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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
방학이 있어 아이들은 신이 날법 하지만
밀린 숙제때문에 개학을 앞둔 어린이들에겐
우울한 여름일수도 있겠다.
그런 여름방학
찬이도 노는데 열중(?)해서 숙제가 밀렸단다.
그래서 진이와 린이만 데리고 사흘을 나와 함께 보내기로 한
이른바 할머니집의 Home Stay
첫날은
COEX의 어린이를 위한 경제놀이 씽크씽크....에 참여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입장권을 샀지만
아마 Think Think...어린이들의 경제지능을 높이는 프로인 것 같다.
30대의 젊은 엄마들 틈에 끼어 나도 아이들 뒤꽁무니를 따라다닌다.
첫번째방은 그림동화를 통해 경제의 인식을 높이고
두번째의 방에서는 공작을 통하여 창작의욕을 일으키게 하며
작품을 제출하면 그 수고로 가짜돈을 지불한다.
노동의 댓가를 알게 하는 프로그램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극성스러운 젊은 엄마는 오히려 저들이 열심히 만들고 있어
아이들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형편
하긴 아이들이긴 어리긴 했으니....
다음에는 집을 헐고 다시 짓기, 린이도 열심이다.
재빨리 운동기구 하나 차지하고, 둘은 신이 났다.
그림자놀이
화면에 나타난 그림을 동작으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고
또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추기도 한다.
이번에는 모은 돈을 은행에 가서 저금하는데
번호표를 받아 순서대로 나가서 통장을 받는다.
손녀덕에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날, 때늦은 점심을 먹었다.
실은 먹을 것을 준비해갔지만 먹을 자리도
먹을 때도 마땅치 않아 무거운 짐만 지고 다닌 셈.
아이들은 또 다른 프로그램에 가자는데
나는 기진맥진이다. 더 걸을 수가 없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기회만 있으면 달음박질하면서
어서 따라오라고 하지만 나는 헐레벌떡이다.
진이는 일본에서 지하철을 타던 추억이 되살아났던지
한국에서의 지하철을 다고 싶단다.
그래서, 한참을 걸어서 계단을 내려서 지하철을 탔지만
시원한 지하철에서 린이는 잠들고...
집에 돌아와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해가 기운 다음에
아파트놀이터에서 놀았다.
린이가 많아 자랐다. 그네도 잘 타고 징검다리도 잘 넘고.
아이 키우며, 살림하며, 문학하는 여인들을 새삼 존경하는 것은
겨우 사흘을 아무 것도 못하고 쩔쩔맸던 나를 돌이켜보면 그렇다.
될 수 있으면 아이들이 나를 멀리 하기전까지
열심히 아이들과 놀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이제야 제정신이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정신없었지만 즐거웠던 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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