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는 것에 익숙해진 대통령에게 기어이 회초리를 들어야 하나

           SOTONGhttp://sotongbang.net/xe/104362010.12.15 15:54:33 20

지난 2008년 여름, 전국은 광우병 의심 미국산 소고기를 먹지 않을 권리를 달라며 손에손에 촛불을 들고 나온 국민들의 외침으로 메아리쳤었다.  6월 10일을 기해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100만 인파의 촛불행렬을 청와대 뒷산에서 두려운 마음으로 훔쳐보던 이명박 대통령은 결국 국민 앞에 머리를 숙여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시인한 것이다. 원래 사과라는 것이 진심을 담아 할 경우에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결단과 약속을 내포하는 것이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올해 이명박 대통령은 돌연 지난 촛불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며 성질을 부렸다. 그 당시 자신이 사과한 것은 그저 국민들의 마음을 떠보기 위한 얄팍한 술수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고 정작 사과를 하고 사죄를 해야 할 것은 공연한 파동을 부추긴 학자들이나 전문가 집단이며 또 국민들이었다는 것을 에둘러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결국 그 사과는 진심어린 사과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미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부터 불거졌던 BBK 의혹으로부터 시작하여 지금의 4대강 사업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것 하나 진실한 것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진솔한 답변도 없었고 그저 무조건 '아니오'라고만 말하였을 따름이다. 그러나 정작 의혹이 풀린 것은 없었고 아니오는 '예'라는 대답의 다른 표현방식이었을 뿐이다.

이제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정권의 거짓말에 신물이 나 있고 더이상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 상황까지 왔다. 매번 거짓말과 비상식적인 행태들이 드러나고 밝혀질 때마다 국민은 대통령을 욕했다. 그런데 이제 가만히 보니 대통령은 욕먹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다.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는 옛말을 정말 믿어서일까? 아니면 하도 욕을 먹다보니 그러려니 하는 내공이 생겨서일까? 대통령은 국민들이 욕하는 것, 국민들에게 욕 먹는 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다. 국민들이 뭐라고 하든 관게없이 그저 '나는 내 갈 길 간다'로 일관하는 것 같다.

예산을 날치기 통과 시킨다든지, 동료의원에게 주먹을 휘두른 의원에게 수고했다고 직접 전화를 한다든지, 상식적이고 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그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밀어부친다든지,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내년에 다 끝마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든지, 남북관계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나가 흡수통일을 암시하는 발언을 거리낌 없이 한다든지,...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일관성은 있다. 꼭 욕 먹을 일들만 벌이고 또 욕을 먹어도 그저 그러려니 하는 것이 어쩜 그렇게 일관성이 있는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욕을 먹는 상황이 되는 것이 참으로 불행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아무리 욕을 해대고 비판을 해대도 그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이분이 장차 얼마나 큰 업보를 지시려고 이러나 하는 측은한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 대통령을 만든 것은 결국 국민의 책임이 아닐까? 거짓말만 하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대통령이라고 그저 답답하다고만 하고 계속 욕만 해댔을 뿐이지 그렇게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제대로 알아 듣게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욕해도 '저러다 말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에 길들여진 것 같다. 남편은 아내 하기 나름이라는데 대통령도 결국은 국민들 하기 나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처럼 국민을 우습게 보고 깔보고 함부로 대하게 된 것도 사실은 국민들 자신의 책임이 크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국민들은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

말로 해서 듣지 않으면 회초리를 드는 수밖에 없다. 회초리로도 말을 듣지 않으면 쫓아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을 외동아들 보듯 그렇게 대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정말 제대로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의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가 되었다. 대통령은 임금이나 나랏님이 아니다. 그저 국민들이 해야 할 번거롭고 귀찬은 일을 대신 하기 위해 선출된 공무원에 지나지 않는다. 백성들이 그저 나랏님이 하시는 대로 굽신거리는 전제국가 시대는 지났다. 욕을 해서 안 들으면 이제는 행동으로 국민들의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