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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4월 26일 (화) 23:39:19
최종편집 : 2011년 04월 27일 (수) 21:40:04 [조회수 : 2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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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방문
오는 월요일(4월 25일) 25일 체류 예정으로 한국에 갑니다. 23년 미국생활에 세 번째 가는 모국방문길입니다. “등촌 답지 않게 너무 자주 가는군요. 10년에 한번씩 가겠다고 했으니 그러면 2018년에 가야하는 것 아닙니까?”
“맞아요. 고향 찾아가는 길은 타향살이 10년쯤 지나야 멋있어요. 그래서 나도 10년 마다 고국을 찾기로 했어요. 10여 년간 머슴살이 청산하고 바우고개를 찾듯, 타향살이 10여년에 청춘만 늙어, 더 늙기 전에 고향길을 더듬듯 말입니다. 그런데 2018년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98세가 되신 어머니가 그때까진 못 사실 것 같아 뵈러 가는 거지요”
인간은 누구나 두 개의 그리움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사춘기소년이 남몰래 이성을 그리워하듯 어린 시절에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합니다. 그래서 시골소년이 도시로 해외로 고향탈출을 시도하지요. 어른이 되면 또 다른 그리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자식이 주렁주렁 매달린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서도 어머니를 그리워하듯, 장성하면 고향을 찾고 싶어 하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나는 여행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아내가 성지여행을 권했어도 거절했습니다. “예수님은 성경에서 만나는 것이지 예수님의 고향땅을 걸어 다녀 본다고 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지요”
아내가 애들과 함께 가는 남미여행에도 나는 빠지곤 했습니다. 내 글에 나오는 많은 미국의 명승지는 떠밀려 다닌 곳들입니다. 그런데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밤마다 꿈마다 그리워하는 내영혼의 성지가 있습니다. 그곳은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도대리 문곡 375번지 내 고향 “글갱이”입니다.
“새들도 보금자리 잊지 못하거늘/ 하물며 푸른 하늘 내 고향이랴/ 내가 나고 자라난 파라다이스여“
나는 수백편의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소설에서도 칼럼에서도 내 글에서는 고향의 그리움이 배어있는 흙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은암은 나를 향토문학가라고 불러줬습니다. 내가 TV와 라디오에서 방송한 “사랑방 이야기”에 평택 안중이야기가 자주 흘러나오자 고향인 들이 몰려와 평택군 안중향우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뉴저지는 물론 멀리 보스턴에서도 고향인 들이 달려왔지요. 고향사랑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난 지독한 鄕愁(향수)병자입니다.
그런데 난 고향에 가기를 싫어합니다. 고향은 아무나 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세하여 금의환향으로 찾아가는 게 고향길입니다. 빈손으로 찾는 게 아닙니다. 어려울 때 가는 건 더욱 아니지요.
“빌어먹어도 미국에서 빌어먹고 사기를 쳐도 미국에서 사기 치자”
이민의 자존심 때문에 난 고향을 멀리했습니다. 대신 조영남의 “고향의 푸른 잔디“를 부르면서 향수를 달래곤 했습니다.
“꿈속에 그려보는 머나먼 고향아/ 옛 모습 변치 않고 지금도 잘 있느냐/ 사랑하는 부모 형제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 푸르고 푸른 고향의 잔디야..../ 아 꿈속에 들려오는 어머니의 자장노래소리/ 푸르고 푸른 고향의 잔디야“
다녀 온지 7년 만에 고국에 갑니다.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7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형이 돌아가셨습니다. “작은 아버지 작은 아버지”하면서 살갑게 나를 따르던 형님의 외동딸이 죽었습니다. 어머니는 그사이 98세로 바싹 늙으셨습니다. 고향에 가 봐도 반가움보다는 슬픔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고국에 가려고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그중 20불을 주고 손가방을 산 게 제일 맘에 듭니다. 손으로 들 수도 있고 어깨에 멜 수도 있는 중국제 나일론 가방입니다. 이놈을 어깨에 메고 고향산천을 걸어 다니려고 합니다. 점퍼를 입고 다니다 고향의 봄날이 더우면 벗어서 가방에 꾸겨 넣으려고 합니다. 70년대의 미국드라마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말입니다. 괴물 헐크가 청소부 데이빗으로 변하여 가방을 어깨에 메고 빈 길을 걸어가는 마지막 뒷모습으로 고향 길을 걸어 다니려고 합니다.
