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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을 하려거든 강 말구 밭에서 하시지요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하루소식 35일째(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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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3월 18일 (화) 08:12:46 [조회수 : 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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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순례단이 걸어왔던 생명의 강을 모시는 여정은 계속되었지만, 오늘은 골재채취로 파헤쳐지고 멍들어가는 낮선 모습의 낙동강을 만났습니다. 연간 80억 정도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낙동강은 그렇게 파헤쳐지고 있었습니다.

 

<삽질을 하려거든 강 말구 밭에서 하시지요>


<골재채취로 멍들어가는 낙동강>

오늘 순례단은 멍들어가는 낙동강을 만났습니다. 출발부터 끝나는 여정까지의 하루 구간에서 얼마나 많은 골재채취 현장을 보았는지 모릅니다. 수많은 골재채취 현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구미시와 칠곡군 경계에서 출발하여 낙산리까지의 구간에는 아름답고 넓기만 하던 낙동강에는 모래를 채취하기 위한 준설선과 포크레인, 그리고 모래를 실어 나르는 수많은 트럭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강변의 금빛 모래 소식을 전하였지만, 오늘 본 모습은 모두 파헤쳐져 자갈만 뒹구는 강변과 주변의 파헤쳐져 말라가는 버드나무 군락지, 낮선 순례단의 행렬에 놀라 보리밭을 가로질러 뛰는 고라니만 있었을 뿐입니다.


오늘 우리가 본 낙동강의 모습이 바로 운하라는 낮선 정책이 만들어내는 풍경일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세수입을 목적으로 하든 혹은 또 다른 목적에 의해서든 강변 모래채취로 멍들어가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순례단의 마음도 아팠던 하루였습니다. 강을 강답게 하는 것을 잊어버린 사회. 오늘 순례단이 본 모습은 특정한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앞으로 모든 강에서 이런 모습을 보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발걸음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늘어가는 순례 참여 대열>

매주 월요일은 순례단이 가장 적은 인원으로 순례길에 나선다는 것은 지난 소식에도 전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이신 이정택 교구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성직자분들께서 함께 순례길에 나선 날입니다. 이른 아침에 서울에서 길을 나서 찾아오신 성직자분도 계시고, 지역에서 함께 모여 참여한 성직자분들도 계십니다. “삽질을 하려거든 강 말구 밭에서 하시지요”라는 예쁜 몸자보를 만들어 오신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1주일동안 구간 순례에 참여하기로 하신 함안의 전진태 목사님의 “함께 걸어 행복하다. 한 주간 걸으면서 항상 스쳐 지나갔던 것에 대해 새로 새겨보고, 또 살아 있는 것에 대해 새로운 마음을 갖기를 희망한다. 모두 행복한 시간되시기를 바란다”는 기도로 하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여정은 칠곡군 왜관읍 낙동대교 밑에서 출발하여, 낙동강 제방길을 따라 남율리 - 석적면의 포남리 - 중지리를 통해 오전 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오전 일정이 종료된 왜관읍 입구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는 문정현 - 문규현 신부님이 함께 참여하여 순례단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셨습니다.


오후에는 제방길과 67번 국도를 따라 왜관교에서 왜관읍 - 왜관제2교 - 월오교 - 칠곡군수도사업소 - 낙산초등학교 - 낙산1리 - 낙산(바실)성당에서 오후 순례를 마치며 하루 일정을 종료하였습니다.


오늘 참여한 성직자분들이 많아 오후 순례 중에는 골재채취로 폐허로 변한 강변에 앉아 즉석에서 종단별로 노래자랑도 이루어졌습니다. 목사님과 교무님, 신부님과 스님들이 함께 참여하였고, 폐허로 변한 이 현장이 다시 생명의 온기가 넘치는 생명의 강으로 보전되기를 노래로 염원하였습니다.


순례단은 이후 제방과 도로를 따라 오후 일정을 낙산(바실)성당에서 마무리 하였는데, 사실 이 장소는 예기치 않은 장소였습니다. 애초 순례단의 숙소를 낙산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하려던 계획이 어긋나서 지원팀이 급하게 숙소를 찾다가 성당을 발견하고 신부님께 운하와 관련하여 순례단의 취지를 설명하니, 성당의 현익혁 발도로메오신부님께서 선뜻 숙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지원팀 작업공간을 후원해주셨습니다.


