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대행이 피고?? 그럼 선거 당사자는??

조정일 전날까지만 해도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법정관리인으로써 관리 이외에 어떤 권한도 없다는 것이 감리회 본부와 고문변호사 그리고 법조계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조정 당일 조정장은 정반대로 보조참관인인 고수철, 김국도 목사에게는 조정에 있어 어떤 권한도 없음을 밝혀 이규학 대행이 피고 측 입장을 주장하며 원고 신기식 목사와 합의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양측은 이규학 대행은 선거와는 무관한 사람이며 원고인 신기식 목사가 세운 법정관리인인데 어떻게 조정당사자가 되냐며 불만을 나타냈으며, 향후 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조정에 대한 또 한번의 법정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책임자는 사라졌다!!

이번 선거사태는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가 문제였음이 만 천하에 공개됐다. 또한, 후보자 자격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기에 법정소송에 까지 끌려왔다. 그러나 정작 이번 조정에는 이러한 두가지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무조건 재선거라는 합의만 했다.

신기식 목사가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묻겠다는 순수했던 열정과 잘못된 선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협심이 전국 감리교회 교인들과 목회자들에게 한가닥 희망으로 다가 왔었다. 그러나 이번 조정에서 신 목사는 이러한 초심은 사라진 가운데 재선거에만 합의를 함으로써 선거무효소송에 대한 의미는 퇴색되 버렸다.

특히 감리회 현 사태의 최고 핵심인 후보자 자격시비와 현재 총회에 대한 개최여부는 이번 조정에서 빠짐으로써 그 누구하나 감리교회를 위해 책임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의도와는 무관하게 사회법에 난도질만 당해버린 상황이 연출됐다.

또한, 조정문에는 피고(기독교대한감리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소는 취하하였다는 표시가 되어 있어 이번 사태의 책임자는 아무도 없게 됨으로써 이번사태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왜 이렇게 왔는지 흔적조차 없어지게 됐다.

고수철, 김국도 목사 재선거 환영!!

재선거 조정합의에 불만이 가득한 양측이지만 일단 재선거에 대한 부분은 양측이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선 양측은 이규학 대행이 법정관리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가로채간 것에 대해서는 이의신청을 제기함으로써 다시한번 법정 싸움으로 치닫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리고 재선거에 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한다는 본부의 의견에 적극 찬성하며 환영의 입장을 표하며 중립적이고 분명한 선거관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수철 목사의 경우 현재 교회를 담임하고 있지 않아 감독회장 출마가 어렵지 않겠냐는 이견에 대해 지난번 조정장이 밝힌 대로 지난 선거 당시 상황으로 소급적용할 수 있는 분위기로 의견이 모아져 재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국도 목사의 경우 지난번 선거에서는 불특정 다수인 자신들만 불이익을 당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를 위탁할 경우 자신들도 다른 후보와 같은 서류와 같은 조건으로 심사를 받을 것 아니냐며 앞으로 불평등한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끝나지 않은 감독회장 선거

결국 약 10개월 간의 사태에는 어느 누구의 책임도 어느 누구의 회개와 자성의 목소리도 찾을 수 없게 됐다. 오히려 선거무효로 인한 재선거가 아닌 재선거 합의를 통해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다.

특히 이번 재선거에서는 감독을 지낸이들과 재기를 꿈꾸는 이들, 속칭 메이저리그를 꿈구는 마이너들의 후보등록이 예상되 현재 적게는 5명, 많게는 8명의 후보군이 표면상으로 떠오르고 있어 지난 2008년 선거보다 더욱 혼탁한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선거무효판결시에는 선거에 대해 선관위에 당연히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었으나 재선거 조정합의로 인해 손해배상청구는 힘들어지게 되어 감리회의 소중한 재산이 또 한번 공중으로 날아가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조정문에 따라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도록 되어 있으며, 피고 선관위에 대한 소 또한 취하됐다. 그러나 김국도 목사측의 감독회장 지위확인 소송은 고등 법원에 계류중에 있어 여전히 끝나지 않은 불씨가 다시 타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감리교회의 현 주소이다.

▲ 법원의 조정합의문 ⓒ 당당뉴스 송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