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은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은 성경(서)에 기록된 그 신입니다. 신학은 학문의 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방식이 있습니다. 성경(서)의 기록에 대한 바른 해석이라는 방식입니다. 그 내용에 있어서 여러 국가들이 있기에 그 나라의 역사 기록도 중요한 자료입니다. 성경(서)의 내용과 주변 국가들의 기록을 자료로 하여 일관된 원리를 따라 해석하는 방식으로 신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유주의 신학을 토대로 한 현대 신학은 그 이전의 신학의 많은 내용들에 대해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언급한 대속은 그 한 부분입니다. 성령으로 잉태도 거부하고 부활이 역사에 실제적으로 일어났다는 사실도 거부합니다. 그런 주장을 따르면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실 수는 없는데, 그리스도인 것은 맞다고 합니다. 신학하는 방식에 있어서 어떤 일관된 원칙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정녀 탄생이나 부활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종교에도 있다는 사실을 앞세워 성경(서)의 내용을 거부합니다.

이에 대한 평가를 위해 노아 홍수에 대한 기록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말씀하시면서 노아 홍수를 언급하십니다(마 24:37-39). 예수님의 말씀은 이후에 역사에서 그대로 집행되었음을 생각할 때에 노아 홍수를 역사적 사실로서 생각하시고 언급하셨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수메르 신화나 메소포타미아 설화를 언급하면서 그것을 옮겼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기록 시점에 있어서는 성경보다 앞서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들은 고대인들의 사고의 산물로서 조잡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한 내용들은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조상들에게서 들려진 이야기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변질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후자라면 수메르나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의 조상인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서 들려진 이야기가 변질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성경의 노아 홍수는 그 일을 집행하신 하나님에 의해서 정확하게 전달된 것입니다. 기록 시점에 있어서는 이후이지만 그 내용의 진정성은 앞서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노아 홍수의 기록자는 어떻게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는가? 조상들로부터 그 이야기가 변질되지 않고 전수되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는가? 결코 아닙니다. 만약 그런 과정에 의한 것이라면 수메르 신화나 메소포타미아 설화의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자신의 상상으로 그렇게 기록한 것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알려주셨기 때문이라고 밖에 달리 이해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선지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야웨께서 말씀하시기를”이라는 표현도 그 성격 상 동일합니다.

이집트 탈출과 홍해 건넘에 대한 기록의 경우에는 그 당대에 그 일을 직접적으로 겪은 이들이 있었고 그것을 기록하였습니다. 자유주의 신학에 바탕을 둔 현대 신학자들은 그 기록 시점을 그 일이 발생한 때로부터 700~800 년 이후로 잡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역사 방식에 어긋납니다. 하나님께서 그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념물을 두도록 하셨음을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아무런 기록이 없었는데 그렇게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내용들이 정확하게 기록한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결국 구약 성경에서 모세 오경의 경우에는 기록자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아무런 기록도 없이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구전되었다가 기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입장은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정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일을 겪은 이에 의해서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며 정당합니다.

곰이 백일 동안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나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그런 일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가 없습니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것을 설화라고 보는 것은 지극히 정당합니다.

동정녀 탄생이나 부활에 대한 다른 종교의 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는 그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존재가 없습니다. 실존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 생각으로 만들어낸 존재일 뿐입니다. 반면에 성경(서)는 그 일을 행할 수 있는 실존하는 존재가 있고 그분에 의해 그 일이 발생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서의 기록과 전혀 다른 차원인 것입니다. 그런데 양자를 동급으로 놓고서는 신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지성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너무나 단순하게 비교하고서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노아 홍수를 수메르 신화나 메소포타미아 설화의 차용으로 보는 것도 똑같습니다.

다른 나라의 역사 기록과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에스더서의 내용에 대해 신화라는 하는데, 그 이유는 페르시아의 역사 기록에 지지하는 내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입장 자체는 비판받아야-그 내용은 아래에 기록- 하지만 일단 맞다고 하겠습니다.

