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으로 소통하라                                                                       오상철 장로

작년 2009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투신자살해야 한다.”라는 김동길 교수의 발언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또한“김대중의 햇볕정책은 거짓된 남북 화해의 서곡이었으며 북한에 조공을 바친 것이고, 북한은 이 조공을 받아 핵무장을 하였으니 햇볕정책은 반민족적 범죄다."라 했다.

그리고 ‘김대중 이적행위 규탄 국민 총 궐기대회’를 우익단체가 성토했다. 수많은 우익 단체들이 서울 길거리를 누비며 북한 핵무장을 강력히 응징하라면서 “자살이 웬 말이냐, 김대중은 타살되어야 마땅하다!”일부 극 보수집단은 분통을 터트렸다.

그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불과 3개월 지나 자살도 타살도 아닌 병환으로 우리들 곁을 떠났다.

한때 빌 클린턴 정부 시절에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북한에 경유와 비료 그리고 식량도 지원해주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도 지어주기로 합의하여 KEDO (한반도 에너지 개발 기구)가 1995 년에 설립되었다. 한국이 15억불, 일본 5 억불, 미국이 4억불 기타 국가들 합계 3억불 총 27억불이라는 거액이 출연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 김대중 대북 지원금과 비교 할 수 있는 금액이겠는가. 빌 클린턴도 이제 김동길 교수 논리에 의하면, 북한에 조공을 바쳐 핵무기를 제공한자가 된다. 김대중보다 더 지탄 받아야 할 사람인데 “빌 클린턴 자살하라, 자살이 웬 말이냐!! 빌 클린턴은 타살되어야 마땅하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는 6.25를 전후하여 공산 좌익 세력들이 수많은 우익 청년들을 색출하여 공개 처형했다. 또한 우익 청년은 좌익 빨갱이 사냥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결국 양측이 서로 피해자가 되어 뼈아픈 상처들만 남겼다.

왜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좌익 사상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우익 사상을 갖도록 하셔서 서로 원수가 되게 하셨을까?

2001년 9.11 사태가 발생하자 부시대통령은 9.11 사태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북한을 ‘악의 축 (Axis of Evil)’이라 비난했다. 이러한 부시대통령의 대북 적대정책으로 빌 클린턴의 햇볕정책은 붕괴되고 말았으며 영변의 원자력 발전소 건립은 중단되고 말았다. 북한은 그사이 동결하였던 핵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작년 2009년 5월 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핵실험을 하였다 한다.

이에 앞서 2008년 1 월 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 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 당시 우익 단체가 삐라를 이북으로 수시로 날려 보냈다.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 비리와 인신공격성 삐라를 판문점에 모여 고무풍선에 실어 북으로 보냈다. 북한의 항의를 받았지만 삐라 중단요구를 무시하고 수시로 삐라를 날려 보냈다.

그리고 얼마 전, 연평도 사건이 터졌던 11월 23일 북한에서 ‘포 사격 훈련을 중단’하라는 전화통지문을 우리 군에 통보했다. 그러나 남한은 그들의 코앞인 연평도에서 대포를 쏘는 훈련을 거듭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양 측 주장만 내세우다가 마침내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자행했다.

소중한 우리의 아들들과 민간인까지 희생양으로 목숨을 잃었다. 순간 연평도 주민들은 혼비백산 넋이 나간 상태로 황급히 피난길을 떠나야 했다. 백주 대 낮에, 이 평화로운 시대에 북한의 폭격을 맞은 남한은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이 당하고 말았다.

긴박한 상황에서 우리의 막강하다던 군대는 자주포 6 문 밖에 없었고, 그나마 3 문이 고장이나 응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을 전 세계가 우리군대의 허약함에 놀랬다 한다. 특히 일본은 “대한민국 해상전은 예상외로 허약하다.”는 평가를 언론을 통해서 흘렸다. 세계 언론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오판과 무모함을 질타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강 건너 불구경 하는 구경군일 뿐이다.

그때 6.25 때도 미군 치하에 있던 남쪽은 북진통일을 외쳤고, 중국과 소련을 등에 업은 북한은 호시탐탐 남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이 그때보다 더 불안한 것은, 북한에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 자들이 그때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남한은 세계 10대 경재대국을 이루며 먹을 것이 넘쳐 다이어트 하느라 애를 쓰지만, 북한사람들은 쌀밥에 고기 국이 소원인 나라다. 그들이 보기에 남한의 배부름이 부럽기도 하지만 엄청난 빈부의 차이에서 박탈감도 클 것이다.

