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쌀문제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지만, 23일로 예정되어 있는 국회 비준을 앞두고 더 이상 교회안에서만 거할 수 없는 성난 농촌목회자들이 기어이 길거리에 나섰다.

이날 차흥도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비상시국기도회 설교는 김병균목사가 맡았다. 야고보서 5장 1-8절의 말씀으로 '농민들의 아우성을 들으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사자후를 토한 김목사의 절규는 국회앞 빌딩 숲을 뒤흔들고도 남았다.

현장의 소리를 전한 어느 농민대표는 '종교인들의 참여가 뒤늦은 것이 원망스럽긴 하지만 이제라도 서울 한복판 여의도 국회의사당앞에서 열린 목사님들의 기도회'로 힘을 백배나 얻었다고 기뻐했다.

이 날 '쌀 협상 국회비준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서 무수한 전투경찰들의 막아섬으로 예정되었던 국회 앞 행진은 이루어 지지 못했으나, 두세사람씩 상징적으로 법궤를 들고 무거운 나무십자가를 걸머지고 국민은행앞 농성장에서 국회 정문을 오가는 '무언의 비준 반대 시위'를 계속했다.

23일 바로 내일로 예정된 쌀협상 국회비준이 기어이 막아지기를 간절히 비는 마음으로 3개 교단 농촌목회자들은 이날 22일(화) 저녁 9시에 또 다시 모여, 제법 추운 노상에서 철야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23일(수)도 전국농민회 집행부와 함께 계속 농성장에서 기도 시위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