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종 목사 3차재판이 오늘(3일) 오후 2시 감리회 본부 16층 회의실에서 서울연회 재판위원회(위원장 이중덕 목사) 주관으로 열렸다.

지난주 증인심문을 마치고 오늘 결심으로 진행된 재판은 증거목록인부, 피고인에 대한 양측의 심문과 심사위원 의견진술, 변호인 최후변론, 피고소인 최후진술 순으로 진행됐다.

다음주(10일 오후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선고공판이 있을 예정이다. 서울연회 재판위원회는 10일(화) 오후 1시에 모여 서기종 목사의 형량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저 재판위원장은 장내 소란이 있을 경우 내보내고 진행하거나 재판진행을 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함으로써 재판을 시작했다.

동대문교회 교인들이 대부분이었던 80여 방청객들은 서기종 목사를 기소한 심사위원회의 심문이나 증거목록인부, 의견진술 등이 진행될 때 몇차례 야유와 항의를 했고 서기종 목사의 최후 진술이나 변호인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될 때는 몇차례 “아멘”이라고 하는 등 재판정을 소란케 해 재판위원장으로부터 수차례 주의를 받았다. 그러나 아무도 퇴장된 이는 없었다.

이날 제출된 추가증거물을 포함, 피고소인측에서 제출한 증거목록에 대한 심사위원회측의 인정유무를 묻는 ‘증거목록인부’ 절차가 있었다.

심사위원회는 피고소인측에서 제출한 각종회의록, 서울시와 협상관련 공문, 각종 언론기사, 심사위 기피신청서 등 재판관련 문서 등 증거목록 80여가지 대부분을 인정했으나 기소사실을 부정하는 예배실황 녹취록(DVD포함), 서울시면담 내용, 공원화 초기대응과 과정설명, 피고소인측에서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제출한 동대문교회 교인들의 사실확인서 등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2008년 4월 임원회의록에 대해선 3년반만인 2011년 9월에 재작성되어 인정할 수 없다고 했으며 2008년 3월 기획위회의록이나 2011년 7월의 임시기획위원회 회의록 등 일부증거물에 대해선 증거로 인정하되 내용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등 증거물로서의 성립은 인정하고 입증취지는 부인했다.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이어 피고소인인 서기종 목사에 대한 심사위원회(위원장 황광민 목사, 검사역할)의 심문이 있었다. 심사위원회는 먼저 서울시와 협의를 주도하고 광교로의 이전을 결정하는 등 중요결정을 한 대책위원회가 기획위원회에서 구성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또한 대책위원회의 합법성이 부여된 결의과정이 있었는지에 대해 2008년 4월 12일 임원회에서 대책위 구성사실이 보고만 되었을 뿐 결의절차가 없었고 원로장로가 위원장을 맡은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당시 임원회의록이 분실의 이유로 존재하지 않다가 3년반이 지난 시점에서 만들어 진것이라며 회의록 내용의 진위여부에 의심을 품었다. 대책위활동이 임원회에서 처음 보고된 시점은 2008년 10월 5일 임원회의에서라는 사실확인을 당시 임원회의록을 통해 확인받아 그동안 이전과 관련하여 교회내의 공론화 과정이 없었음을 증명하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서기종 목사는 기획위원회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에 대한 장정상 규정이 없음을 이유로 불법이 아님을 주장했다. 원로가 위원장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신경하 유지재단이사장도 원로 아니냐면서 문제가 없음을 주장했다. 2008년 10월 5일 임원회에서 대책위원회가 처음 보고되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동대문교회공원화 사업을 추진한 직접적인 원인과 교회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한 원인 등이 모두 서기종 목사가 서울시에 ‘이전을 적극 검토하겠다, 보상액을 알려달라’는 내용으로 보낸 공문(혹은 편지)이 빌미가 된 것이 아니냐, 이 편지로 서울시 정책이 바뀐 것 아니냐”는 심사위원회의 추궁에 대해 서기종 목사는 “편지가 행정소송에서 패한 원인이 된 것은 극히 일부”라면서 “직접적 빌미라는 심사위원회의 논리가 비약이며 당시 공문은 ‘정보수집 차원’에서 보냈고 공문에 교회는 존치를 원한다는 단서가 있었음”을 강조하는 등 편지가 이전의 빌미가 된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기종 목사는 이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서울시의 공공사업 의지 때문이고 서울시가 공원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친 결과물로서 ‘어쩔 수 없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

