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추천되었나

직무대행선임신청을 둘러싸고 김국도 목사측과 본부측이 각각 신청한 직무대행자선임가처분(북부지법 2010카합1174) 심리가 오늘(17일) 2시 20분 북부지방법원 1민사부 203호 법정(재판장 김필곤)에서 열렸다.

알려진 대로 김국도 목사측에서는 김충식, 이기복, 장동주 목사를, 본부측에서는 김기택, 배정길 목사를 각각 신청했다. 이 외에 직무대행자 신청이 두건 더 있었다. 중부연회 송원영 장로(원로)가 추천한 전명구 전 중부연회 감독과 인천제일교회 장로 장석동 외 2인이 신청한 이규학 전 임시감독회장이 그들이다.

이중 인천제일교회 장로3인은 ‘이규학 전 임시감독회장의 지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므로 직무대행선임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15일자로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써 직무대행선임신청과 관련하여 4그룹 7인이 물망에 올랐다. 단, 이규학 목사를 신청한 측은 임시감독회장으로의 복귀 주장이라는 것이 다른 신청과 구별된다.

송원영 장로는 전명구 전 감독 추천 이유에 대해 현재 감리교 사태가 감신과 목원의 학연싸움이라 봄으로 협성 출신 인사가 직무대행을 맡는게 객관적 선임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방

신청인측을 제외한 3개 그룹은 신청인 측이 신청한 추천인 “김충식, 이기복, 장동주 목사 등 3인은 직무대행자 선임에 부적절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 3인은 김국도 목사의 ‘추종자들’이기에 절대 객관적 인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청인 측은 이에 맞서 “현 감리교 상황에서 중립적 인사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한 뒤 “피신청인들의 추천인사도 객관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맞 받았다. 자신들의 추천인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감독회장직무정지가처분 소송에서 승리한 신청인측의 추천인을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주장했다.

법정에서 공방이 오고가는 중에 신청인측(김국도 목사측)과 피신청인 측(본부측)이 의견일치를 보이는 부분은 △이규학의 지위는 재선거 이후 지위가 종료되었다. △ 직무대행은 일상적 업무(상무)만 할 수 있고 총회나 재선거를 진행할 수 없다. △ 단체의 특별한 상황으로 총회를 열어야 한다면 법원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 △ 가처분의 본안소송인 재선거무효소송(2010가합81518)이 종료될 때 까지 재선거를 실시 할 수 없다 △ 본안이 확정되면 임시감독회장을 선임하여 재선거를 실시한다 등이다.


재판부, “일치된 의견이 나오면 결정해 주겠다” 합의 권고

판사는 “감리교에서 누가 중립적 인사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고백한 뒤 “양측이 의견이 일치 하지 않으면 제3의 인물을 선임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규학을 다시 세우면 어떠냐”고 양측에 물었다. 그러자 신청인측이 극구 반대하고 나섰다. 지금 사태의 원인이 이규학 목사에게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렇듯 공방이 치열하자 판사는 “어차피 본안이 확정될 때 까지 재선거를 실시하지 못하고 직무대행은 상무만 할 수 있고, 누가 직무대행이 되던지 대세에 크게 영향을 미칠 거 같지 않으므로 충분히 (양측의)절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재판부가 일방적으로 선임해 주는 것보다 (양측이) 최대한 의견을 모아 보라. 일치된 의견이 나오면 결정해 주겠다”며 심리를 종결했다.



과연 합의가 가능한가?

문제는 양측 모두를 만족시켜 줄 인사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법정에서도 제기 되었듯 현재 감리교 사태에 그러한 인물을 찾기가 힘들다는 게 양쪽 모두의 시각이다. 더욱이 신청인 측은 가처분 승소의 유리한 입장에서 합의 테이블이 그리 아쉬울 게 없다는 인상을 주었다.

재판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만난 김국도 목사측의 한 인사는 “중립적 인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합의의 가능성에 대해서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성사여부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는 본부 측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 “강흥복 목사의 지위를 인정해 주어 감리회를 안정시킨 후 입법을 통해 김국도 목사의 자격을 풀어주어 다음 기회에 출마케 하는 것이 어떠냐”하는 논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김국도 목사측의 이 인사는 “안된다. 그건 우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다. 감리교 개혁을 위해, 그리고 2년 누릴 감독회장을 차지하자고 그럴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양측의 대화 시도에 대해서도 이 인사는 “강흥복 목사 측에서 대화하자는 제의는 수없이 왔지만 책임있는 인사는 없었다. (본부측에)과연 누가 김국도 목사만큼이나 결정권을 쥐고 있나?”고 반문했다. ‘김국도 목사의 자격을 풀어 줄 입법의 보장을 누가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불신으로 보였다.

오늘 심리를 방청했던 강흥복 목사는 재판이 끝난 후 이에 대해 “나는 김국도 목사가 한번쯤 감독회장을 할 만한 탁월한 지도력을 지녔다고 이미 말한 적이 있다. 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대화를 통한 감리교사태의 해결방안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때 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한편에선 이러한 시도 자체를 ‘야합’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기에 양측 ‘책임자’ 간의 ‘대화’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기만 한 실정이다.

게다가 김국도 목사측은 가처분 승소라는 칼자루를 쥔 상태이며 상대는 무게감 있는 책임자가 없다고 판단하는 상태라서 ‘격’이 맞지 않는 대화에 나서려 하지 않는 점도 대화성사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본부 측의 한 인사는 “법을 바꾸지 않는 한 김국도 목사의 출마는 불가능하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국도 목사가 상당수의 민심을 얻고 있다 할지라도 절차, 즉 장정개정없이는 재선거 출마가 불가능 하므로 과연 그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반문이다.

