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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외출12년의 외출은 화려한 외출이었다.
이승칠  |  gooneye7805 @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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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9월 04일 (화) 23:26:46 [조회수 : 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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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뉴스 최고, 열정의 필진 이승칠님이 기어이 12년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당당뉴스는 두 손들고 환영한다! 그는 척박한 당당뉴스의 출발과 함께 칼럼, 만평, 소설, 생활이야기 등 2년3개월동안 모두 382개의 글을 사할린에서 기고했었다. 그의 열정이 그리웠다!

7월27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자를 받다. 1995년에 3개월 비자를 받고 들어온 러시아 사할린에서 12년 만에 다시 비자를 받으니 감개무량! 당장이라도 출국을 하고 싶으나 러시아 비행기보다 한국 비행기를 타고 싶어 기다리기로 했다.

잠이 잘 오지 않는다. 12년이란 세월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다니…. 뜰에 나가 달을 바라보며 지나간 세월을 더듬어 본다. 주님은 왜 나를 이곳으로 보냈을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언젠가 이제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7월 30일
모든 짐을 버리고 주인 잘못 만나 이상한 환경 속만 따라다닌 성경책이 든 작은 손가방을 들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출국 심사대에 서다. 미리 준비를 했지만 의심 많은 러시안인들이라 가슴이 두근두근... 무사히 통과!

출국대를 거친 승객들이 한가롭게 대기실에서 잡담을 한다. 사할린 원유 때문인지 미국인들이 많고 노동하러 온 필리핀인들까지 합류되어 법석을 이룬다. 한국인은 10명도 되지 않으며 억센 부산 사투리를 사용하는 부부의 대화가 신기해 보인다.

값싼 T셔츠 유니폼을 입은 40여명의 중고생들이 한국말, 영어를 구사하며 떠들어 대기에 중국 동포들인 같았다. 궁금하여 인솔자 여선생에게 물어 보았더니 LA동포라고 한다.

“한국 손님이세요?”
승무원들이 나를 사할린 동포인지 한국 사람인지 구별을 잘 못할 지경이니 12년 세월이 무섭게 여겨진다.
꽁지에 색동띠를 두른 아시아나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방향을 바꾼다. 사할린 공항 근처에 살면서 한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남모르게 가슴을 태웠던 지난날이 생각난다. ‘잘 있거라! 사할린이여’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닿자 LA 학생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를 지른다. 그들도 사할린보다 고국이 더 좋은 모양이다.

“여행 증명서 소유자는 일단 공항 사무실에 들러야 합니다.”
여권 대신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귀국한 나의 처지. 게다가 국내의 법적인 문제 때문에 간이 꽁알만 해 지나 ‘주님이 함께 하심’을 믿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 본다. 무사히 통과!

출입국을 나왔으나 직장 다니는 아내대신 나오기로 한 아들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실례를 무릅쓰고 손전화를 빌려 아들과 통화를 해 보니 내가 다른 출구로 나온 것이다. 수많은 메일과 전화 통화를 한 아들이나 막상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청주 가는 공항버스에서 밀린 이야기를 실컷 해본다.

나는 나의 집을 모른다. 처제가 언니를 위해 사 준 20평짜리 아파트가 우리의 보금자리라고 한다. 오래된 5층짜리 아파트이나 우리 식구가 살기에는 불편이 없을 듯이 보였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예배를 보다. 오랜 세월동안 험한 나그네 길에도 흩어지지 않았음을 감사드렸다. 6년 만에 마누라와 한 이불을 덮으니 부끄러워(?) 잠이 오지를 않는다.

7월 31일
새로운 소리에 눈을 떠 본다. 촘촘히 붙어있는 아파트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한 낮에는 까마귀 대신 매미가 정말 우렁차게 운다.
“이제 내년 4월에 한국에 가마.”
30년 동안 만나지 못한 미국 누나의 기쁨의 소리이다. 15년은 이민자로서 먹고 살기 바빠 오지 못했고, 15년은 하나뿐인 동생이 사할린에 있으니 오지 못한 누나! 내가 고국에 옴을 제일 기뻐하는 것이다.

아직도 알바인생인 아들이 극장구경을 가자고 한다. 내가 전에 메일로 한국영화를 실컷 보고 싶다는 글을 기억한 모양이다. 마누라와 딸은 직장에 나가고 아버지와 아들, 두 백수는 화려한 외출을 하였다.

“청주에도 있을 것도 다 있습니다.”
아직도 부산을 잊지 못하고 외가에 대한 거부반응을 약간 지니고 있는 아들의 묘한 말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연인처럼 음료수와 팝콘을 먹으며 본 영화는 광주사태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외출>. 사할린에서 연속극 외과의사 봉달이를 본 덕에 여배우가 낯설지는 않았다. 나의 눈에선 연신 눈물이 흐르나 새 시대의 관객은 속으로만 느끼는 것 같았다.

“오늘은 내가 쏠께요.”
집에 생활비도 내 놓지 않고 아버지에게 잡비도 보낸 적이 없는 딸의 말에 아내와 아들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나는 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 풍파를 경험하게 한 딸에게는 항상 빚진 기분이다.