심사위원회는 교회이전 결정과 관련하여 임원회나 당회 등의 공론화 과정이 없었음과 대책위가 공인기구가 아닌 사실을 부각하여 서기종 목사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범과를 증명하려 했고 서기종 목사는 기소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협상과정을 몰랐다는 교인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거짓말’이라고 단언하면서 까지 교회이전 결정에 공론화 과정이 있었음을 강변했다.

서기종 목사의 진술을 종합하면 교회이전과 관련하여 ‘서울시와는 충분히 협의하지 못했고 교회내부에선 충분히 협의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고소인측은 이와 반대로 ‘서기종 목사가 서울시와는 이전을 전제로 협의했고 교회에선 협의하지 않았다’고 해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극명함을 보여주고 있다.

“행정소송당시 484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는 등 교회 90%가 존치를 원했던 것이 사실이면 현재 존치를 위해 활동하는 이들(동사모)을 지금이라도 도와주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느냐”는 심사위원회의 제안에 대해 서기종 목사는 “그들을 저지한 적이 없다. 다만 그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고 유언비어를 퍼트린 것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서 “그렇다고 그들이 한게 뭐냐. 교회를 존치시켰나”고 반문했다. 
 

규칙오용

피고(서기종 목사)가 △종로지방 감리사로부터 구역회 사회권을 2011년 1월 3일에 위임받고 한달이상 지난 2월 13일에 교회이전 등의 주요사안까지 위임받은 것처럼 ‘위장’하여 구역회를 소집하여 사회를 본 일과 △ 이 구역회의시 장정상 주요안건을 거수로 처리한 것, 그리고 △ 2011년 4월 15일에 이전 부지(수원 광교)를 계약하고는 9일이 지난 24일에 구역회를 개최하였으며 이 구역회에서 ‘가하시면 예하시오’로 결의한 것은 ‘규칙오용 아니냐’라는 심사위원회의 심문이 있었다.

이에 서기종 목사는 “교리와 장정에 반드시 무기명투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주요안건에 기명 또는 무기명 투표로 한다는 것은 있다”면서 위 구역회의시 거수 표결방법은 회원들에게 물은 결과에 따른 것이며 박상연이 이의제기를 해서 ‘그럼 무기명으로 할까요?’하고 재차 물었을 때 묵묵부답이어서 권리포기로 간주하고 거수로 처리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이의를 제기한 박상연이 끝까지 무기명투표를 주장했다고 증언하더라”라는 심사위원회의 반박에 서기종 목사는 “위증했다”고 단언했다.

특히 광교부지 계약과 관련 구역회결의 과정 부분은 심사위원회에 의해 추가기소된 건으로서 피고소인측 변호인이 “기소사실에 없으니 기소장을 내고 진행하라”며 항의했으나 재판위원장이 심사를 진행하라고 명하면서 속행된 부분이다.

동대문교회 이전 부지인 수원 광교의 부지는 서기종 목사의 추천으로 2011년 4월 15일에 계약됐다. 그러나 심사위원회는 부지계약관련 구역회의가 4월 24일에 이루어 진점을 지적하며 그렇다면 계약시 첨부된 구역회의록이 언제 적 것이냐는 물음에 서기종 목사가 당황했다.

서기종 목사가 변호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을 때 변호인은 기본재산처리건을 다뤘던 “2월 13일 구역회의록”이라고 확인해 줬다. “부지 매입때는 구역회 결의가 필요없다”는 조언도 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는 “회의록이 필요없다는 것이지 결의가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장정상 구입, 매매, 임대차 시에는 결의가 필요하며 매매(賣買)의 경우는 사고 파는 경우를 말하므로 표결이 있어야 한다”고 확인해 주었다.