재선거가 실시되기 위해서는 재선거무효소송이 종료되어야 하는데 강흥복 목사가 항소에 항소를 거듭하며 시간을 끌면 김국도 목사는 세월만 보내다 시기를 놓치게 된다는 관측이다. 45년생인 그의 나이와 감독회장 임기, 총회 회기 등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것이다. 원고측만 칼자루를 쥔 게 아니라 피고인 강흥복 목사도 칼자루를 쥐고 있다.



경우의 수

이로써 재판부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5가지가 되었다. △ 양측이 합의한 인물 △ 신청인측이 요청한 인물 △ 피신청인이 요청한 인물 △ 이규학 전 임시감독 회장 △ 제 3의 인물 등이다. 재판부는 양측이 합의한 인물이 나오면 직무대행에 선임해 줄 것이 확실하다.

재판부는 되도록 감리회 내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인상이 짙었다. ‘직무대행이 재선거를 주관 할 수 없다’는 안전장치가 있기에 ‘누가 직무대행에 선임되든 감리교 대세에 영향을 미칠 거 같지 않다’고 재판부가 예상하고 있지만 양측은 마치 샅바 싸움 하듯 직무대행 선임부터 날카롭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피신청인측은 법정에서 신청인측이 밝힌 “총회를 열어 결정하면 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상당히 경계하였다. 6.3총회가 떠오른다는 뜻이다.


가처분 이의신청 치열한 공방

한편 위 직무대행선임가처분 심리에 이어 지난 감독회장직무집행정지가처분(이하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에 대한 심리가 곧바로 열렸다. 양측은 세세한 부분에서 까지 충돌하며 공방을 벌였다.

본부측 변호인은 지난 가처분판결에 대해 “재선거가 장정에 따르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과연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가 고려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즉 재선거가 파행에 이른 사유가 김국도 목사측의 선거방해가 직접적인 것인데 이것이 판결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본부측 변호인은 이어 판결문에 나타난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고수철 목사의 후보자격과 득표를 문제 삼은 점에 대해 “감독회장 취임하며 장정상 교회를 사임한 것이었는데 사임한 이는 장정상 자격이 없다는 판결은 무리”라고 따졌다.

이어 우편 투표에 대해서도 “우편투표가 실시된 두 개 연회에서 김국도 목사를 지지하는 인사들의 심각한 방해행위가 직접적인 이유였다. 투표중지선언을 했기에 투표가 중지된 게 아니라 투표를 방해 했기에 투표가 중지된 것이다”라고 강변하며 신청인측의 선거방해를 부각시켰다.

여기에 “공직투표법에 나왔듯이 이럴 경우 문제가 된 두 개 연회만 재투표를 하면 될 것이었지 전체 투표가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며 지엽적 문제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취지의 보조 발언을 했다.

에에 대해 신청인 측(김국도 목사측)은 “지난 번 가처분판결은 극히 옳은 결정이다”고 진단한 뒤 “이 사건의 파행원인을 김국도 목사측에 있다고 주장하나 김국도 목사를 배제하기 위해 사전에 사회법으로나 교회법에 처벌받은 이는 출마할 수 없다는 규정을 입법해 출마를 막았다 그러므로 이런 법을 바꾸고 재선거 실시하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다소 다른 방향에서 응수 했다.

그러자 피신청인 측이 이 말을 받아 즉시 “김국도 목사가 후보자격이 없다는 것은 대법원에서 까지 판결된 것이다. 설사 후보자격이 주어지고 당선이 되어도 이후 하자가 발견되면 당선무효되는 게 장정규정이다. 그러면서 또 다시 재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년간 혼란을 겪었는데 앞으로 또 2년을 혼란으로 세월 보내야 한다. 감리회원들이 이를 묵과하지 않는다. 감리회 안정을 위해 본안사건이 진행될 때 까지라도 강흥복 목사의 직무를 유지해 주어야 한다”고 반격했다.

공방은 재판장이 끼어들 틈도 없이 치열하게 오고 갔다. 가처분 이의제기를 신청한 본부측이 적극성을 띠고 반박을 이어가는 형국이었다.

신청인 측이 “규정에 따라 자격없다면 출마안할 것이다. 다만 출마자격에 관한 규정을 한번 따져 보자는 것이다. 총회의 총의를 한번 모아보고 법률과 관련된 소 분과위나 회의체를 통해서 감리교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규정이 무엇인지 따져 보고 출마하겠다는 것이지 법을 어겨 가며 출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는 주장으로 김국도 목사가 지난 기자회견에서 밝힌바 있는 입장을 대변하며 총회의 필요성과 관련법의 논의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본부측은 “저쪽은 후보자격을 감리교 내부에서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다. 더 이상 어떻게 확인하겠다는 것인가? 후보자격이 만들어 질 때까지 어떤식으로든 끌고 가겠다는 건데 이러면 혼란만 가중 될 것이다”고 반박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자 재판장은 “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하여 검토하겠다. 직무대행선임 가처분 사건과 같이 가처분 이의신청 사건을 결정하겠다”고 함으로써  병합심리를 종결했다. 판결 일자는 공지하지 않았다.

▲ 심리가 끝난 뒤 강흥복 목사가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