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장이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든 교수들이 정문앞 계단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협성대학교 교수노조, 직원노조, 총학생회, 동문들이 총장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하면서 협성대의 내홍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우선 교수노조가 피켓시위를 시작했는데 총장의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22일 이사회를 겨냥하고 있다.

협성대학교 교수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인환 교수, 이하 교수노조)는 18일(어제) 아침 협성대 정문 앞 계단에서 “갑질의 끝판왕, 폭력총장 물러나라!”, “총장사퇴만이 협성이 살길이다”, “소통불능, 업무무능, 염치없는 꼰대총장 갑질총장 물러나라” 등의 구호가 적인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교수노조는 출근시간에 맞춰 이사회가 열리는 22일까지 매일 한 시간 동안 시위를 벌여가기로 했다.

교수노조는 18일 “협성대 박명래 총장이 직원 A씨를 폭행한 사태가 일어난 지난 6월 10일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경찰의 기소 의견으로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된 이 사건에 관한 판단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라며 “18일(월)부터 22일(금)까지 매일 오전 8:30~9:30 출근 시간대에 대학 정문 안쪽 중앙계단에서 총장 퇴출을 촉구하는 피켓 및 현수막을 이용한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수노조 비대위는 박 총장의 조속한 퇴진을 위하여 직원노조, 총학생회, 동문회 등과 연대하여 반드시 이번 직장 내 갑질의 최고봉, 폭언/폭력의 적폐, 박명래 총장을 반드시 몰아내고 협성대의 새로운 발전기반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며 22일(금) 오후 5시에 본관 3층 제1회의실에서 있을 예정인 법인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회의장 앞에서 입장하는 이사들에게 직접 총장의 징계를 강력히 요구하는 주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체학생의 5분의1이 찬성할 경우 총장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전체학생 3,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설문참여인원 1,121명 중 1,070명의 압도적인 동의를 얻었다. 학생들은 온라인서명운동, 포스트잇 시우, 릴레이 일인시위, SNS 등을 통해 총장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협성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4학기대학원생들도 시위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위 비대위는 교내 인문사회과학대학 1층 로비에 성명서를 붙이고 포스트잇 붙이기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시험이 끝나는 목요일 부터는 교수교조노의 피켓 시위에 동참하기로 했다.

동문들의 총장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총장사태가 불거진 이후 78학번 동기생들의 성명서를 시작으로 협성포럼, 협성미래포럼, 신학총동문회장 서정기 목사, 88학번 동문회, 92학번 동문회, 80학번 동문회, 21대 총동문회, 91학번 동문회, 서울남연회 동문회, 89학번 동문회, 엘사랑남성합창단 동문회, 87학번 동문회 등의 성명서가 줄을 이었다.

정반대 움직임도 있었다. 보직자 중심의 일부 교직원들과 신대원6학기생 중 몇몇 학생들이 박명래 총장을 지키겠다며 교수노조가 시위하는 장소와 같은 장소에서 지난 13일 “반목은 이제 그만!! 함께 위기를 이겨냅시다”, “총장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박명래 총장님 학교를 개혁해 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박명래 총장 지지시위를 벌였다. 일각에서는 시위 참여 학생들이 동원된 것이란 주장을 하기도 한다.

▲ 한 켠에선 일부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총장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 시위 참여 학생들의 요구로 모자이크 처리 했다.

여기서 ‘목격자’란 폭행장소로 지목되는 쓰레기장이 아닌 ‘실내에서의 목격자’라고 한 조사위원이 밝힌 것으로 보아 조사위가 말하는 ‘혐의 파악’은 멱살을 잡았는지 여부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총장은 폭언은 인정하면서 폭행은 부인해 왔고 멱살잡이도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반면 피해자는 쓰레기장에서의 폭행여부와 별도로 총장에게 수차례 멱살을 잡혔다며 멱살잡이 역시 폭행으로 규정했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CCTV에서도 박총장의 멱살잡이 장면이 확인된 바 있다.
한 조사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혐의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됐다. 목격자의 증언도 확보했다. 그런데 이사회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다”고 했다. 폭행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었는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조사위가 박명래 총장의 폭행혐의를 확인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사회가 조사보고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읽혀 징계절차를 밟더라도 경징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한편 협성대학교 이사회는 오는 22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조사위원회(위원장 김규세)가 벌인 조사활동을 근거로 총장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위원은 “타학교의 경우 대학진단평가 탈락 문제만으로도 총장이 사퇴하는데 플러스 알파 문제까지 생겼지 않았느냐”며 애둘러 박총장 징계의 곤혹감을 나타냈다. 다른 경로에서는 ‘이사회에 징계부담을 넘기지 말고 총장 스스로 결단해줘야 한다’는 이사회 내부의 목소리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교직원 노조는 “물리적 폭력은 물론 언어적, 정신적 폭행과 폭력을 일삼고 더 나아가 각종 갑질과 괴롭힘을 일상화시킨 현 총장의 직위를 유지시키는 현 이사회의 모습이 참으로 괴기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조속히 악을 행한 폭행 가담자들을 즉각 직위해제 및 징계하여 이 성스러운 기독교 대학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결정하여 주길 재차 요구하는 바”라고 총장, 교목실장, 비서 등 폭행가담자들의 직위해제 및 징계를 이사회에 촉구했다.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협성대학교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지 더 큰 혼란으로 빠져들지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문사회과학대학 1층 로비에 게시된 성명서 주위로 학생들의 포스트잇 붙이기 릴레이 시위가 시작됐다.

▲ 지난달 말 직원노조는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애드벌룬을 교내에 띄웠다. 현재 이 애드벌룬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꼬아져 있어서 내용을 볼 수 없다. 노조측은 학교측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애드벌룬을 펴려해도 학교측에서 열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화재시 자동으로 개폐되는 장치라서 소방법에 저촉되지 않아 노조는 손을 놓고 있다고 한다

▲ 21일 협성대학교  정문입구에서  총학생회와  신과대학 학생회 . 그리고  신학대학원4학기생 원우들이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예배형식을 갖춘 기도회와 함께  시위를  하고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