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노병사의 굴레를 메고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반드시 병들고 늙어 죽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각종 안전사고와 문명병과 식원병, 환경오염의 재앙이 추가되어 죽음자체가 두려워 모두가 죽기를 두려워하고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입니다.

특히나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기에 잘 간수하고 이 땅을 선하게 관리하며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가야 할 의무도 있는 것입니다. 죽음 또한 하느님의 고유권한입니다. 따라서 생명의 소중함에 경외심을 갖고 어떤 이유이든 자살은 안 된다는 생각이 우리 기독교인들의 기본적인 생각임에는 필자 역시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생사여탈권을 주재하신 하느님의 능력이 자본주의이전에는 그래도 인정되었지만 지금은 타락된 자본주의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경제권력과, 정치권력, 종교권력. 언론권력이 생사여탈권을 좌지우지 하고 있습니다. 그 생사여탈권이 우리 인간의 죄성의 논리에 따라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데 심각성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구조적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성적과 수능시험의 스트레스에 의해서 죽었건, 직장에서 짤려서 죽었건, 연예인들의 이중적인 삶의 고뇌에서 죽었건, 사업가들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죽었건, 연인들이 실연을 당해서 죽었건 어찌되었던 자살은 없습니다. 우리사회의 구조상 각종 스트레스가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아 세운 것입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이 세상 권력들에 대한 저항감과 경멸감과 자신의 존재감의 상실, 자존감의 상실로 인한 최후의 선택이었을겁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라고 외친 유대인 백성들과 같은 사람들, 일본식민지이든 미국식민지이든 뭐 상관있나? 우리 편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해주면 그만이지. <아니 이렇게 살기 좋은 세상에 죽기는 왜 죽어 죽을 용기 있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지> 하는 식의 말들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다른 존재적인 환경과 삶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자살한 사람에게 모조리 정죄의 화살을 퍼 붓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종교적 교리로 이데올로기적인 잣대를 가지고 판단한다면 자살한 사람의 고뇌와 환경적 원인을 간과하기 쉬우므로 함부로 폄하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황금만능과 쾌락주의 시대에 있어서 자살이란 의미는 또 다른 측면으로 되새겨 봐야 합니다. 단순한 동기에 의해서 목숨을 포기하지는 않는 복잡한 메카니즘이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사회가 각박해지고 경제 불황이 깊어진데서 온 생활고와 경제적, 정치적 스트레스의 그물망에 걸려들어 죽음을 선택한 것이지요.

대중의 우상적인 존재인 연예인들의 자살뉴스와 인터넷에서 자살 사이트를 만들어 같이 집단 자살하는 경우도 물론 생명경시사상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우리사회가 그만큼 <사람 사는 세상>이 못 된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못생기면 못 생긴데로, 공부 못해도, 권력이 없어도, 돈이 없어도, 지금 처한 형편대로 인간답게 살수만 있다면 자살은 없습니다. 우리사회의 모든 부패와 구조악들은 근절될 것입니다.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까 자살이란 최후의 선택을 하는 것이지요. 생태적인 사회가 되지 못하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지요.

심리학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우리 인간들의 자살은 상당 부분 <우울증>으로부터 온다고 합니다. 동물학자의 관찰에 의하면 심지어 침팬지도 어미 침팬지가 목숨을 잃자 그의 어린 아들 침팬지가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식음을 전폐하며 어미의 시체 곁에 머물다가 어미의 뒤를 따라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어미를 잃은 스트레스에 의해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삶의 희망을 잃고 강인한 생명력을 무기력하게 하는 주변의 환경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필자는 요즘 <무비용 저비용>의 치유와 건강관리 원칙에 따라 벌침을 맞고 있습니다. 꿀벌이 한 번 침을 쏘고 나면 벌침이 몸에 박히게 됩니다. 이때 꿀벌의 침이 빠질 때 내장까지 같이 빠지게 됩니다. 결국 그 벌은 죽게 되지요. 왜 꿀벌들은 적들에게 자신의 신체일부인 침을 놓아놓고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까요? 그것은 꿀벌의 자살이 자기 개체종족을 위한 자기희생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돌고래의 때죽음도 그러하다고 합니다.

