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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그쳤다는데 아직도 비는 오고 있다.
천둥 번갯불을 동반하면서 비는 쏟아지고 있으니
마땅찮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어주기 위함인가
아니면, 벌을 주기 위함인가.
강풍경보, 호우주의보에 비피해를 우려하는 방송은
연달아 나오고 일요일까지 집중호우가 있겠다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지 않아도 골치아픈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밤 늦도록 울어대던 매미는 어디서 이 비를 피하고 있을까?
컴퓨터 앞에 앉아
미쳐 지우지 못한 사진을 본다.
바다의 사진이다.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 표정은 밝고
잡아온 고기를 뭍에서 파는 아내의 검은 얼굴도 환하다.
누구 못지 않게 짭짤하게 돈을 벌고 있는 바다의 부부.
저기, 아기 업은 아낙은 누구를 위해 낚시를 드리우고 있나?
입덧하는 아낙처럼 불현듯 회가 먹고 싶어
E_Mart 어물전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회덮밥재료라는 그릇을 하나 들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말이다.
당연히 회덥밥인줄 알고 초고추장을 뜯어 비비는데
어쩔까.. 밥은 없고 회덥밥 재료일뿐.
그 흔한 밥 한공기 없이 몇 점 안되는 회를
초고추장에 비벼 한 그릇을 뚝딱 먹어치웠다.
그랬더니 기분이 좋고 배도 든든해졌다.
망망대해, 섬으로 떠 있고 싶은 나는
시원한 바닷바람에 일체의 잡념을 날려보내면서
일체의 망상을 지워버렸다.
편하다.
감사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미안하고, 고맙고.....
어딘선가 매미 소리 들려온다.
비가 그쳤나보다. 창을 열고, 바다가 아닌
아파트 숲에서 매미 소리를 들으며 현실로 돌아온다.
사람은 가끔 꿈을 꾸며 일상에서 탈피하는 것도 좋으리.
며칠 있으면 말복에, 처서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만물은 가을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만 여름을 노래하는 바보!
그래도 좋다.
나는 살아 있어 행복하니까...
(아, 참
민들레교회의 정오 기도에 오늘은 나를 위해 기도했다고 들었다.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냐?
나도 남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다짐한다. 사랑은 기도로 시작하여
실천하는 일로 마무리하도록 해야겠다.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사랑은 못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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