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처음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그분의 형상대로 지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담과 여자인데, 그들은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은 존재이었습니다. 영광스러운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사람들이 땅에 가득하게 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방식은 시험입니다. 시험을 통과하면 하나님께서 원하심이 이루어집니다.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전체적으로 생각하면 그 시험은 당사자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나님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시험을 허락하십니다. 그리고 피할 길을 내십니다(고전 10:13). 그 길을 따르면 시험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시험을 통과하여 영광에 이르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 편에서 볼 때에 불만을 가질 만한 것이 아닙니다.

아담과 여자에게 주어진 시험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뱀으로 찾아온 마귀의 유혹을 받은 여자가 먼저 따먹고 옆에 있던 아담에게도 주어서 먹게 됩니다. 인간의 타락입니다. 그로 인해 사람은 자력으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게 되고 하나님을 인정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없이 인간의 힘으로 인간이 생각하기에 좋다고 여겨지는 바를 성취하기 위하여 살게 됩니다. 지성도 있고 양심도 있지만 그것이 하나님을 찾고 구하며 그분과 함께 사는 삶으로 나아가도록 하지는 못합니다.

바울 사도는 이를 죄와 허물로 죽었다고 진단합니다(엡 2:1). 구체적으로는 이 세상 풍속을 따라 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의 지배를 받으며 육신의 정욕대로 살았다고 설명하였습니다(엡 2:2-3). 의인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하나님이 영원하시다고 할 때에 그 의미는 시간의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시간의 틀이 있지만 하나님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시간을 초월해 계십니다. 그분에게는 모두 현재입니다. 또한 그분은 그 능력으로 인해 시작과 끝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아십니다. 인간은 미래에 발생할 일을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모두 아십니다.

아담과 여자의 범죄를 아십니다. 범죄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아십니다. 그 이후로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을 아십니다. 저의 출생과 죽음까지의 삶 그리고 죽음을 아십니다. 제가 태어나기 이전에. 모든 사람에게 예외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류의 모든 역사와 개인의 삶에 대해 아십니다.

그런 상태에서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바가 구속입니다. 셋, 노아, 아브람, 이스라엘을 통하여 하나님은 회복의 역사를 행하셨습니다. 구속의 최절정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구속은 구속받아야 할 상태를 전제하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죄와 허물로 죽은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리스도(구원자)이시라는 말은 죄와 허물로 죽은 인간을 그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대가가 지불되지 않은 방식으로 구속하시지는 않습니다. 죄와 허물의 대가가 지불되어야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의 힘으로 그 대가를 지불할 수 없습니다. 죄와 허물의 대가가 죽음인데, 인간에게 죽음은 끝입니다. 대가를 지불하여 그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태에서 대가를 치루고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이 스스로 대가를 지불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 인간을 구속하려면 다른 누군가가 그 대가를 지불하여야 합니다. 인간에게는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방식이 독생자를 사람으로 이 땅에 보내시고 그분이 대가를 지불하시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독생자의 성육신인 예수님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해 말씀하시고 몸으로 보여주시고 자신을 대가 지불로 내어주셨습니다. 십자가 죽으심입니다. 자기를 비우셔서 사람이 되셨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빌 2:5-8).

앞의 글에서도 밝혔지만 예언자로서 예수님과 같이 산 사람들이 많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다 그러한 삶을 살았습니다. 불의에 대해 지적하고 하나님의 의를 말하였고 그로 인해 핍박을 당했습니다. 죽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과 비교하여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로마의 지배가 이루어지던 시대에 태어났기에 로마의 반역자로 몰려 억울하게 십자가에 죽은 것일 뿐입니다. 십자가가 죄와 허물에 대한 대가 지불이라는 의미가 없다면 구약의 선지자들이나 예수님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그들과 달리 그리스도라고 이야기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냥 위대한 사상가 내지는 선각자 또는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성인의 한 사람일 뿐입니다.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구속 역사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입니다. 아담과 여자의 범죄를 아시고 타락한 인간들의 삶을 그 이전부터 이미 아신 하나님께서 회복의 방식으로 정하신 것입니다. 예정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어떤 사람들에 대해 구원을 미리 정하셨습니다. 그들이 그러한 하나님의 역사를 덧입을만한 자격이나 요건이 갖추어져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조건 없이 그들을 미리 사랑하셔서 그들을 선택하시고 구원 얻도록 정하셨습니다. 성경에서는 예지예정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선택입니다.

그렇게 선택된 사람은 그의 전 생애의 어느 시점에 복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자신이 믿는 것입니다. 믿게 되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원을 얻게 됩니다. 여기에는 인간의 어떤 행위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전적인 은혜로 구원 얻은 것입니다.

구원 얻은 신자로서의 삶이 펼쳐집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면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을 즐기는 삶을 누리게 됩니다. 성령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삶입니다. 그 결국은 영생입니다. 이때의 영생은 죽음 이후의 사후 세계에서 하나님과 영원토록 함께 지내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신자이지만 하나님과 동행이 없고 여전히 자신의 육체의 욕심을 따라 살게 됩니다. 자기 육체를 위한 삶입니다. 그 결국은 썩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함은 믿음이면서 순종입니다. 믿음과 순종이 동전의 양면이라고 이야기되는 이유입니다.

인간의 창조와 타락 그리고 구속은 아무런 모순이 없습니다. 구속을 말하기 위해서 창조와 타락을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창조와 타락이 있어야만 구속을 말할 수 있게 되기에 그것들을 말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억지로 꿰어 맞춘 것이 아닙니다. 구속이 창조와 타락 이전부터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은 창조와 그 이후의 타락을 미리 아셨기에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영원하신 분이어서 곧 시간을 초월하여 계신 분이어서 가능했던 바입니다. 그분 안에서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여 그분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삼아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사후 세계의 영생과는 다른 현재의 영생입니다.

신자는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여야 합니다. 누군가가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밝힐 때에 “과연 그러한가?”라는 자세로 살펴야 합니다(행 17:11). 좋은 것을 취하여야 합니다(살전 5:21). 좋은 것이란 옳은 것입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바와 부합되는 것이 옳은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영혼을 빼앗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된 주장에 자신의 생각이 지배를 받는 것은 영혼을 빼앗기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대 신학의 많은 부분이 신자의 영혼을 빼앗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연구하고 그 가르치는 바를 밝혀야 하는데,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을 거부하며 사는 삶에서 추구하는 지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잘못된 수고의 결과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존재하시고 그분이 행하신 일인데도 하나님 없는 지성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거부합니다. 창조, 이적, 부활이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성경이 기록되었던 그때에는 아주 분명하였던 것임에도 200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것이 아니라고 우깁니다. 서울 가보지 않은 사람이 서울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우기는 것과 같습니다. 언제쯤이면 이런 황당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