한 개체가 적을 방어하기 위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자기종족들이 어려운 환경에 벗어나게 하거나 생명을 이어나가게 하기 위함이지요. 사람도 이런 예가 있습니다. 물에 빠진 아이를 엄마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아무 준비도 없이 맨몸으로 물에 뛰어 들어 죽는 경우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와 같은 것입니다. 딴 사람이 보면 어리석기 그지없는데 엄마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그런 심정이었을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또 하나의 민주주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나가고 있습니다. 군사독재시절도 아닌데 시국선언을 하는 양심적인 교수들이 자꾸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냉철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군사독재의 찌꺼기와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적인 정치, 행정, 사법, 입법 권력기관들이 모든 것을 던져 버리고 국민을 위해 종으로 청지기로 존재할 때 까지 진실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권력자, 기득권자, 가진 자들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 할 때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이 가지고 소유하려할 때 삼성이란 대기업의 편을 들어준 대법관 같이 사법의 정의와 인간의 양심을 포기하는 후안무치한 판결의 대열에 서고자 하는 사람이 상류층 상식인으로 살아 갈 때 우리 사회는 어두워져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시점을 대한민국 역사에 소중한 터닝포인터, 역사적인 기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기나긴 압제와 굴레를 벗어 던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친일파와 그 후손들, 군사독재시절 기득권을 누렸던 수구보수 세력들과 그 후손들은 거대한 부와 인맥으로 우리나라 상층부의 두터운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투기적 세력을 장악하고 아성을 쌓았습니다. 별천지의 세상에서 수많은 종들을 부리며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이게 우리 조국의 모습니다. 이제는 그런 아성을 허물고 더 이상 그런 논리가 통하지 않도록 우리국민들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한번 펼쳐 보는 것입니다.

이들 꼴통 세력들은 언론의 사주로, 국회의원으로, 대기업의 회장으로, 대학의 총장으로, 유명 연예인으로, 검경의 수뇌부로, 그리고 거대 교회의 목사로 국민의 머리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돈맛을 알았고, 권력의 맛을 알았기에 아웅다웅 살고 있는 국민들의 피폐된 삶과는 유리가 된 지 오래입니다. 서민들 한 달 치, 아니 일 년 치 생활비가 이들에게는 하루 저녁 밥값, 술값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퇴임 후 귀거래사 한 초유의 대통령이 고향에서 살 집조차 돈을 빌려 지은 집을 아방궁이라 모함하고 국가 원로로 조용한 활동조차도 방해하고 흠집을 내고 먼지 털듯 수사하여 결국 그분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았습니다. IMF 경제위기로 끌고 간 대통령도, 수천억의 뇌물을 받은 군사독재 대통령도 번듯이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권력기관 아무도 강제집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언론도 더 이상 문제 삼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서민들은 몇 백 만원 채무만 있어도 강제집행 하는데 이들 두 대통령은 수 천 만원의 벌금을 국고 환수해야 하는 채무가 있는데도 유야무야 하고 있습니다. 과연 법의 진정성과 형평성이 지켜지고 있는 나라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검찰의 수사권에 원천적인 오점과 허점, 모순이 있기에 우리 국민들은 도저히 검찰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검찰의 권력의지가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나라는 결코 정의롭지도 못하고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천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전 바보대통령은 정치의 뜻만 높이 세우다 매번 지역구인 부산에서 낙선만 했는데 집안에 무슨 돈이 있었겠습니까? 정치하다가 낙선하면 기둥뿌리 날라 간다는 건 상식이 아닙니까? 원칙과 상식의 길을 걷는 바보 정치인의 아내로서 자식 뒷바라지를 하는데 왜 돈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겠습니까?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결코 검은돈의 뇌물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에 있어서 필요하기 때문에 받았을 겁니다. 스스로 뇌물을 받으면 패가망신 한다 해놓고 자존심이 강한 노 대통령이나 권양숙 여사가 그 돈을 뇌물로 받지는 않았을 겁니다. 누가 권력이 사라져 가는데 정치보험금을 들겠습니까? 인간적인 차원에서 주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은 좌우지간 그런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이 부끄럽고 구차하면서도 국민에게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밝힌 노 전 대통령의 솔직한 답변으로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면목 없음을 말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이미 대통령의 자존심은 망가졌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사에서 퇴임한 대통령이 고향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고향마을 뒷산에 등산하고, 농사를 짓고, 환경문제를 생각한 대통령이 있었습니까? 있는 둥 없는 둥, 국가원로로서의 행보를 하지 않고, 죄지어 숨어사는 대통령의 기억을 가지고만 있는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관광으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으며 소탈하게 손님을 맞이하였습니다. 농촌을 살려 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실천하고자 했지만 이제는 더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국민이 언제라도 찾아가서 이야기 하고 술 한 잔 할 권리를 현 이명박 정부는 빼앗은 셈입니다.

이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허황된 공약을 믿고 잘못 투표를 하였기 때문이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된 이후에 오히려 경제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서민들은 날로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 피부로 느끼지 않습니까? 국민들이 속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대통령 당선이 되던 낙선이 되던 상관없이 사재를 사회 환원 하겠다는 약속은 아직까지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국민을 호도하고 현혹하기 위한 정치적인 구호인 <잃어버린 10년>과 <경제 살리기> 는 국민을 현혹하는 헛구호였습니다.  부자들을 위한 정부에서는 앞으로 우리 서민들은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야 할 세월> 이 될지도 모르는데  이제라도 현 정부의 정직성과 신뢰성,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고 직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