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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공포의 시대에 우리의 희망, 예수
- 한국기독교연구소 제6회 예수목회세미나 참석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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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6회 예수목회세미나, 홍정수교수의 강연 ⓒ 이필완 |
우리는 시방 주님의 사순절을 걷고 있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사신 주님의 뒤를 따르는 절기이다. 소유 지향적 삶을 버리고 존재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하신 주님의 가르침을 새기며 자신과 교회를 성찰하고 기독교의 정체성을 회복할 때이다.
그간 역사적 예수의 삶을 조명하는 다양한 책을 번역하여 보급한 한국기독교연구소가 여섯 번째 예수목회세미나를 2월 9일~11일까지 사랑의 교회 안성 수양관에서 열었다. ‘탐욕과 공포의 시대에 우리의 희망, 예수’라는 주제로 육십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미나는 인간의 탐욕과 물량주의가 불신앙적 행위이며 교회가 마땅히 맞서 싸워야 할 악마적 시도임을 분명히 확인하는 자리였다.
세계는 신자유주의 경제관을 바탕으로 무한경쟁과 무제한적 자본증식을 허용한 가치관의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다. 물질의 소유가 인간존재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헛된 망상이 지구적 차원에서 강요되고 있으며 이에 복종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유무형의 협박으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불복종 세력에 대하여는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더 이상 생명과 평화, 사랑과 정의는 찾아볼 수 없고, 오직 탐욕과 공포가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삼키고 있다.
예수는 메마른 땅에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셨다. 예수는 로마제국의 비호 아래 종교와 정치의 기득권을 장악했던 자들로부터 율법주의라는 폭력에 의해 억압당한 민중의 삶을 돌보셨다. 예수는 탐욕과 물량주의에 저항하는 참된 인간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임을 삶으로 증거 하셨다. 그러나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기독교는 예수께서 그렇게도 경멸하고 증오해마지 않던 탐욕과 물량주의를 추종하고 인류를 파괴와 죽음의 길로 몰아가고 있으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예수의 가르침을 버리고, 물량주의와 탐욕에 쉽게 결탁하여 성장주의를 추종한 나머지, 그 정체성을 잃고 맛 잃은 소금이 되어버렸다. 또한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고 ‘영혼구원만을 주장함으로써,’ 이 세상에 대해 무기력한 교회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한국교회는 장로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이명박 정권을 무조건 비호하며 시대적 요청을 외면함으로(써) 하나님의 예언자임을 망각하였다.
현 정권은 지금,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성장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미명 하에 4대강 정비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는가 하면, 용산 재개발지구 강제철거, 미디어방송법 제정, 비정규직법 개정, 농촌지원금 삭감 등의 반환경적 반민중적 정책을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탐욕과 공포의 정권이며, 이명박 정부를 비호하는 한국교회 역시 탐욕과 공포의 추종자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된 이들과 곤고한 이들, 가장 작은 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위로했던 역사적 예수의 모습 속에서 희망을 보아야 한다. 예수는 불의한 권력자와 타협하지 않았고 강도의 굴혈이 된 성전을 정화하였으며 위선적 교회 지도자들을 꾸짖었다. 예수의 가르침과 삶과 죽음은 오늘날 길 잃고 방황하는 한국교회를 인도할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야만 한다.
미국 발 금융위기와 생태적 위기는 인류는 물론 지구생태계 전체를 무너뜨릴 지도 모른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자본과 물량의 광풍을 이길 수 있는 참 길은 이 세상 어떤 힘에도 굴하지 않고 하늘의 뜻을 따라 참 사람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에게 있다고 믿는다. 예수의 삶을 따라 사는 길 만이 한국교회가 새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에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주최한 제6회 예수목회세미나에 참석한 참석자 일동은 탐욕과 공포에 길들여진 한국교회의 과거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예수의 가르침과 삶을 따라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삶을 새롭게 할 것을 다짐한다.
2009년 3월. 20일
한국기독교연구소 제6회 예수목회세미나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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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2월9-11일 열렸던 제6회 예수목회세미나 참가자 기념촬영 ⓒ 조성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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