구나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유기적인 공동체이다. 한국교회는 이런 정의와 평화의 공동체를 꿈꾸어야한다. 아침7시, 출근하는 사람들의 발소리에 잠을 깼으나 옆에 있는 이름 모를 친구들은 곤히 자고 있다. 조용히 텐트의 안과 밖을 정리 하고 새날 맞을 준비를 하니 오늘 촛불교회 지킴이 당번 목사님이 오셨다. 곧 없어질 교회를 지키기 위해, 그래야 또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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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후 6시 마지막 예배를 지나가던 시민들과 함께...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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