현익현 신부님은 파란눈의 독일인 신부님으로 한국에 온지 40년이 되신 분입니다. 유창한 한국말로 “여러분이 걷는 것이 낙동강을 걱정하여 순례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 역시 여러분의 마음을 지지한다”며 환영을 표하시고, “130년전 성당이 이 자리에 자리 잡은 이유 역시 낙동강 때문”이라며, “어려운 길을 가는데 잠시나마 쉬어가시길 바란다”며 순례에 동참하는 마음을 내어주셨습니다.


이 성당이 자리잡던 130여년 전에는 큰 길이 없이 낙동강을 따라 작은 나룻배가 다니면서 교통의 역할을 해 주었다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고속화도로가 성당 앞 공단 옆 제방길을 따라 만들어졌으며, 나룻배가 다니던 낙동강에는 상수원 보호구역만을 제외하고는 골재채취가 진행되면서 낙동강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참여하신 현순오 목사님의 “강을 따라 강을 섬기며 걸어온 저희는 기도하였습니다. 어리석은 대운하 건설을 막아주소서. 온 세상 국민의 평화를 위해 기도를 들어 주시고 보살펴 인도하옵소서”라는 기도로 하루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미군훈련장과 골재채취로 얼룩진 낙동강 구미-왜관 구간>

어제 하루를 묵었던 낙동강교 하단에서 천막을 정리하고 하루의 발걸음을 시작한 순례단은 예상치 못하게도 미군의 임시 훈련장을 만났습니다. 낙동대교(낙동강교) 하류 300m 지점의 골재채취장에서 철조망으로 가로막힌 군사훈련장을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골재채취로 인해 파헤쳐지고 나무들은 잘라진 현장이었으며, 어디에 안내문을 붙여놓았는지 모르지만 안내판을 두어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했다면 조속히 나가 달라 하더군요. 다행히 순례단 전원이 아니라 기록팀만 있었기에 충돌이나 문제는 없었으나, 강변을 자연적인 공간으로 남기거나, 혹은 최소한 지역 주민이라도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하지도 않으면서, 강이 말하는 평화와는 완전히 다른 목적이 군사적인 목적으로만 이용되고 있는 한탄스러운 상황입니다.


이 훈련장을 지나면서부터는 모두 낙동강의 바닥을 긁고 둔치를 파헤치면서 진행되는 골재채취 현장을 만났습니다. 낙동강교 1.5km 하류부터 진행되는 골재채취는 모두 칠곡군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쉽게 말해 합법적인 사업현장입니다. 하지만 사업 관계자들은 모두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더군요. 관계자 외에 일반인은 접근도 못하고 사진도 찍지 못하고, 구경도 하지 못하는 참 웃기는 합법적 사업입니다.


왜관읍에서 함께 참여하신 문정현 신부님은 “사람보다 돈이 앞서는, 자연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돈에 환장했기 때문에 벌어진 이일을 막지 않으면 이 사회의 희망은 없다. 우리 사회가 사람됨이 사라지면서, 자연을 자연대로 두지 않고, 자연을 사람 마음대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라며 순례단 앞에 벌어진 일에 안타까움을 표하시더군요. .


칠곡군 관내에는 직영으로 운영하는 골재채취장이 5개 지구가 있다고 합니다. 한 지구당 연간 40만 루베를 채취한다고 합니다. 현재 이 지역은 모래가 루베당 8,2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앞서 몇 일전 상주의 경우 8,000원에 팔려 지자체와 사업자가 1/2로 나눈다고 합니다. 여기도 역시 지자체와 사업자가 판매대금을 1/2 나누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게 보면 지자체가 벌어들이는 이익은 한 지구당 약 16억 4천만원 정도네요. 칠곡군 관내에 총 5개 지구이니 지자체가 약 82억 정도를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이 됩니다.


