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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교회가 이전 문제 때문에 소란스럽다. 서울시와 교회가 이전에 합의했지만, 일부 교인과 감리교유지재단이 반대하면서 갈등이 다시 시작됐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
서울시 종로구 동대문교회(서기종 담임목사)가 이전 문제로 시끄럽다. 2008년 서울시가 동대문 성곽 보존 사업을 시작했고 사업 부지에 동대문교회가 포함되었다. 교회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그런데 몇몇 교인들이 이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유지재단(유지재단)에 이의신청했다. 유지재단은 7월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교회 이전을 보류하기로 했다.
교회 이전을 반대하는 교인들은 무엇보다 1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교회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동대문교회는 1890년 세워진 동대문시약소에서 열린 기도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동대문에서 사역해 왔다. 한국 감리교 역사상 최초로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예배를 드린 교회며 일제강점기에는 민족 계몽 운동, 19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였다. 교회 앞마당에는 1910년 받은 서양식 종도 있다.
그러나 교회를 현재 위치에 그대로 존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회가 성곽 보존 부지에 82%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 반대 측 교인인 박상연 권사도 건물을 보존하기 어렵다는 데는 동의한다. 다만, 120년 넘게 사람들이 같은 교회에서 예배하는 것은 하나의 문화이므로 유지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건물은 새로 지어도 괜찮지만 본래 있던 지역에서 예배하며 교회의 역사성과 문화를 지키고 싶다는 것이다.
유지재단도 비슷한 입장이다. 유지재단 관계자는 이전을 반대하는 교인들이 있고 동대문교회가 적어도 서울시 안에 있어야 역사적 의미를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지재단은 처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교회 존치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서울시에 요구 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미 서울시와 교회가 합의…존치하기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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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전 반대 측은 120년 된 교회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1910년 벙커 선교사가 교회에 봉헌한 서양식 종. ⓒ뉴스앤조이 김은실 |
유지재단까지 나섰지만 존치 가능성은 희박하다. 교회가 서울시와 이미 이전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08년부터 협상을 시작했고 교회를 이전하기로 했다. 2009년에는 교회가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했지만 패소했다. 협상 과정에서 서울시가 제시한 이대동대문병원 내 부지 내로 이전하는 방안도 교회가 거절했다.
역사적 가치 평가도 기대하기 어렵다. 문화재 관련 시민 단체 관계자는 "오래된 교회이긴 하지만 건물은 1973년에 건축됐다. 600년 된 성곽과 비교했을 때, 건물 자체가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행정소송 당시 법원은 서울 성곽은 사적 10호이고 조선 시대 축성 기술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했다. 반면, 동대문교회의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은 교회 위치에 표시 등을 남기는 것으로 보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사업 중단은 절대 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3년 동안 합의한 일을 이제 와서 부정하면 곤란하다. 앞으로 어떻게 일을 추진할지는 논의할 수 있지만 합의가 끝난 상황에서 다시 협상하자는 것은 부당한 요구다"고 했다. 이전 반대 측에서 요구하는 병원 부지 내 이전도 안 된다고 했다. 이미 주차장과 관리 사무실 등 건축이 끝났다는 것이다.
이전을 찬성했던 교인들은 두고 본다는 입장이다. 동대문교회 담임목사와 교인들은 구역회를 열어 교회 이전과 이전 장소까지 결정했다. 여기에 일부 교인들이 반대하면서 이전 보류까지 하게 된 상황이다. 한 교인은 "유지재단에서 제동을 걸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며, "교회가 3년 동안 이전을 반대해도 실패했지만 유지재단에서 해 보겠다고 하니 지켜보겠다"고 했다.
본보제휴사 뉴스앤조이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