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 정답일까?

     SOTONGhttp://sotongbang.net/xe/103872010.11.29

구약성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의 법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물론 전적으로 성서와 성서에서 나타난 하나님(신)의 통치원리는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지만 구약성서 역시 끊임없이 용서하고 사랑하는 신의 고뇌와 부르심이 실제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랑은 신약으로 넘어와 예수에게서 극적으로 확대된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 용서하되 일흔 번씩 일곱 번까지도 용서하라고 가르친다. 이것이 기독인의 사명이자 고뇌이다. 일흔 번씩 일곱 번까지는 그렇다 쳐도 몇 번은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 용서는 사실 서로가 승리하는 윈윈전략이다. 용서라는 것이 일방적인 잘못이 아닐 경우에는 피차간에 감정이 남는 법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잘못이라는 것도 각자의 입장일 경우가 많다. 서로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욱 문제가 어렵다. 이럴 경우에는 용서와 화해밖에는 해결책이 없다. 싸우면 서로 망하게 된다.

용서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한국에서 사는 나의 입장이다. 반대로 조선의 입장에서는 어떨가 생각해본다.먼저 포를 쏘았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그동안의 한미 연합훈련이 매우 그들을 힘들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애매한 북방한계선과 휴전선 개념으로 자기들이 먼저 도발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들이 큰 실수를 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 역시 피해자라고 생각할 여지는 있다. 게다가 자기들이 쏴댔던 것보다 월등한 화력으로 되받기까지 했다.

한국에서 응사한 것이 민간인 거주지역에 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상자가 있을 수도 있다. 한국의 언론은 한국의 자주포가 조선의 곡사화기보다 월등한 적중률과 화력을 갖추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들 역시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이를 가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길은 두 가지다. 서로 죽기살기로 맞짱을 뜨던가, 아니면 제살 갉아먹기나 다름 없는 싸움을 접자고 화해의 손을 내밀거나이다.

한국은 죽기살기로 맞짱을 뜨는 길을 선택했다.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미국까지 끌어들이고 전면적인 언론선동을 시작했다. 김일성이 어땠고 김정일이 어땠으며 김정은은 또 어땠다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이참에 그동안 꼴보기 싫었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도 대놓고 까대기 시작했다. 한국의 우파들은 좌파들과 조선의 주적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호기를 맞았다고 살판이 났다. 조선과의 맞짱은 이제 한국의 좌파, 김대중 노무현 지지자들로까지 확대된 맞짱이 돼버렸다. 이후의 그림은 대충 상상이 갈 것이다.

지금 칼자루를 쥐었다고 생각하는 정부와 극우세력들이 한 가지 착각하는 것이 있다. 싸움은 붙어봐야 아는 것인데 자기들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착각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싸움은 일방적일 수 없기 때문에 한 쪽이 다리가 부러지더라도 다른 한쪽 역시 코피라도 흘리게 된다는 것이다. 장기판에서 졸을 움직이는 입장에서는 한 번 해볼만한 싸움일지 모르지만 죽어나가는 것은 졸,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직접 몸으로 때워야 하는 졸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판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졸이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졸이 열받으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지금 국민들의 가슴은 조마조마하다. 성질 하나로 버텨온 조선과 조선을 비호하는 중국, 그리고 이번기회에 뽄때를 보여주겠다고 입술을 앙다문 이명박 정권과 군사패권주의의 적극적 추종자 미국이 '못할 것도 없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래저래 이고지고둘쳐업고 피란길에 나서야 하는 것은 국민이고 인민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하면 끊임없이 반복되는 역사의 장에서는 피의 반복이 될 뿐이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지구상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를 완전히 없애버릴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섣불리 시작했다가 두고두고 서로가 큰 상처를 입게 될 뿐이다. 한 나라를 없애버린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