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가 심하면 심할수록 더 깊은 사랑에 빠진다.’ 소위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다. 몬테규가와 카풀렛가는 앙숙이다. 그러나 두 집안의 처녀총각이 사랑에 빠졌다. 당연히 두 집안에서는 맹렬히 반대한다.

저리도록 깊고 치명적인 사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그들은 결국 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죽음이라는 방법으로 반응함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은 영원하다고 믿게 만든다.

충남대 전우영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노스밴쿠버에 있는 카필라노 강 위에는 유명한 흔들다리가 있다. 여기서 듀톤과 애론은 실험 한 가지를 했다. 한 젊은 여인을 내세워 설문조사를 시킨 것인데, 짧은 설문 후에 여인의 전화번호를 주고 설문이 궁금하면 전화를 걸라고 했다.

흔들다리를 건넌 남성들 중 반 이상이 여인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평범한 다리를 건넌 이들에게 했을 때는 거의 모든 남성들이 전화를 안 했다는 것이다.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면서 증가했던 육체적 각성이 이성에 대한 감정을 증가시킨 것이다.

믿음생활은 어떨까? 중세 로마의 학정에 부닥친 기독교는 카타콤베라는 지하 동굴을 파 지하로 숨어 들어가서까지 기독교를 확산시킨다. ‘죽으면 죽으리라’하는 각오가 바로 그것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는지.

오늘날 교회부흥의 침체를 사회심리적 상황에서 찾는 이들이 있다. 동감할 수 있다. 요즘은 특정 나라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기독교 신앙을 박해하는 데가 많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 기독교가 들어왔을 때는 기독교에 적대적인 문화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한국 기독교는 위기라고들 말한다. 침체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더욱 교인 수가 줄어들고 기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선교초기 그 험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던 기독교는 왜 침체의 늪으로 빠진 걸까.

한국의 선교초기 기독교 선교는 반대와 싸우면서 진행되었다. 그러니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하나님의 도우심이 더 크다. 여기서는 사회심리학적 요인만 언급하는 것뿐이다. 지금은 그런 효과가 사라졌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못 주는 것은 물론 성장의 진도도 뒤로 가고 있다.

교회가 환난과 어려움에 빠지면 기도하는 사람도 많고, 신앙 열정도 좋다. 그러나 교회가 편안하면 그 열정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이건 그가 진리 안에 있느냐, 아니냐를 떠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교회는 지금 한바탕의 홍역을 치르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 바로 조심해야 할 때다. ‘선 줄로 생각하면 넘어질까 조심하라’는 게 성경의 가르침이다. 우리에게 더 이상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는 없다. 이젠 진정한 신앙인으로 성경과 성령을 기반으로 하는 열정만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