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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품고 흐르는 강팔당유기농단지 보존을 위한 1박2일, 현장체험[포토]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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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년 05월 10일 (월) 11:50:35
최종편집 : 2010년 05월 12일 (수) 09:02:27 [조회수 : 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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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하면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으로 두물머리라고 한다. 뜻글자로는 양수리(兩水里)라고 하는데, 한때는 나루터가 있어 매우 번성했던 곳이다.

   
▲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 류기석

두물머리[兩水里]에는 팔당댐 건설로 한 차례 땅을 잃은 농민들이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30년간 친환경 유기농업을 일궈온 곳으로서 팔당생명살림이라는 생활협동조합이 있어 수도권 인근에 유기농산물을 공급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함께 상부상조하는 모범적인 단체로서 필자도 남양주시에 살고 있는 관계로 이곳의 유기농산물을 공급받는다.

하지만 정부는 이곳의 농지와 비닐하우스를 정리한 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자전거도로와 테마 공원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최근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팔당 유기농 단지(18만8000제곱미터)가 정부의 중앙토지수용위원회로부터 강제 수용위기에 놓여 1년 넘게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 류기석

   
▲ 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 류기석

한편 정부는 지난 16일 이곳을 강제 수용 신청을 한데 이어, 역시 농민들의 반발이 거셌던 양평 두물 지구에 대해서도 조만간 감정 평가를 완료하고 내달 중으로 강제 수용을 신청하기로 한 것이다.

4대강 사업은 지난해 11월 본격화한 이래 일반인들의 관심이 점점 줄었고, 환경단체의 외침 또한 언론의 외면 속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이를 다시 쟁점으로 부활시킨 이들이 바로 종교인들이다. 천주교는 일치감치 "4대강사업 반대"의 목소리를 주교회의 등을 통해서 높였고, 불교도 만만치 않다. 최근 생명살림 수륙대제를 지켜본 이들은 불교계의 4대강 개발 반대 열기가 하늘을 찌를 듯 기세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 4대강 사업을 멈추어야 4대강이 삽니다 ⓒ 류기석

이에 기독교 진영은 생명의 강 기독교행동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중심으로 매일 4대강 현장으로 달려가 각종 기도회와 금식기도, 오체투지 등으로 사업중단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북한강과 남한강은 개신교·천주교·불교 3대 종단의 ‘성지’가 되었다. 이들의 교리는 달라도 마음은 모두 하나다.

이처럼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 4대 종단의 종교인들이 모두 함께 손 잡은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시들해지던 4대강사업 반대의 바람이 다시금 “생명론과 평화론”으로 부활된 것이다.

   
▲생명의 강 살리기, 금식기도회 걸개 ⓒ 류기석

지난 5월4일 화요일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팔당유기농단지가 있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로 향했다. 지난 2월부터 ‘생명의 강 살리기 금식기도회’가 70일째 진행되고 있는 기도처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식기도회는 기환연 집행위원들이 한 주간동안 강은 우리의 생명이자 평화라는 마음을 모으고, 4대강 개발 중단을 염원하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게 된 것이다.

기도는 호흡과 같이 멈추면 죽는다. 성경은 기도가 생명의 호흡이라고 했다. 그래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가르친다. 4대강을 살리느냐 또는 죽이느냐는  우리들의 신실한 기도에 달려 있다. 이러한 기도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다면 지금 우리의 기도에 기적은 일어날 것이라는 마음으로 송촌1리 북한강을 따라 줄지어 있는 유기농 비닐하우스 단지로 들어섰다.

   
▲ 팔당유기농단지의 오후 ⓒ 류기석

   
▲ 팔당유기농단지의 아침 ⓒ 류기석

앞서 기도를 하신 이택규(기환연 집행위원) 목사와 도움을 주신 백영민(기환연 집행위원장) 목사 그리고 이곳 용진교회 김선구 목사, 장로님 부부가 벌써부터 다음 기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교대예식을 드리고는 곧장 3m 높이의 물탱크로 쓰였던 콘크리트 위 임시 기도처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아주 작은 텐트와 비닐하우스가 둘러져 있어 아늑했다.

고요한 강과 연두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숲 중간에 빼곡이 들어차 있는 비닐하우스단지에 서서히 어두음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생명의 강을 살리기 위한 묵상기도에 들어갔다. 틈틈이 살아있는 한국교회의 역사가 흐르는 용진교회 백년사가 비치되어 있어 읽기 시작했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하늘을 품고 흐르는 강” 여느 교회의 출판물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백년의 역사를 편집하여 읽는 재미가 솔솔 했다.

   
▲ 생명의 강 살리기, 금식기도 처소 ⓒ 류기석

용진교회의 3·1운동부터 민주화운동까지 103년 동안 분연히 지역농민과 함께해왔던 역사적 증언들이 다각도로 표현되었다. 다산 정약용이 이곳 출신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몽양 여운형이 나고 자란 곳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팔당유기농단지의 하얀 민들레 ⓒ 류기석

   
▲ 팔당유기농단지 콘크리트에 피어난 돈나물의 생명력  ⓒ 류기석

임진왜란 후 한음 이덕형 선생이 이곳 용진에 낙향하여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며 지은 사제곡의 배경이 바로 용진의 뜰이었다고 한다. 용진은 한강과 북한강, 남한강을 이어주는 용진나루와 뜰을 통해 조선조 이서구 선생과 운길산 수종사로 책을 지어 나르던 소년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등이 종교와 철학뿐만 아니라 새 시대에 대한 문화를 펼쳤던 곳이다.

또한 와부조안 3.1운동의 불꽃을 이곳에서 발현하게 하였고, 몽양 여운형은 나라 잃은 설움을 이곳에서 달래며, 건국준비위원회를 준비했던 곳이다. 이후 유신체제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교회가 철거되는 상황도 맞았지만 민족정신과 기독교정신이 잘 조화되어 거친 세상 속에서 하늘 뜻인 생명을 품고 흐르는 용진교회가 된 것이다. 용진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으로 2003년부터 김선구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곳이다.

   
▲ 용진교회 김선구 목사 ⓒ 류기석

이번 금식기도회는 사순절 금식기도회가 시작된 2월17일부터 4월4일 부활절까지를 1차로 마치고, 곧이어 2차 금식기도회로 “4대강이 끝나는 날”까지 지속된다.

기도회 내내 로마서 8장 5절~6절 말씀이 다가왔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라는 간단한 말씀, 육은 이기적, 아집, 불친절, 무질서, 욕심을 낳지만 영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게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 [남양주=류기석]지난 5월5일 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 [남양주=류기석]팔당유기농단지 풍경

   
▲ [남양주=류기석]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돌아오는 길에 용진교회 장로님으로부터 유기농야채 한 상자와 엘리트 적인 외형과는 달리 자상한 마음씨가 느껴지는 김선구 목사로부터 용진교회 100년사 '하늘을 품고 흐르는 강'을 건네 받았다. 받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농촌에 작은 교회지만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확장된 공동체’로서의 역할에 감동받았다.

'지역'에 뿌리 내린 '교회'가 대안이지만 요즘 우리들은 너무나 크고 높고 넓은 형상을 짓고, 그곳에서만 코이노니아와 디아코니아를 외친다.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을 어떤 특정한 형상안에 가두지 말라는 뜻으로 '어떠한 형상도 만들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시간 지역과 교회는 어떤 관계이어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겠다.

   
▲ [남양주=류기석]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 [남양주=류기석]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 [남양주=류기석]팔당유기농단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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