이 입장에 견주어 예수님에 대해 생각하면 예수님도 다른 나라의 역사 기록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로마와의 관계가 있는데, 로마 역사에 예수님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물론 요세푸스의 글에 예수라는 이름이 언급되지만 그것이 성경(서)의 예수님이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 당대에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도 신화라는 결론이 나게 됩니다. 예수는 신화라는 예수 신화학파는 나름대로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예수님을 한 존재로 보지 않고 그 당대의 한 운동으로 보는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 운동을 예수라는 이름으로 표현하였다는 입장인데,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이 실존하였던 인물이고 그리스도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까요? 학문하는 방식에 있어서 어떤 일관된 원칙도 없습니다. 저기에서는 저런 원칙을 적용하고 여기에서는 이런 원칙을 적용하는 것일 뿐입니다. 제게는 예수 신화학파나 하나의 운동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일관된 원칙으로 학문을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제가 교수님께 질문하고 싶은 바는 신학자의 한 사람으로 교수님의 학문에서 제시할 수 있는 일관된 방식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시라는 것은 수용하고 대속은 거부하는데, 본문 자체에 대한 어떤 해석 원칙을 가지고서 그렇게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현대 신학이 그것을 말하고 있기에 따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름대로의 일관된 방식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엿장수 마음대로’가 신학의 방식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는 동의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성경은 당사자의 신앙 고백이면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의 내용은 기록자가 그의 삶에서 하나님께서 경험하게 하신 바와 그의 생각들을 기록한 것입니다. 경험이라고 할 때에 거기에는 당사자보다 훨씬 이전의 일에 대해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내용과 그 자신의 삶에서 실제로 겪었던 일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창조나 노아 홍수, 아브라함에 대한 기록은 전자에 해당됩니다. 모세나 복음서는 후자에 해당됩니다. 복음서는 직접적으로 겪은 이들이나 그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이들에 의해 기록되었습니다. 데오빌로에게 편지하면서 누가가 “나도 모든 것을 시초부터 정확하게 조사하여 보았으므로 각하께 그것을 순서대로 써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눅 1:3)라고 적은 바와 같습니다. 서신서는 부활한 예수님과 만나 하늘의 비밀을 들은 이들이 다양한 삶의 정황에 적용한 내용들입니다.

에스더서의 내용과 관련하여서는 주석의 내용을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페르시아에는 한 사람이 여러 이름을 가지며 또한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으므로 본절의 아하수에로가 정확히 누구를 가리키는지에 관한 학자들 간의 견해가 다양하다.

성전 건축을 훼방놓던 아닥사스다 왕을 가리킨다는 견해, 다리오 1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 왕을 가리킨다는 견해, 다리오 왕의 아들 이름이 그리스어로는 아닥사스다, 영어로는 크세르크세스, 히브리어로는 아하수에로라고 번역되었을 뿐 모두가 동일 인물을 가리킨다는 견해 등이 있다.

그러나 아닥사스다가 아하수에로의 아들로 추정되므로 첫째와 셋째의 견해는 맞지 않으며 아하수에로의 변덕에 대한 성경의 언급이 크세르크세스에 관한 역사적 평가에 들어맞는 것으로 보아 두 번째의 견해가 가장 타당하다. B.C. 479년-464년에 페르시아를 통치했던 아하수에로 왕은 크세르케세스로 더 잘 알려진 사람으로서 B.C. 479년 에스더를 새 왕비로 맞이하였다(Herodotus).

참고로 모르드개에 대한 주석도 함께 옮깁니다. 그가 유다 오아 여호야긴과 함께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갔던 인물이었다는 데는 해석상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B.C. 605년에 있은 느부갓네살에 의한 제 1차 포로 이후, 제 2차로 여호야긴이 유배되던 때가 B.C. 597년이었으므로 바사 왕 아하수에로가 대 연회를 베풀던 B.C. 483년과 무려 114년이라는 시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르드개라는 인물에 대한 견해가 분분하다.

첫째로 모르드개가 바벨론에 유배됐던 인물이었다는 즉 대 연회 당시 최소 130살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바사의 수상이 되었다는 견해, 둘째로 정작 바벨론에 유배됐던 자는 모르드개의 증조부 ‘기스’였으며 모르드개는 포로 4세로서 바사 제국의 수상에 등극한 자라는 견해 등이 있다.

성경 원문에는 ‘모르드개’라는 이름이 없이 단지 ‘그’라는 지시 대명사만 기록되어 있으며 이 지시 대명사는 기스를 가리킬 수 있으므로 후자의 견해가 더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