연간 약 80억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얻기 위해 진행되는 골재채취의 결과가 무엇일까요? 눈으로 보기에도 감당하기 어렵던 그 넓은 강변의 둔치와 버드나무 군락지와 이곳에서 소리를 노래하던 새들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강변의 곳곳에는 깊은 여울이 만들어지고, 육안으로도 탁해진 물길은 발걸음을 멈추고 오염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강의 아름다운 생명력을 보기 위채 찾아온 여행자도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포크레인과 골재채취 장비의 굉음만 들리고, 연이어 늘어선 트럭들만 살벌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골재채취로 인한 수질오염과 하천 지형의 변화, 그리고 이로 인한 인근 하천 설치물들의 아전성 위협 등 하천을 둘러 싼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하천과 강을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개념으로만 접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야기 하고, 생명과 생태가치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시대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외침에도, 여전히 이곳 낙동강에서는 낙동강을 멍들게 하는 사업들이 태연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강이 생명의 강답고, 사람이 사람답고, 사회가 사회답게 되는 일. 그것은 대지를 파헤치고 강변을 그토록 망가뜨리면서 진행하는 현재의 모습은 분명히 아닐 것입니다. 오늘도 파헤쳐지고 있는 낙동강의 평온을 기원하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월요일임에도 많은 성직자분들이 순례길에 동참하였습니다. 대구 성공회의 박미카엘 신부님은 “운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며, 이 정책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생태계 파괴는 자명”하다며, “(운하 사업 자체가) 우리 실정에 맞지도 않는 사업이며, 시대적 과제로 생명을 살려야 하는데 오히려 정책적으로 죽이고 있다”며 운하 추진 정책을 비판하였습니다. 또한 운하 사업과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와 개개 구성원 모두가 욕심을 버리는 일”이 먼저라고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1주일 동안 구간 순례에 동참하시는 전진태 목사님은 정권이 바뀌면서 운하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운하는 안 된다고 생각하던 차에 순례단의 행보를 보고 참가하게 되었다”합니다. 운하에 대해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경제논리에 불과하며, 한번 개발하게 되면 자연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이키기 어렵다. 작은 생명도 소중한 법이다. 또한 강 주변의 힘없는 사람들도 희생될 것”이라며, “운하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일반인에게 알려 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명박 정부의 운하 추진 의지가 강력하지만 “대다수의 국민 여론을 반대로 만들면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희망하였습니다.


대전예수수도회의 우옥희스텔라 수녀님과 공남이막달레나 수녀님은 “인간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살아가야 축복”이라며, “세상은 자연 만물의 것인데 인간 마음대로 하면 되겠는가?  많은 생명이 말없이 죽어 원한이 쌓이면 그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운하는 이런 “뭇생명과 인간의 공생을 인식하지 못하고 짧은 안목으로 인간의 힘만 과시하려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 합니다. 또한 “한 나라의 지도자는 백년대계를 내다 봐야 하는데 5년 임기 안에 한다고 하니, 자신의 뒷일은 생각하지 않는, 책임감이 없는 것 같다”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사업을 강행한다면 “대대손손에게 후회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자연을 그대로 놔두라고 말하고 싶다” 합니다. 그러면서 “창세기에 보면 10사람의 의인이 있으면 도시전체를 멸망시키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인용하여,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운하 문제를 고민하고 우리 사회의 생명평화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하였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에서는 이필완 목사(순례단장) / 전진태 목사 / 수경 스님 / 도법 스님/ 연관 스님 / 지관 스님 / 홍현두 교무 / 박남준 시인 / 이원규 시인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길에 참여하신 동참자로는 서울에서 오신 최익진, 희준 / 구미 인동성당의 문구네군다 수녀님과 김금주, 류자하님 / 대전예수수도회의 우옥희스텔라 수녀님과 공남이막달레나 수녀님 등 / 서울영원한도움의성모수도회의 정우베로니카 수녀님/ 대구성공회의 성요한 신부님과 박미카엘 신부님 등 관계자 / 올리메따노성베니딕또 수녀회의 안나리따수녀님과 토마수녀님 / 서대문 석교교회의 황광민 목사님과 김민순, 추연진 /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이신 이정택 교구장님과 김종길 사무국장과 장연선님 / 원불교 구미교당의 서원중 교무 / 원불교 왜관 교당의 김명균 교무 / 원불교 수성교당의 이도기 교무 / 원불교 칠곡강북교당의 최소원 교무 / 원불교 대구교당의 김원명 교무 / 원불교성서교당의 최명지 교무 / 원불교 대명교당의 김교진 교무 / 전주 평화동성당의 문규현 신부님 / 문정현 신부님 / 전광진, 김호균 / KCRP의 김용 목사, 현순호 목사, 김낙현 목사, 박정우, 이정득, 곽상수 등 관계자분들 / 대구에서 오신 김남경님과 강삼진님 등 5명 / 대구앞산터널반대농성을 진행 중인 이상옥님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일정 안내>

* 3월 18일(화) 일정 : 낙산초등학교 - 성주대교 - 봉촌제방길을 따라 다사읍 문산리 중마 나룻가 도착

* 3월 19일(수) 일정 : 중마 나룻가 - 성서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인근 - 간경리 한밭들

* 3월 20일(목) 일정 : 달성군 옥포면 간경리 한밭들 - 논공휴게소 근처 - 약산교


* 3월 21일(금) 일정 : 휴식


*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 가실(낙산)성당에서 숙박장소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3. 17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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