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 봄에 <텃세의 죄성> 이란 글에서 어느 곳이든 먼저 자리 잡은 인간 군상들의 추잡한 텃세에 대해 말한바 있습니다. 인간세계에서는 어디를 가나 특유한 텃세란 기득권의 못된 습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말했습니다. 이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 낸 것도 텃세 정치의 병폐로 인한 것임을 생각나서 이글을 씁니다. 적어도 텃세의 정치가 군사독재 정치시대를 마지막으로 없어지나 했더니 다시금 부활하고 있음은 어찌된 일입니까?

텃세는 죄성의 구조와 철저한 인간의 악한 속성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텃세는 바로 타락한 인간들이 죄성에 포로가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들어내기 보다는 인간의 영광을 들어내기 위하거나 아니면 나의 영광, 내가 속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물리적 행사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물리적인 낡은 텃세는 사라져야 합니다.

이러한 텃세의 존재는 어디에도 없는 곳이 없습니다. 이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도 결국은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할 것 없이 총망라한 텃세의 복합적인 누적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텃세가 보통 통과의례의 상식적이고 이해가 가는 범위이라면 자연스럽게 텃세의 터널을 통과 할 수 있으며 좀 정도가 심하게 당하는 사람은 견디지 못하고 직장을 떠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허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이 조직적이고 권력적인 텃세와 악의적이고 고위적인 텃세 권력정치에는 아무도 견뎌낼 재주가 없습니다. 누구라도 표적을 삼아 먼지를 터는데는 베겨 낼 사람이 한사람도 없기 마련입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국가적 ,국민적 과제는 해묵은 정치의 폐습을 폐기처분하여 버리는 것이고 국민화합의 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기득권의 손해를 감수하여야 합니다. 권력의 힘이 수그러져야 합니다. 모든 공직자가 국민을 섬기는 청지기 즉 종의 자세를 가져야 가능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의 삶 일생동안 텃세의 고난으로부터 한시라도 조용할 날이 없었을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짧은 법관시절도 법조계의 기득권세력인 판사들의 텃세의 작용이 한 몫 하지 않았겠나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국회의원 시절도 그렇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리고 퇴임후에도 기득권의 텃세 정치인, 여야 할 것 없이 텃세의 공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텃세의 공격이 얼마나 교묘하고 노골적이고 , 정치적이고 또한 그 부작용이 얼마라 심각한가를 보여준 대표적이자 충격적 사건의 최정점이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초, 중, 고등학교에 새로 전학하여 온 학생들이 기존의 학생들의 텃세의 정신적, 물리적 행사에 시달리고 왕따를 당하여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에 너무도 무감각하였지만 이제는 텃세의 죄성의 심각성을 알고 사회악의 목록에서 없애야 할 것입니다.

텃세는 일종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지기 방어작용입니다. 똥개를 비롯한 모든 동물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하리라 짐작됩니다. 사람도 동물인지라 어쩔 수는 없겠지요. 기존 국회의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름 없는, 아무런 정치적 백도 없는 있다고 하여도 사생아가 되어 버린 정치인, 나 홀로 삼당합당을 거부한 정치인에게 누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겠습니까?

삼당합당 당시 여야 할 것 없이 모조리 헤쳐모여 한 막강한 정치세력에 빌 붙여 한자리 하고자 하는 철새정치인들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 “정” 자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사실 당시에는 그런 우직한 원칙 있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기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 한사람만 남았습니다. 그런 정치인을 국민들이 믿고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던 것이지요. 언제 다시 우직하고 원칙 있는 그런 인물을 만나게 될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게 될지 요원하기만 합니다.

정치의 텃세가 강한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있어서는 상고출신 변호사가 인권운동, 5공 청문회 스타의 인기몰이로 대통령까지 되었으니 얼마나 샘통이 났고 배가 아팠겠습니까? 한마디로 배가 아파도 이만저만 아픈 게 아니었던 것이지요. 이는 한마디로 굴러들어 온 돌에게 내노라하는 박힌 돌인 기성정치인들이 빼지지 않으려고 하는 추잡한 정치 생존방식으로 이해가 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시기하고, 탄핵까지 하고, 퇴임 후 조용히 사는 사람을 사방으로 긁어 죽음으로 몰아내친 것은 한국정치의 추잡함을 스스로 만천하에 들어 낸 것으로 생각합니다.

굴러들어 온 돌에게 자리를 내주기 싫어 박힌 돌끼리 똘똘 뭉쳐 기득권을 행사하려고 대통령 탄핵까지 시도했지요. 그래서 그들의 기득권 정치세력을 회복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후 그들은 또다시 호시탐탐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이기에 숨을 고르고 있다가 퇴임 후에 다시 시도하였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데 그들의 시나리오대로 가지 않고 엉뚱한 변수가 등장하자 많이들 당황하였을 겁니다.

자기들 보다 몇 수 더 강경한 죽음을 선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택은 낡은 정치를 개혁하려는 마지막 그분의 의지 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낡은 보수 수구적인 정치구조를 깨뜨려 개혁적이고 깨끗한 정치구조를 수립하는 것이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대열에 서도록 마지막으로 몸을 던져 거름으로 사용되어지기를 자청하였던 것이지요. 우리 국민들은 현 정권이 어떤 수를 두는지 보고 있습니다, 제발 악수(惡手)를 두지 않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이제 지나간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나라의 정치가 성숙되고 국민들이 살기 편한 나라로 만들어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것은 정치인들의 몫입니다.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치인들은 깨어 있어야 합니다. 정치인의 말이 보증수표가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정치인에게 한 가지 진실이 있는데 그것은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도둑놈이다. 숨 쉬는 것 빼고는 다 거짓말이야 하는 비아냥거림이 사라져야 합니다.

협잡정치, 중상모략정치, 당파정치, 패거리 정치, 떡값정치, 로비정치, 등등의 부정적인 정치단어가 이제 언론에 나돌아 다니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세비를 자진 삭감 반납했다. 보좌관을 감원 했다, 세비를 복지단체에 기부했다. 상대당의 정책이 좋아 동의하고 후원했다. 는 등등의 좋은 소문만 나돌아 다니는 그런 한국정치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