서울에 사는 현덕초등학교 동창들이 잔치를 해준답니다. 난 초등학교 때 반장노릇 한 것이 최고인데 동창들은 출세를 많이 했습니다. 서울대출신들도 있고, 대법관, 사장, 교수출신도 있습니다. 우리는 70노인이 됐어도 “얘 재”하고 부를 겁니다. 초등학교 학예회처럼 여간 기대가 되는 게 아닙니다.
서울에 사는 동창들 말고 고향마을을 지키고 있는 시골동창들도 만나보려고 합니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살았던 마을들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글갱이 피우치 대말 인괭이 행궁이 버들미 소롬모지 당째 궁말 방죽말 용꼴 황산리 덕목리 뎃대 광덕 기산리 권관리...시인들이 사는 마을처럼 아름다운 이름들입니다.
초등학교졸업한지 56년이 넘었어도 어느 마을에는 누가 살았는지 기억이 생생합니다. 용꼴에 한동선, 궁말에 이교범, 황산리에 이순헌, 뎃대에 황관영처럼...
정종 한 병이 들어있는 가방을 둘러메고 김삿갓처럼 이 마을 저 마을을 찾을 것입니다. 내가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곤 술 한 잔 뿐이니까요. 무덤 속에 있는 친구에게는 빈 잔을 권할 겁니다.
이렇게 준비를 철저하게 했습니다. 떠날 날이 5일밖에 안 남았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 서울 사는 동창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나 최무용야, 에덴물산의 황종윤이와 인천공항으로 가서 라이드 싶어서 전화 했어”
“우리 7남매들이 모두 살아있는데 친구까지야 뭘, 우정이 고마울 따름이지” 한국에서 전화가 오는걸 보니 가기는 정말 가는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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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신중
(183.97.187.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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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하신다니 반갑습니다
시간내서 뵙겠습니다
연락주십시오
파주 교하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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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
(114.203.237.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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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얻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미국생활을 생생하게 느낄수있어서 좋습니다.
고향방문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찡하네요.
고향은 원래 어머니의 젖가슴과 같은 곳이죠.
노모님의 마른 가슴이 얼마나 기쁘실까요?
생전에 찾아 뵙는 자식이 효자랍니다.
이참에 나도 어머니뵈러 갈렵니다.
존글 가슴이 찡하네요.
그런데,
아랫마을 천안성도는 좀 잠이나자라.
온 동네 휘비고 다니지 말고.
부활절도 지났으니 말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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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성도
(210.94.4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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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뭐 미국사람이네!
한국에 세금 안낼것이고 전쟁나도 미국에서 살면 될것이고
근데 미국 사람이 왜 그리 한국을 걱정하나
지 나라만 걱정하면 됐지
그러니 대통령에게도 쓴소리를 해대고 그러는군!
오마마에게 그렇게 해도 한국 대통령에게 그렇게 하면 안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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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사상
(72.205.29.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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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사상을 공부 하셨군요.그분들은 예수도 유태사람이니 몰아내고, 미국과 교역도 불필요하다고 주장 하지요. 그분들은 미국을 비판하시면서 자녀들은 미국으로 더많이 유학을 보내시더군요, 참신기한 분들입니다. 기독교를 믿는다는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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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사상
(72.205.29.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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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견해에 대해서 일부 공감을 합니다. 미국에서 35년을 살아 온 미국시민권자의 한사람으로써 저도 교포들의 한국정치에 대한 참여를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한국정부의태도 입니다. 한국은 군사정부시절 부터 미국교회에 평통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교포사회를 통제하고 분열시켜 왔습니다.그리고 최근에는 교포들에게 한국선거권을 부여하여 미국교포사회를 정치적으로 한국의 식민지화를 꽤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실정법에도 저촉될 소지가 많이 잇습니다. 뿐이니라 다민족들이 모여서 사는 미국에 유례가 없는 제도들입니다. 그런면에서 교포들의 한국정치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한국의 보수정부라고 탓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진보와 보수는 자유에대한 신념으로 구분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믿는 사람이 미국의 보수세력입니다. 독제체제를 지지하는 한국의 보수와는 견해가 180가 다르지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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