그리고 남과 북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전력은 그때 6.25 때보다 수천 배가 더 증가되었다. 그래서 동시에 서로를 향해 쏘아대며 강대국의 전략까지 가세하면 한반도는 순식간에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기 쉽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전쟁들이 사소한 일로 우연히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서로가 응징과 복수만을 외치다가 우리가 실전에 휩쓸리게 되면 하루에 230만이 죽는다는 예측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상상하는 것조차 너무도 끔찍하다. 북한이 원자탄을 보유하지 못했을 시절에도 남한의 원자력 발전소가 항상 걱정거리였다. 북한이 남한의 원자력 발전소를 재래식 무기로 공격해도 남한에서는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남한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요격해 버릴 수 있는 반격으로 초전 박살을 낼 수 있다지만, 응징과 복수는 모두가 자멸이다.

이렇게 북한을 압박하고 강력히 응징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군사력이 북한의 핵무기를 제압하고 북한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하면 우리는 과연 또 그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대한민국은 아직도 미국이 우리를 대신하여 북한 괴뢰정권을 쓰러뜨려 주고 북진통일을 무력으로 이루어 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북한의 굶주림과 가난함을 비웃고 조롱하며 우방의 도움 없어도 북한과 전쟁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북한의 군사력을 우리의 경제력과 비교하는 자들도 많다.

문제는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6.25의 참상보다 더 큰 지구상에 대 재앙을 가져 올수도 있다. 그것은 누가 이기고 지는 것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승자도 패자도 모두가 자멸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을사보호조약으로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하자 일본을 지지하여 가장 먼저 공사관을 철수시킨 나라는 미국이었다. 해방 뒤에 미국이 우리나라에 돌아왔을 때 사람들 사이에 “미국사람 믿지 말고, 소련사람 속지 말고, 일본사람 일어서니, 조선사람 조심하라”는 말이 널리 퍼졌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빌미로 일본도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언제라도 보유 할 만반의 준비를 갖출 수 있다. 식민지 시절에 병합하였던 독도를 그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파렴치함을 보이며 일본은 또다시 일어서려 하고 있으니 옛 말이 틀리지 않음을 느낀다.

한국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누가 가장 이득을 보겠는가. 민족이 서로 화해하고 싸우지 말자면서 북한에 햇볕정책으로 경제지원을 한 전 김대중 대통령이겠는가? 6.25때 경제성장을 일으킨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 일본이겠는가?

중국은 절대로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중국 눈치 보느라 6.25 때나 지금이나 북진통일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월남전과 이라크 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적당한선에서 미국은 언제라도 발을 빼고 말 것이다. 미국은 가장먼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호사다마 (好事多魔)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좋은 일에는 방해하는 마귀(魔鬼)도 많다는 뜻이다. 분단된 작은 나라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요, 월드컵 4 강과 본선진출을 7번이나 연속으로 이루어낸 나라다. 배용준, 이영애와 같은 한류스타들이 셀 수없이 많다. 또한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인 줄 알았던 피겨 여왕도 대한민국 김연아가 이루었다. 세계 속의 야구와 골프에서도 우리민족의 우수성이 날로 빛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외나무다리위에서 서로가 날카로운 뿔을 맞대며 밀어대고 있다. 외나무다리는 쉽게 요동치는 불안한 다리이기에 결국 둘 다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는 스릴 있는 이 쇼를 보면서 박수치며 즐기고 있다. 어찌 이웃과 강대국들의 장난과 질투가 없겠는가.

국민소득 2만 달러보다 더 시급한 상황은 이 땅의 안전과 평화다. 북한과 소통하며 더불어 잘사는 길이, 과연 그들을 응징하는 복수의 길 밖에 없는가.

북한은 꽃제비들이 풀을 뜯어 먹다가 결국 옥수수 밭에서 죽어가고 있다. 만약 북한이 의지 할 곳이 중국 밖에 없다면, 중국은 그들에게 조건 없이 무기와 식량을 무상으로 거저 주겠는가. 결국 키워서 잡아먹는 땅 따먹기 게임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그 다음 그들이 삼키고 싶은 땅은 과연 어디일까?

‘가는 방망이에 오는 홍두깨’ 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가 그들을 응징하면 우리에게 그 무엇이 돌아올 것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도 나라사랑이 될 것이다.

지난시절 미국에 이민 와서 우범지역에서 장사하던 교민들이 권총강도들한테 많이 죽기도 했다. 그러나 우범지역주민들을 섬기고 사랑하여 크게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북한 권력자들은 포탄과 원자탄을 들고 우리를 협박하고 있는 날강도 집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계속 그들을 고립시키고 몰아붙이는 응징은 함께 죽자 고 달려드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기에 말이다.

요즘 들어 왠지 예수님 말씀이 자꾸 생각난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치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또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 5:39-42)’

<이 기사는 뉴욕에 거주하시는 지곡(오상철장로님) 글을 편집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