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시 중앙지법 민사25부는 지난 감독회장재선거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판사는 "피고(기독교대한감리회)가 2010년 7월13일 실시한 재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짧게 판결문 주문을 선고했다. 감독회장 재선거무효소송(원고 신기식, 피고 기독교대한감리회. 2010가합 75698)판결문은 몇일 후에 나올 예정이다.

<기사추가 오후 1시30분>

판결이 있은 후 원고인 신기식 목사는 "피고의 항소를 지켜보겠다. 2번씩이나 선거가 무효라고 판단했다는 것은 감리회의 매우 부끄러운 현실이다. 감리회가 이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하며 관련자들은 책임을 통감하고 감리회 앞에 사과해야 한다. 백현기 직무대행체제를 조속히 종식하고 새로운 임시감독회장을 합의해서 법원에 선임신청해야 할것이다."고 했다.

신기식 목사는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규학 전 직무대행과 강환호 재선관위원장을 거론했다. 그러나 근본원인인 장동주 전 선관위원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어 신목사는 "새로 실시될 감독회장재선거는 총회를 통해 감리교 장정에 따른 총회감독및감독회장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후의 일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신목사는 또 “만일 이 사건의 항고가 포기되고 판결이 확정되어 진다면 본안소송인 감독회장재선거무효확인(2010가합81518. 원고 김은성외 1인)소송 재판부에 이 판결문이 제출되면서 본안소송은 무변론 판결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을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강흥복 목사는 항소여부를 묻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변호사와 상의하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재판정에 강흥복 목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항고는 판결문 송달이후 2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백현기 직무대행은 "길게 가는걸 원하지 않는다"라는 분위기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어떻게 되나?

본안소송이 확정되면 백현기 직무대행체제는 종결되며 이후 임시감독회장이 선임된다. 이 시기가 오면 임시감독회장을 누구로 선임할 것이냐를 두고 치열한 다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임시감독회장이 선임된 이후라도 선 총회냐 선 재선거냐를 두고 싸웠던 예년의 폭풍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재선거무효소송과 관련하여 이렇듯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데 가깝게는 내부인사로의 직무대행교체 논의가 계속될지, 멀게는 재선거가 진행된다면 재투표냐 새선거냐 하는 문제를 어떻게 결정할 지, 선거관리는 누가하며 선거권자는 어느 회기에게 부여되는건지, 선출될 감독회장의 임기는 잔여임기인지 4년인지 등의 복잡한 법리적 다툼도 피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행되고 있는 총회결의부존재확인(2010가합 87936. 원고 신기식) 청구소송의 결과여부도 감리회에 치명적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20일, 이규학 전 임시감독회장에 의해 합법적으로 소집된 28회 총회가 ‘의사정족수, 의결정족수 미달’이라는 이유로 총회를 부정하는 소송이 신기식 목사에 의해 제기된 상태이다. 이 소송은 3월 18일에 4차심리를 예정하고 있다.

이 소송의 결과에 따라 28회 총회에서 추인된 선관위에 의해 진행되었던 29회 연회감독선거 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총회에서 취임했던 28회 회기의 연회감독 지위도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이 소송의 확정판결 이전에 29회 총회를 열었다가 28회 총회가 부정되면 총회의 차수가 엉키게 되어 감리회 연혁에도 혼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식 목사는 이 소송의 제기 이유에 대해 “총회의 불법성을 밝히고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소송에서의 승리도 장담했다.

▲'재선거가 무효'라는 판결을 얻어 낸 법정앞에서의 신기식 목사. 자신의 행위는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