장정에 ‘구입’이라는 단어가 있어 “매매”를 매각으로만 한정하여 해석한 교회측의 잘못이 지적되었으며 계약후 결의된 매입건도 장정에 따라 표결을 했어야 하는데 거수도 아닌 ‘가하시면 예하시오’의 방법으로 결의된 것은 명백한 규칙오용이라는 지적이다.

심사위원회의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서기종 목사는 “장정상 문제는 확인해 보겠다. 어찌되든 규칙오용을 고의적으로 행한 것은 아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명예훼손

심사위원회는 서기종 목사의 범과중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심문을 하지 않았다. 다만 ‘심사위원회 의견서’를 통해 “피고가 동사모를 불법단체로 보고 고소인인 박상연, 김명희 등을 징계하기 위해 심사위원회와 재판위원회를 교회에 구성한 것이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여 위의 사람들이 교인들로부터 소외, 멸시를 당했으며 특히 김명희는 교회찬양대에서 해임하여 모멸감을 갖게 했다”며 명예훼손 범과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최후 진술에서 “교회가 심사위와 재판위를 구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집행한 적이 없기에 범과가 될 수 없고 김명희를 해임한 주체는 음악위원회 이므로 서기종의 범과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심사위원회, 재판부에 서기종 목사의 정직 2년 이상 구형

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회 서기가 낭독한 ‘의견서’를 통해 “서기종 목사가 직무유기, 직권남용, 규칙오용, 명예훼손 등의 범과로 말미암아 동대문교회를 심한 내분과 혼란에 빠트렸고 감리회의 문화와 전통질서를 파괴해 감리회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최소한의 공인으로서의 도덕성과 윤리마저 저버려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교리와 장정 886단 제5조 3항에 의거 ‘정직2년 이상’의 처벌을 구했다.

심사위원회는 직무유기, 직권남용, 규칙오용 등 세가지 범과에 대해선 자신하나 명예훼손부분에선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변론 요지

한편 서기종 목사의 변호인 측은 직무유기 등 4가지 범과가 사실과 다르며 기소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동대문교회 교인 339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피고소인 심문’과정에서 서울시와 이전을 전제로 협상을 추진한게 사실이 아님과 이전 결정 과정을 감리사와 협의할 수 있는 것일 뿐 의무사항은 아니라는 점, 대책위가 반드시 교리와 장정에 근거한 기구일 필요가 없다는 점, 그러므로 불법기구가 아니라 긴급대응을 위한 일종의 TFT팀이라는 점, 2008년 4월과 5월의 공문은 박길준이 작성하여 서기종 명의로 발송한 점, 이 것이 보상조건을 알려달라는 내용의 정보수집차원이자 교섭단계일 뿐이었던 점 등을 서기종 목사에게 하나하나 확인 받으며 서기종 목사가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범과를 범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 했다.

특히 보상조건을 파악하기 위한 대외공문 발송에 임원회나 구역회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으며 또한 교리와 장정 규정도 이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들을 명예훼손하지 않았다는 것과 여러 결의 과정에서 규칙오용을 한 적도 없음을 주장했다. 고소인 박상연에 대해 여러사람앞에서 구체적으로 시실을 지적한 사실이 없고 주차봉사위원에서 해임됐다는 주장도 주차팀장과의 협의하에 그만둔 것이기에 서기종 목사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피고소인 측은 오히려 ‘고소인 김명희의 100억 보상과 대토설이 서울시 공무권과의 대질로 거짓임이 밝혀지는 등 동사모 회원들이 허위사실 유포와 질서문란 행위로 교회를 어지럽히고 담임목사를 명예훼손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피고진술서 서명날인 없었고 심사위원 기피신청 박탈됐다 주장

