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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일요일온종일 차가운 온돌에 등 대고 누워 어제의 오네긴과 타티아나를 생각했다.
박진서  |  hansol605@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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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8월 27일 (월) 15:15:39 [조회수 : 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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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에 우울한 일요일(Sombre Dimanche)이란 노래가 있다.

애인 없는 빈 방이 쓸쓸하다는 그런 노래말이지만

내게는 그런 뜻이 아닌 또다른 우울한 일요일이었다.

 

어제 본 영화의 한 장면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비록 DVD로 본 영화 지만

한국어 자막 있어 편했다. 

 

푸쉬긴의 원작이라고 하는 이 영화는 러시아의 이야기

닥터 지바고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가끔 나를 흥분시켰다.

 

 

삼촌의 유산을 받은 오네긴은 상류층의 오만한 성격의 소유자

하류의 집안의 작은 딸 타티아나의 사랑의 편지를 받아도

벽난로에 던져버리는 그런 사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불탄 편지를 꺼내 손에 쥐었다.

 

그러고 세월은 흘러 6년 만의 발랑을 끝내고 돌아온 오네긴은

제 사촌의 파티에 참석하고 이곳에서 그 소녀를 만난다.

사촌의 소개를 받자 바로 타티아나가 사촌동생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민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6년동안의 방랑에서도 타티아나의 편지만을 생각해온 오네긴은

타티아나를 찾아가 사랑의 고백을 한다.

 

유부녀가 된 타티아나는 단호했다.

그러나 애타게 다그치는 오네긴의 말에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고 만다.

 

그 말을 가슴에 안고 지내는 오네긴은 제 정신이 아니다.

차가운 겨울 발코니에 앉아 그녀에게서 올 편지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나는데, 내 마음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온종일 차가운 온돌에 등 대고 누워 어제의 오네긴과 타티아나를 생각했다.

소설의 사랑은 환상적이라 괴로워도 아름다운 사랑일 수 있음이니....

 

차라리 최종진의 시집을 꺼냈다.

 

저자의 설명이 하나도 없어 궁금하지만

듣기로는 장애 있어 누워 지낸다는데

시는 어쩌면 그리도 별같이 반짝이는지.

 

  

                            산딸기

                첩첩산중 저 홀로 익은 그리움

               행여나 임이 올까 기다리는데

               바람과 햇살만이 머물다 가고

               터질 듯 부푼 가슴 몸이 달았네

  

                             나의 재산

                 창문에 걸린 하늘

                하늘에 뜬 구름

                구름을 밀어가는 바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나뭇잎에 구르는 이슬

                이슬에 감긴 그리움

                그리움에 빛나는 별

                별을 감싸는 우주

                우주가 숨쉬는 가슴

                가슴에 달린 창문

 

 

                                선인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 하고

               온 몸에 가시를 박은 사람아

               바람같이 오는 임 어찌 막을래

  

                            누에

               무얼 먹을까

               무얼 입을까

               염려하지 마라

 

               햇살이 놀다간 자리

               밥도 있고

               옷도 있어

 

               뽕잎만 먹고도

               너희들에게

               비단옷을 입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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