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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순례 동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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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2월 20일 (수) 12:02:26 [조회수 : 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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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게시판에 실린 맹행일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생명평화순례 동참기


한반도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이 나라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의 성직자들이 펼치는 ‘종교인 생명평화순례 100일 대장정’에 동참하여 한강을 따라 걸었다.

서울을 지나는 3일 동안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뜻있는 행사와 나름대로 보고 느낀 점이 있어 여기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생명의 근원 강을 모시다

지난 3일 간은 서울 기온이 영하 8도나 되는 아주 추운 날씨였다.

세상 사람들이 따뜻한 방 안에서도 “못 살겠다”고 “나만 좀 잘 살아보겠다”고 투덜대고 있을 때, 아무것도 욕심낼 것 없는 수도자들이 무엇 때문에 이 추위에 강바람을 자처하며 강가로 들판으로 나섰을까요.

일행 가운데 한 분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이런 글귀가 보인다.

“생명의 근원- 강을 모시다! 대지의 숨결과 강물의 핏줄은 태양의 자비와 바람의 손길로 빚은 자연의 선물입니다. 온 몸, 온 마음으로 모시겠습니다” (종교환경회의)

2. 종교인들이 나선 이유

순례단은 하루 종일 한 줄로 늘어서서 걷고, 걷는 중에는 묵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래도 궁금증을 풀기 위해 대운하 건설에 대한 몇 분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도법 스님 ; 21세기 가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첫째 요건은 지구생태계 보전이다. 그러나 한반도대운하는 이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이필완 목사 ;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대운하를 돈과 경제로만 풀지 말고 생명과 평화의 가치로 풀었으면 좋겠다. 바닥에 떨어진 생명의 가치를 회복하는 순례가 될 것이다.

수경 스님 ; 이명박 당선인은 생명의 눈으로 한강과 낙동강을 비롯한 우리네 생명의 젖줄을 육친적 연대감으로 바라보신 적이 있는지요? 그곳을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닙니다. 역사와 문화, 신화와 전설이 흐르고, 온갖 생명이 흐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운하는 경제 차원을 훌쩍 넘어서는 보다 근본적인 생명의 문제입니다.

3. 식수원보호법

잠실대교 근처에는 시민들에게 한강이 식수원이라는 사실과 함께 식수원보호법에 따라 한강에서 수영, 낚시, 뱃놀이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는 공고판이 여러 개 서있다.

일반 국민의 경우 낚시를 해도 처벌을 받을 정도로 보호되는 지역에서 화물선을 운행하겠다는 운하 추진정책은 어찌 이해해야 하나. 국민의 절대 다수가 식수원으로 의존하고 이용하는 하천에 19개의 갑문과 16개의 수중보를 만들어, 흐르는 자연하천을 욕조와 같은 담수호로 바꾸어 시멘트 콘크리트로 둘러쌓겠다는 것이 운하 추진정책이다.

4. 강이 껴안은 생명

여의도 근처에도 갈매기 등의 조류가 많았는데, 팔당교가 가까워지자 한강 가운데 있는 섬 주위에는 오리떼를 비롯한 여러 종의 철새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그 가운데 천연기념물 참수리 한 마리가 아름답고, 우람한 모습을 나타내어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이들은 물고기가 있어 찾아오는 것이고, 물고기는 수초와 수중 생물이 있으니 번성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먹이사슬이 건전하다는 증거인데, 수중생물, 수상생물 그리고 강변의 생물 등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고 그 가운데 인간도 강물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수변생물이 아닌가.

예정대로 내년에 착공을 한다면, 이들 생물들의 운명은 어찌 될까. 그리고 강변생물들은 안전할까?

5. 시민 참여도

날씨 탓인지 서울을 지나는 동안에 서울 시민들의 참여도는 그리 높지 않아 아쉬웠다.

2월16일(토) ;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 둔치~동호대교 남단을 걷는데, 참여 인원은 약 70명, 그래도 순례단에는 인천에서 오신 노현지님과 우리교회 정보영 목사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회원님들, 수원대학교의 이주향 교수님, 전국여성노동자회의 박남희 선생님, 예수살이 공동체의 라병국 신부님과 식구들, 생명의 숲의 박진우 선생님, 참여연대 회원님들 3명, 기독교환경연대 류미호님과 회원님들, 새로운진보정당운동을 진행하시는 한재각님과 활동가들이 동참하였습니다.

2월17일(일) ; 동호대교 남단에서 암사동 선사유적지까지.

점심 식사 오후 1시부터 ‘운하백지화국민행동’에서 마련한 ‘생명의 근원 강 지키기 시민대행진’일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행사에는 도선사, 화계사, 옥천암, 장경사, 김포불교환경연대, 구리 남양주 불교환경연대, 참여불교재가연대, 맑고향기롭게, 생명환경자연보호실천회, 전국교사불자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녹색교통, 생태지평, 환경회의 등의 불자분들과 회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날 순례단을 포함하여 모두 2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였으며, 윤준하 국민행동 대표자와 순례단 이필완 단장의 발언과 양장일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 관동대 박창근 교수의 발언이 계속되었습니다. 행사장 옆에서는 운하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운하 반대 염원을 직접 작성하여 플래카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2월18일(월) ; 암사동 선사유적지~팔당대교 남단.

오늘 순례에는 김명철(불교환경연대), 도연스님, 안창도(하남YMCA 사무총장), 성심수련원의 수련자(중국인 3명 포함 5명), 정미경(생태칼럼니스트), 생태보전시민모임의 유향선 팀장과 회원님들, 환경운동연합, 윤재석(국민일보 논설위원) 등이 함께하여 모두 약30여명.

팔당대교 하단에서 하남시의 사회단체 관계자분들께서 준비한 작은 환영회를 진행하였고, 따듯한 차와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함께 자리를 마련해주신 하남YMCA와 민주노동당, 6.15공동실천연대, 팔당생명살림, 푸른교육공동체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6. 속물근성

속물근성이란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경제적 가치 기준에 따라 재단하는 것이다. 한 필지의 땅을 보면서 거기에 나무를 심고 꽃을 피우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면 얼마를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면 속물근성을 가졌다고 하겠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이 또한 속물근성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사회적 분위기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인 양하는 상황이다. 경제성이나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육체적 안락함을 줄 수 있지만, 반드시 정신적 평온까지 가져다준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들이 몇 십년 전을 회고하면서 그때가 지금보다 더 좋았다고 할 때, 이는 대체로 물질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더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질적으로 더 나은 지금 자존감과 실존적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숭례문 화재’와 속물근성, 최윤재 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교수, 경향신문, 2008년 2월19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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