특히, 심사위원회의 심사절차상의 문제가 이후 변호인 최후진술을 통해 집중 부각됐다. 피고가 심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을때 진술확인서를 작성한 후 피고에게 그 내용을 읽어주거나 보여준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의 서명 날인을 받지 않았기에 피고의 진술확인서가 증거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고소건에서 심사위원기피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피고의 권리를 박탈한 것이므로 이 사건 기소가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피고소인의 변호사는 변호인 최후진술을 통해 이 같은 항변하며 “결국 피고에 대한 기소는 하나도 인정할게 없다”면서 “전부 무죄를 선고해 주기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자 방청석에서 “아멘”이 외쳐졌고 박수가 터졌다.


부목사도 변호에 나서

동대문교회의 부목사도 변호인 자격으로 피고 심문에 참여하여 서기종 목사의 답변을 통해 심사위원회의 기소과정에서의 절차상 문제를 꼬집었다. 부목사는 서기종 목사의 2006년 형사건을 언급하며 서기종 목사에게 “황광민 목사(심사위원장)가 당시 불리한 증언을 했는데 심사위원장이 동일인물인줄 알았다면 기피신청을 했겠는가”를 물어 “그렇다”라는 답변을 이끌어 내면서 피고가 심사위원기피신청 권리를 박탈 당했음을 재차 부각시키려 했다.

황광민 목사는 ‘최후진술’에서 “본인 기피신청 받은 적 있다”고 인정한 뒤 서울연회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아 기피되지 않은 것이고 그 근거로 피고변호인이 “2006년 재판에서 불리한 증언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를 가져 와서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서명날인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진술이 끝나고 한시간 정도 걸리니 나중에 와서 사인해 주세요”라고 했는데 그냥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서기종 목사가 일어나 “분명한 거짓말이다”라고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방청객들이 소요했다. 방청객이 발언을 요청하자 재판장에게 거부되기도 했다.

2011년 9월 28일 심사가 착수 된 이후 10월 5일에 심사위원회와 피고소인측의 첫 대면이 있었고 10월 31일에 기피신청이 있었으며 11월 2일에 심사가 끝났다.

당시 서울연회는 “심사가 종료된 상태에서는 피고소인측의 기피신청을 받아 들일수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피고소인 측은 기피신청일이 심사종료일 이틀 전임을 강조하며 서울연회의 답변을 불신하고 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이날 재판의 마지막은 서기종 목사의 최후진술로 마쳤다. 서기종 목사는 “미국에서 동대문 교회 하나 보고 와서 11년간 목회했다”고 운을 뗀 뒤 “동대문교회의 이전이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시작되고 마무리됐다. 과정에서 완벽히 대처하지 못한 점 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전하는 것은 내 결정이 아니었다. 직인을 찍은 것도 다들 그러는 것처럼 대표로서였다. 당초 서울시가 존치안을 진정성을 가지고 제안한게 아니다. 강제수용이 공문 두장으로 가능할까”며 거듭 이전에 대한 책임이 본인에게 있지 않음을 강변했다.

서기종 목사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고소되어 여기에 선 것, 교인들을 상대로 증언해야 하는 현실 등이 유감이고 개인적으론 비참하다.”고 거듭 기소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심사위가 2년 이상을 구형했는데 불미스런 일이지만 최후 판결은 재판위원님들의 현명한 이해와 결정에 따르겠다”는 말로 최후진술을 마쳤다. 이중덕 재판위원장은 곧이어 선고기일을 10일(화) 오후 2시 감리회본부 16층 회의실로 공지했다.

서기종 목사의 피고소인 최후진술에 앞서 부목사가 최후 변론을 하려 했으나 재판부에 의해 거절 당했으며 부목사가 '최후변론서'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결심공판이 끝난 후 방청석을 차지하고 있던 일부 동대문교회 교인들은 심사위원장에게 몰려가 고성과 저주를 퍼부으며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옷을 잡아 당기거나 밀치는 등의 신체 접촉이 있었다. 이들은 이 과정을 촬영하려는 기자를 제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