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귀신으로 부활한 천안함

등촌 이계선목사 

▲ 등촌 이계선

“46명의 해군을 죽이고 침몰한 천안함이 이제는 물귀신으로 살아나 야당과 6월 지방선거를 침몰시키고 있어요. 천안함이 침몰하자 처음에는 정부와 군 당국의 무능을 규탄하는 여론으로 MB를 떨게 했지요. MB는 쥐구멍을 찾아 청와대벙커에 숨어서 비상회의만을 거듭했구요.

 46명의 해군전사자 말고 구조선마저 침몰하여 9명이 더 죽자 여론은 극도로 악화되어 MB와 한나라당이 이대로 침몰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하고 나서자 침몰한 천안함은 물귀신으로 부활하여 북풍을 일으키면서 야당과 6월 지방선거를 침몰시키고 있습니다. MB가 김정일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특별담화를 발표하면 천안함은 이순신의 거북함 이후 최고의 위력을 발휘하게 될것 같습니다. 도대체 천안함 침몰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천안함의 수혜자는 김정일인가요? 이명박인가요? 유시민인가요?”

“MB의 민주의식수준은 김대중 노무현은 말할 것도 없고 노태우 김영삼시절 만도 못합니다. 박정희 전두환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대중 노무현이 애써 독립시켜놓은 검찰 경찰중립화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복귀시켜놓았습니다. 언론을 장악하여 여론을 좌지우지하구요. 과거 독재정권들은 김신조 청와대습격, 판문점도끼만행, 아웅산 폭파, 북한땜공사같은 국가재앙이 일어나면 손오공의 재주로 북풍을 일으켜 선거에 악용해왔지요. 천안함침몰로 악명 높은 북풍이 다시 불고 있는 거지요”


김대중 노무현의 햇볓정책으로 한반도에 10년 동안 평화시대가 열렸었다. 남북정상이 평양에서 평화의 축배를 들었다. 정주영이 2천마리의 소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어가는 광경은 세계를 감동시킨 드라마였다.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고 개성공단에 남북합작 공장이 생겼다. 금강산관광 백두산관광길이 열렸다. 남북한 예술인들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교환공연을 했다.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는 북한미녀응원단들이 몰려왔다. 북한선수들이 외국팀과 게임을 할때마다 남한 관중들은 열열이 북한팀을 응원했다. 일 년에 남한국민 50만 명이상이 북한을 방문했다고 한다. 통일된 거나 다름없었다. 세계는 한국의 햇볓정책에 박수를 보냈고 노르웨이 한림원은 김대중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다. 한반도에 10년 평화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햇볓정책은 공짜로 되지 않는다. 퍼주어야 한다. 중앙일보 통계에 의하면 서독은 동독에 18년 동안 퍼주고 난후 통독이 됐다고 한다. 해마다 한국이 북한을 도운 액수의 20배가 넘는 돈을 동독에게 퍼 줬다. 독일판 햇볓정책이다. 공짜로 퍼주면서도 동독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대해주었다. 그 돈으로 핵을 만들었느냐? 미사일을 개발했느냐? 따지지 안했다. 시비해봤자 가려낼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18년동안 서독의 자유와 풍요를 공짜로 받아먹은 동독은 뒤늦게 자유의 맛을 알고 스스로 베를린장벽을 무너뜨리고 동독에 합류한 것이다.

중국은 이민족인데도 해마다 한국보다 더 많은 돈을 북한에 퍼주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북한을 돕는 순위가 1등 중국, 2등 한국, 3등 일본, 4등 미국이란다. 이민족인 중국도 우리보다 더 많이 퍼주는데 동족인 남한이 북한을 돕는 게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 한나라당출신 김영삼대통령도 재임시절 “혈맹은 동맹보다 더 진하다. 쌀이 모자라면 외국에서 사다가라도 북한을 돕겠다”고 무제한 퍼주기를 약속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인은 시기질투 분쟁을 즐기는 놀부 심보다. 사촌이 잘되는 꼴을 죽어도 못 본다. 북한이 망해서 남한에 항복하여 오는 걸 기다릴 뿐 북한을 도와주어 잘살게 되는 건 죽기로 싫어한다. 특별히 남한의 부자들 기득권자들이 더 하다. 햇볓정책은 커녕 통일도 싫어한다. 통일되면 가난한 북한형제들에게 자기 돈이 빠져나갈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인의 심보를 잽싸게 읽은 MB는 햇볓정책을 반대하는 강경책을 내걸고 쉽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화가 난 김정일이 강경으로 나온 건 예고된 순서다. 순한 강아지도 자꾸만 건들이면 짓고 대들게 마련이다. 망나니 김정일이 미친개처럼 펄펄뛰고 물어뜯을 건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동(東)에서는 금강산관광을 닫게하고 서해(西海)에서는 천안함을 침몰시켜버렸다. 개성공단도 철수직전이다. 따지고 보면 천안함 침몰은 이명박의 강경책이 불러온 비극이다. 10년 동안 공든 탑은 무너져 버리고 한반도는 지금 전운이 감도는 캄캄 절벽이다.

응징하여 본 떼를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친 MB는 책임을 져야한다. 그가 말 한대로 군사작전 경제작전으로 북한을 공격하여야 한다.  미국과 유엔안보리만 바라보면서 애걸하는 구걸 외교도 안 된다. 자위권을 발동하여 보복공격 할만한 배짱이 있을까? 아이러니컬하게도 강군반공(强軍反共)을 외치는 독재자들은 한결같이 북한에 당하기만 했다. 보복한적이 한 번도 없었다. 대북강공을 하는 척 칼을 빼들고는 그 칼로 북풍을 일으켜 국민을 협박했다. 이른바 공안정국조성이다. 판문점 도끼만행, 청와대습격을 당한 박정희는 그걸 북풍으로 만들어 공포정치에 사용했다. 아웅산폭파로 각료를 잃어버린 전두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서해에 침투한 북한함정을 2차례에 걸쳐서 통쾌하게 격침시킨 건 김대중의 햇볓정책 시절이었다. 1차 연평해전에서 한국해군은 신출귀몰작전으로 7척의 적선을 격퇴했다. 2차 해전에서 6명의 아군이 희생당했지만 30명의 적을 사살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2차 연평해전에서 북한함정을 침몰시킨 우리함정이 이번에 침몰당한 천안함이다. 독재자들은 적과 제대로 싸움한번 못한다. 대신 장렬하게 간 전사사자들의 시신 앞에서 복수를 맹세 할뿐이다. 허장성세 위선이다. 만약 본때를 보여주지 못하고 큰소리만 치고 만다면 김정일은 더욱 기고만장할 것이다. 의기양양 더 악날한 도발을 계속하여 남한의 정치 사회 경제를 피폐케 할 것이다.   

 그러면 왜 MB는 쓰지도 못하는 강경책을 떠드는가? 북풍을 만들어 야당을 침몰시키려고 그러는 것이다. 옛날 박정희, 전두환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민족은 통일의 자격이  부족하다. 못사는 형제 몇 됫박 도와주는것 싫어서 가마니 채 퍼줬다고 떠들어 대는 게 우리민족성이다. 

내 고향이 천안함이 발진했던 해군기지가 있는 서평택 아산만이다. 이번 9월에 고향가는 길에 평택항에 정박해 있을 동강난 천안함을 찾아가 묵념이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