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포용하라 

▲ 이계선 목사

“뉴욕 교계가 2013년 부산 WCC총회 후원을 놓고 분열을 겪고 있네요. 뉴욕 교회협의회는 WCC편을 들고 있고 뉴욕 목사회는 ICC편을 드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축소판이지요, 한국도 교회중심으로 모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제10차 WCC부산총회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대형교회목회자 중심으로 모인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는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지요”

WCC(World Council of Churches)는 1948년 2차 대전의 참상을 보고 세계교회가 연합하여 만든 에큐메니칼 기구이다. 직원만 170여명이다. 카토릭의 바티칸 교황청에 대비되는 세계기독교대표단체다. 기독교도 카토릭처럼 단일창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선교연합, 다양성속의 일치, 교회의 사회적 책임 추구가 WCC의 강령이다.

110개국 5억 6천만의 기독교인들의 연합체가 되다보니 공산주의 국가도 들어있다. 반공을 제2의 십계명으로 설교하는 한국의 보수교회는 WCC를 용공 자유주의신학으로 성토하기 시작하면서 한국교회의 핵분열시대를 열어놓았다. WCC를 놓고 기독교장로회와 예수교장로회로 갈라지더니 예수교장로회는 다시 통합측장로회와 합동측장로회로 떨어져 나갔다. 성결교회도 기독교성결회와 예수교 성결회로 나뉘었다.

1960년대에는 ICC(International Rates Christlicher Kirchen)가 들어와 WCC와 ICC의 쌍방 대결을 벌렸다. 그러나 ICC는 근본주의자 매킨타이어박사가 종신총재로 있는 사설단체(?)라서 점점 세가 줄어들었다. 그러다 90노인 맥킨타이어목사가 망신살이 뻗혔는지 젊은 여자와 장가를 드는 바람에 세인의 조롱 속에 ICC는 역사의 그늘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용공 자유주의 신학으로 규탄을 받던 WCC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통하여 세를 늘려갔다. WCC는 한국 민주화투쟁의 응원군 역할을 하면서 민중의 존경을 받는 다. 공산주의가 망하고 한국이 민주화되자 보수적인 순복음교회까지 들어왔다. 2013년에 부산에서 10차 WCC총회를 개최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자 용공과 자유주의 신학으로는 더 이상 WCC를 매도할 수가 없게 된 보수 측은 다원주의라는 신무기를 들고 나온 것 이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하여 열린 자세로 나가야 한다는 WCC의 진보적인 자세는 백번 옳다. 오직 성경대로 살아야 한다는 반 WCC의 고집도 천 번 옳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고부전쟁을 하고 있는데 아들이 중재에 나섰다. 아내 말을 들어보니 아내 말이 옳았다. 어머니 말을 들어보니 어머니 말도 옳았다. 고심하던 아들이 낸 결론은 이랬다.

“양쪽 다 옳으니 누구 편을 들어야 한단 말인가? 옳거니! 싸우지 않으면 되겠구나. 서로 인정하면서 상생으로 지내면 되는 거 아닌가?”

그게 열린사회 민주사회 자유와 평등사회다. 이웃 사랑이다. 독재시절에는 나만 살고 너는 죽어야 했다. 지금은 너를 인정해야 나도 살 수 있는 민주시대다.

이것이 종교자유요, 민주주의다. 이를 실천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170여개의 민족들이 모여 합중국을 만들었다. 청교도들이 세운나라이지만 청교도 이외의 타종교들도 인정하고 있다.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를 가봤다. 은빛날개를 달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자세로 서있는 하얀 예배당이 아름다웠다. 뉴욕의 리버사이드처치와 더불어 세계적인 교회건축예술이다. 그런데 교회 안으로 들어가 보고 놀랐다. 기독교 예배실만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토릭, 불교, 이슬람, 힌두교는 물론 아프리카샤만. 북미샤만, 한국무당등 지구상의 모든 귀신들이 죄다 몰려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USA(United of America)다. 170여개 민족들이 모이고 세계의 종교들이 모두 모여 있어도 분쟁하지 않고 연합하여 초강대국을 만들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종교의 자유만 허락한다면 아랍도 중동도 문제될 것이 없다. 지구상에 서 분쟁과 억압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상대를 인정 하는 것이 내 것을 버리고 상대 것을 취한 다는 것은 아니다. 내 것을 지킬 실력만 있다면 상대가 아무리 태산으로 다가오고 해일로 덮쳐 와도 겁낼 것이 없다. 내 것에 대한 자신이 없으니 상대공격에 목숨을 거는 게 아닐까?

한국인은 독선적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일뿐, 중용을 싫어한다. 연합은 회색분자로 취급한다. 5천년동안 남에게 침공만 당해왔으니 남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분열이 심한 민족이다. 남북분단으로 모자라 동서대결 교회분열로 분열을 즐기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은 지금 십대 부유강국으로 발전했다. 세계최강의 기독교국가로 부흥됐다. 국가도 교회도 먹고 살만 해졌다. 이제는 남을 인정할 때가 된 것이다.

WCC는 옳다. ICC도 옳다. 진보와 보수는 비상을 위한 양 날개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세계적인 올림픽이나 월드컵대회가 열리는 게 자랑스럽다. 마찬가지로 부산에서 기독교 올림픽이라는 WCC세계총회를 주최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WCC는 매년열리지 않는다. 7년이나 8년마다 열리는 권위 있는 세계최대의 기독교이벤트이다.

“WCC 무엇이 문제인가요? 진보이건 보수이건 따져서 문제없는 것이 어디 있을까요? 고부갈등처럼 서로 인정하고 포용하면서 사는 게 문제해결이겠지요”

2013년에는 부산에서 WCC대회를 열고 다음에는 서울 강남에서 ICC대회를 열었으면 좋겠다. 그때는 물론 뉴욕교회협의회가 ICC대회 뉴욕 후원회를 맡는 것도 멋진 소통이다. 지금부터 작은 꿈나무를 한 그루를 심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