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나주 영산강교회(예장 통합) 김병균목사가 기고해 주신 글이다. 김목사는 30여년 광주를 중심한 기독교 진보 진영의 대표적 활동가로 꾸준히 일해왔으며 요즘도 일간신문에 왕성한 기고를 하고 자료 수집과 정리에 탁월하다. 당당뉴스 운영자는 농촌교회 취재 길에 나주에 들러 그의 놀라운 혜안과 열정을 들었다. 그와 함께 세계정세부터 시작해서 아시아의 중요성, 기독교 진보 진영의 대안 모색, 교회 특히 농촌교회의 미래 등에 관해 폭 깊은 공부를 하였다. 언제 녹음이 정리되면 기사화할 예정이다.  당당뉴스 애독자였다. 기대가 컸다. 당당뉴스에 나도기자로 기사 올리는 법을 알려 드렸더니 좋아하셨다.
     

당당뉴스 기고문  /  2007년 9월 16일

                    남북정상회담과 민족자주통일 선언    

                                                            김 병 균(영산강교회 목사, 광주전남 6. 15 공동위 상임공동대표)

분단 이후 우리 민족은 62년 동안 전쟁의 상처, 이념대립과 갈등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남북의 정상은 어떠한 의제를 가지고, 어떠한 선언을 하여 우리 민족의 통일을 앞당길 것인가? 국내외 칠천만 민족과 온 세계 평화애호세력들은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남북정상은 지난날 남북 통일사 가운데 선언되고 합의되었던 내용의 이행을 선언하는 만남이 되어야 한다. 1972년 7월 4일 남북당국이 합의한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3원칙은 민족통일의 초석이 되어 왔다. 이어서 1992년 2월 19일 합의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기본합의서)의 실질적 이행을 선언하라는 제안이다.

여기에는 남북불가침과 평화협정체결, 반핵군축, 상호교류, 판문점 상주 연락소 설치까지 합의되어 있다. 이 역사적인 합의서를 방치함으로 사문화시킨다면 앞으로 어떠한 선언을 하더라도 진정한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부속문서까지 합의했기 때문에 이 기본합의서를 살린다면 남북간에 정치․군사적 문제는 급물살을 타고 평화체제로 가게 될 것이다.

노대통령은 방북 전에 여야정치권을 만나서 초당적 입장에서 ‘기본합의서 국회비준’에 대한 협력을 구해야 할 것이다. 이어 역사적인 6. 15 공동선언에 기초한 실제적인 평화체제의 구상이 나와야 할 것이다. 

둘째, ‘한반도 평화체제는 핵문제 해결이후 미군철수를 포괄한다’는 남북정상이 선언을 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걸림돌은 과연 북한 핵인가? 강대국은 핵을 마음대로 보유해도 되는가?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의 핵은 문제가 되지 않는가? 이제 강자의 억지에 맞서 정의의 깃발을 세워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역사적 통찰력을 가지고 보자면, 미국의 북한강압정책이 주된 요인이다. 미국은 북한을 줄곧 ‘악의 축’으로 몰아 세웠다. 미국의 패권주의와 군산복합전략을 한반도에서 관철하기 위해 전쟁위기국면이 끊임없이 조성되었다. 북측은 이에 맞서 2005년 2월 핵보유국임을 선언한다. 작년에는 시험용 미사일을 발사했다. 부시정권은 2006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엄청난 패배를 당했다.

이유인즉 이라크와 레바논에 침략전쟁에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킨 부시정권의 군사패권주의에 대한 미국시민의 엄중한 심판인 것이다. 현재 미국의 조야에서는 ‘이라크 주둔 미군철군’ 논의가 뜨겁게 일고 있다. 현재 16만 8천명의 주둔군이 이라크 전선에 있다. 미군증강 이후 이라크 치안이 더욱 악화되었다는 현지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미국은 북-미관계라도 먼저 평화적으로 풀어야 할 시기를 맞은 것이다. 미국은 전쟁국가의 오명에서 속히 구원받아야 한다. 부시정권은 최근에 북-미간에 적대관계를 해소하자는 방향으로 나서고 있다. 9. 19 선언과 2. 13합의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나온 결과이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서 남측정부는 한반도 평화협정 과정에서 실제적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맞게 되었다.

남․북․미․중 4자에 의한 종전선언이 우선되어야 한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가는 평화체제의 내용과 절차는 행동대 행동의 수순에 따라 북미협정에서 합의될 것이다. 6자회담에서는 동북아 집단평화체제에 대한 구체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의 정상은 이제 한반도에서의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해야 한다. 민족공조에 의한 평화체제 이행을 선언함으로 동북아 평화체제유지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 주한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하게 될 경우 미국 대통령의 판단만으로도 전쟁선포의 가능성이 따르기 때문이다. 평택기지 사령관은 앞으로 100년을 더 머물겠다는 계획이라는데, 이것은 주권국가를 치명적으로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인 것이다.    

  세 번째, 남북경제공동체에 대한 발전적 합의를 해야 한다. 6. 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되었다. 개성공단에서는 1만 5000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교역량도 3억 3,000만 달러에서 13억 4,000만 달러로 늘었다. 금강산 관광객이 150만을 돌파했다. 이산가족상봉도 앞으로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북한경제의 현실은 너무나 열악하다.

그러나 북-미간에 합의가 행동대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북한은 동북아의 신개발모델로 떠오를 것이다.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이상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긴장지대가 대치하는 전선이었다. 이제 두 세력을 이어주고 상생시키는 생명과 평화의 지대로 모습을 바꿔져야 될 것이다. 북한은 아직 개발이 안 된 지하자원의 보고이다. 매장량이 남측의 250배요, 종류가 40여종에 달한다.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에 올릴 만큼 기초과학이 든든한 나라이다.

수준 높은 노동력이 개성공단에서 쉴 새 없이 일하고 있다. 남측정부가 북측경제에 참여의 폭을 늘리고, 미국이 경제봉쇄 빗장을 풀어줘야 한다. 국제사회 일원으로 나서도록 협력한다면 북측경제도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북측의 서해안에는 석유가 공동 개발되고 있다. 동해에는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다. 남한의 쌀을 년 400만석 정도 보내면 남쪽 농업모순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 대신 북의 지하자원을 내려 보내라는 것이다. 민족공동번영의 정신으로 유무상통(有無相通)해야 할 것이다.

남북경제협력이 진전되어 남북경제공동체를 이루어 내야 한다. 이제 평화와 경제번영의 특수를 아울러 누리는 한민족 시대를 창조해 나아가자는 것이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칠천만 민족의 간절한 염원으로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의 시대가 열리기를 충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연락처 : 나주시 용산동 205-1  영산강교회  전화 062) 333-3302, 010-3587-3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