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영웅에 대한 최고의 예우는?

                                                  SOTONGhttp://sotongbang.net/xe/103652010.11.15

G20정상회의가 끝나자 바로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뉴스가 활발하다. 개막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한국 선수들의 선전 소식이 들려온다.

수영에서 박태환 선수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금메달 소식을 안겨주었다. 공기총 사격에서는 7개월 임산부가 금을 길어올렸다. 가슴이 벅차다. 이 순간 한국 국민은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감사하며 마음껏 감격한다. 그것이 스포츠가 가진 매력일 것이다. 벌서 한국은 열다섯 개의 금메달과 열 개의 은메달, 열세 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고 한다. 종합 2위를 지키기 위해 선수는 물론 온 국민이 필사적으로 뛰고 응원하고 있다.

감동의 도가니가 될 아시안게임을 간간히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서 여지 없이 떠올리는 문제가 있다. 바로 메달 획득 선수들에 대한 예우의 문제이다. 이런 생각은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금메달을 따온 선수들, 특히 남자 선수들에게 최고의 예우는 무엇일까? 아마도 병역면제가 아닐까 한다. 금이면 얼마, 은이면 얼마 하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연금과는 별도로 남자 선수들, 특히 아직 병역을 필하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병역면제라는 대어가 보너스로 지급되는 것을 종종 보았다.

메달이라는 것이 뼈를 깎고 온 몸을 땀으로 샤워하면서 몇 년을 훈련하여도 간신히 딸까 말까하는 귀한 결실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적당히 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 훈련의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못했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고행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해서 국위를 선양하고 메달을 따 왔으니 그들에게 나름대로의 상급을 주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과연 병역면제에 대해 바라보는 국민의 의견은 어떨까 궁금하다.

우선 병역면제는 불공정하다. 예를 들어 이미 병역을 필하고 메달을 딴 사람, 여성 선수들과 비교할 때 현저한 불평등이다. 같은 금메달, 같은 은메달인데 왜 누구는 연금 외에 혜택을 받고 왜 누구는 그저 연금만으로 만족해야 하는가?

요즘에는 헝그리 스포츠맨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다. 옛날에 임춘애 선수인가가 라면을 끓어 먹으면서 이를 악물고 달리기를 했고 그래서 무슨 게임인가에서 메달을 따내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먹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요즘에는 이런 감동스런 이야기를 거의 듣지 못했다. 요즘은 돈이 메달을 부른다고 엄청난 가격의 스포츠과학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이 메달을 따온다.

스포츠용품 제조사로부터 후원을 받고 넉넉한 지원을 받는 이들은 겨우 몇몇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 될 것이다. 자식 운동 시키려면 몇 십 억은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결국 스포츠도특권층의 하나의 전유물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런데 그들에게 한국에서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병역면제까지 안겨준다면 가진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나름대로의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가면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박탈감만 더해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선수들은 병역기간 동안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운동감각이 떨여져 전체적인 경기력이 하향된다고 주장하며 병역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 말에는 일리가 있다. 운동이 좋아서 운동에 그 인생을 건 사람들에게 군대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마찬가지의 논리로 따진다면 운동선수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나름대로의 인생의 목표에 목숨을 걸지 않았는가? 혹은 그들에게는 병역기간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가?절대로 아니다. 군대에서 썩는(이 표현은 조금 지나치게 느낄 수 있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이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3년은 어느 누구에게나 아깝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은 어떨까? 병역을 면제하는 대신 프로선수 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은 전액 국고로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나도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하긴 나 따위가 동의를 하건 말건 별 상관은 없지만...). 병역을 면제 받은 이들은 프로선수 활동으로 막대한 금전적 이익까지 얻는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면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이익이다. 그런데 병역면제에서 파생하는 다른 이익까지 얻게 된다면 이는 이중 삼중의 혜택이 된다. 그런 방식은 공정한 한국사회를 위해 지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