딸이 머리에 염색을 해 준다. 6년 전에 딸이 사할린을 떠난 후로 한번도 해보지 못한 머리염색! 나의 머리염색은 아내도 건드리지 못하며 오직 딸만이 할 권리가 있었다. 이는 딸에 대한 나 자신에 대한 미안함을 보충하려는 생각이다. 거울을 보니 새로운 기분이다.

8월1일
모든 것이 낯설다. 뒷골이 댕겨 내과에 가다. 230/170. 고혈압이란 단어조차 망각하고 살았던 나인데... 너무 사할린에서 나 자신을 학대하고 살았나 보다. 그래도 주님이 함께함으로 이 정도 선에서 머무는 것 같다.

안산의 처남도 내려와 처제 집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다. 아이들이 자람을 보고 오랜 세월을 느끼다. 언니보다 조금 일찍 결혼한 처제는 사위까지 맞았는데 사위가 열심히 삼겹살을 굽고 있다.

12년 세월동안 너무나 많이 변했다. 사할린에서 인터넷 카드로 절약하며 살았는데 전용선이 깔려있으나 자꾸 인터넷을 끈다. 인터넷이 너무 빨라 진짜로 정신이 없다. 그 동안 당당뉴스에서 보지 못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실컨 본다.

8월 5일
교회에 나가다. 통역 없는, 러시아 찬송이 없는 분위기에 이상한 느낌이 든다. 청주 북부교회(통합), 집 앞의 교회를 떠나 왜 이리로 아내가 옮겼는지 묻지 않기로 했다. 그저 가족들이 다 함께 참석하여 예배를 드린다는 기쁜 마음이면 만족이다.

8월 7일
12년 동안 방치한 기소중지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부산을 방문하여 경찰서에 자진 출두, 걱정한 일들이 간단한 조사로 눈처럼 해결되다. 이제 기소중지자란 불명예에서 벗어나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 일들이었으나 너무 쉽게 풀려 나 자신이 어리둥절, “너와 함께 하리라”는 말씀이 너무나 실감나 그저 감격을 할 뿐이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광안리에서 기다린다는 연락. 무드있게 백사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찾지를 못해 2시간이나 헤매다. 내가 고향을 떠난 후에 세워진 광안대교의 야경이 너무나 멋지다.
 
8월 8일
아내가 우리 가정을 위해 기도해준 김필연 여전도사님이 동래 기도원에서 기도 하신다며 가자고 한다. 교회 일은 마누라 말을 따르는 것이 나의 원칙이다. 이 기도원은 내가 사할린에 오기 전에 찾았던 곳이다. 

김필연 전도사님도 곧 칠순을 맞게 되나 정정하신 모습이다. 한국교회에서 여전도사의 설움은- 특히 장로교- 대단하나 규칙에 순종하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부산에 살 때 다니던 산성교회 여집사님의 호의에 감사를 드린다. 어린 딸들이 자라 시집갈 나이가 되었음에도 엄마들의 교제는 계속된 모양이다. 

8월 10일
모두들 직장에 나가고 내가 집을 지킨다. 아침에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걷는 운동 외에는 하루 종일 TV를 보아도 지루하지 않다. 돈의 단위가 헷갈리고... 모든 것이 헷갈린다. 예수쟁이가 헷갈린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헷갈린다.  


8월 12일
두 번째 교회참석. 예배 전에 성경공부에 참석하여야 하기에 가족이 함께 교회로 향하는 기쁨을 뺏기다. 내용은 새 신자 교재인데... 담임목사님이 목에 이상이 생겨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목젓에 작은 혹이 생겨 수술을 하면 완치가 된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치유의 은사를 받은 목사님이라 망설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도 바울의 눈병 교훈은 잊어셨는지?

8월 13일
오랫동안 쉬었던 아들이 다시 알바를 시작한 것은 당분간 집에서 쉬어야 하는 나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 같다. 이제 장가를 갈 나이가 지났지만 똑바른 직장이 없기에 스스로 미루는 것 같다.

8월 15일
아들이 잔업을 하여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토요일 저녁에 집으로 온단다. 대학 때부터 자신이 벌어 공부를 마친 녀석이라 더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당사자는 자신이 무능함을 부모에게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주님의 은혜이다.

8월 28일
오늘은 아들의 생일이자 부산에서 초등학교 모임이 있는 날이라 두 번째 외출을 하였다. 6년 전에 카페를 만들어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는 작은 공간. 13년 만에 만나도 낯설지가 않다.

* 이제 한 달을 쉬었으니 다시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 이번 화려한 외출에서 느낀 것은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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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문 (124.80.235.137)
2007-09-05 20:09:13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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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김동학 (122.46.37.216)
2007-09-05 15:05:29
한번만나고싶고요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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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이필완 (121.160.10.67)
2007-09-05 12:36:19
아마도 근간엔 어려우시답니다. 12월 초에 서울에 오신다나까
그때나 혹 그 전이라도 한번 번개띄우겠습니다. 제 생각에야 오늘 내일이라도 한번 번개모였으면 하였으나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승칠님은 완전 귀국이나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고 가끔 오가게 된다고 하네요! 암튼 운영자가 기회 닿는대로 먼저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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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쪽빛하늘 (165.132.129.91)
2007-09-05 11:43:08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한국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당당뉴스에 번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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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2
김미영 (211.205.175.64)
2007-09-05 10:42:34
보고 싶습니다
환영합니다!!!!
서울 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만나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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