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단은 오늘 하루도 낙동강을 멍들게 하는 골재채취현장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봄이 오는 소리를 전하는 자연의 선물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곳에 연밭이 발달한 이유는 강 주변에 위치하면서 적절한 수준과 토양 그리고 온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운하가 건설되면 이곳은 썩은 늪이 되고 말 것입니다.
<골재채취로 멍들어가는 낙동가에서 봄 소식을 전합니다.>
<낙동강 물을 마시기를 기대하며>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에서 오랜만에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며칠 후, 가실성당 주보에 실린다고 합니다. 어제 따뜻한 마음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현익현 발도로메오 신부님(가실성당 주임 신부/ 독일)의 아침인사 말씀에서 “옛날에는 낙동강의 물이 좋은 물이어서 마시고 살았다고 합니다. 다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하실 때, 사실 할 말이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가실성당의 독일인 신부님 마음 반만치라도 닮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우리는 오늘도 골재채취현장을 만났습니다.
조령을 넘어 영강, 낙동강 초입까지 보였던 멋스러운 강길이 상주를 지나 며칠 전부터 골재채취로 몸살을 앓는 모습에 모두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도 왜관에서 대구 초입에 이르는 구간가지 골재채취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봉촌제방길 너머에 있는 넓은 버드나무 군락지도 골재채취로 인하여 훼손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대구 시민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매곡취수장과 강정 취수장으로부터 채 5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더구나 취수장 인근에 이동보까지 있고 금호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라 낙동강 물이 일부구간에서는 정체되기 시작하는 구간입니다.
그러나 이 중요한 취수장 상류지역에서는 낙동강교에서 낙산리까지, 그리고 오늘 낙산리에서 봉촌제방길까지 모두 골재채취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골재채취선을 강에 뛰우기 위해 강줄기를 막아 물길을 가두어 물은 정체되기 시작하고, 여기에 채취선을 뛰워 골재를 채취하면서 온갖 부유물질과 흙탕물이 그대로 취수장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하천생태계라의 중요성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생명의 강을 찾아나선 순례단의 눈 앞에는 모래를 둘러 싼 전쟁이 벌어지는 듯 하였습니다. '누가 얼마나 더 빨리 많은 양의 골재를 채취하여 돈을 벌 수 있는가'가 지상과제인 듯 하였습니다. 그렇게 상주대교에서 봉촌제방에 이르는 구간의 하천변 습지와 버드나무 군락은 골재채취 대상지에 불과하였습니다.
'천만금을 줘도 살고 싶지 않고, 천만개의 연꽃이 피어도 살고 싶지 않다' 는
순례단의 어떤 분의 이야기가 가슴 저리게 다가옵니다..
아름다운 옛모습을 다시 찾길 간절히 바라며
우리는 걷고 또 걷습니다..
봄풀 자라듯이
생명의 풀씨가 널리 퍼지길 바라며..
어린 학생의 물수제비가
먼 훗날 우리 아이들의 자연스런 놀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봄꽃 축제>
조령 넘어 눈보라 맞은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봄꽃이 한창입니다..
풀밭 기슭에, 마을에 산에 꽃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산에는 생강나무, 들에는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나고
목련도 어느새 살포시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수선화도 노랗게 활짝 얼굴을 드러내었고
솔나리와 할미꽃도 얌전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눈 크게 뜨면 잘 보이지 않는 쇠뜨기도 꽃을 피웠습니다.
발간 동백꽃과 보라빛의 개불알풀도 제빛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산에 들에 강가에 뚝방길에 봄이 왔습니다..
봄은 '보여주는 계절'이 맞나봅니다..
좋은 계절입니다..
모두 웃는 일 가득하길 빕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순례단에서는 이필완 목사(순례단장) / 전진택 목사 / 오규섭 목사 / 김규봉 신부 / 홍현두 교무 / 수경 스님 / 도법 스님/ 연관 스님 / 지관 스님 / 박남준 시인 / 이원규 시인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길에 참여하신 동참자로는 곽상수(대구공간앞산달빛) / 이상옥(대구 앞산터널반대농성) / 김혜정, 성요한 신부, 고경수 목사, 성철수, 성철진 등(대구) / 정숙자, 장철규, 구태우, 김희진 등(환경운동연합) / 박은정, 권영숙 등(전국여성노동조합) / 정현정(대구여성노동자회) / 김다정(대구) / 강철원 외 14명(원주 참꽃작은학교) / 김보영 외 2명(서울 맑고 향기롭게) / 조미나 외 5명(대구 맑고 향기롭게) / 이영희(대구 다사) / 박문수(성공회 서대문교회) / 이영희(전교조지도자문위원, 대구경북양심수후원회대표) / 천수자 외 1명(서울)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일정 안내>
* 3월 19일(수) 일정 : 중마 나룻가에서 출발하여 성서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인근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며 간경리 한밭들까지 오후 일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3월 20일(목) 일정 : 달성군 옥포면 간경리 한밭들 - 논공휴게소 근처 - 약산교
* 3월 21일(금) 일정 : 휴식
*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대구 맑고 향기롭게 에서 점심식사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에서 ‘생명의 강이 늘 맑고 푸르게 흐르길 기원하면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주셨습니다.
-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봉촌2리 새 예루살렘 감리교회에서 숙박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3. 18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