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6일)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1555-2호 조정실에서 열린 원고 식기식과 피고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표자 감독회장 직무대행자 이규학 간의 합의조정(2010머5966, 사건명:감독회장직무대행자지위부존재확인)에서 양측은 ‘총회개최’에 상당히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고측(신기식 목사, 법무법인 미래)은 '6월 3일, 혹은 18일 28회 총회'개최안을, 피고측(이규학 직무대행 대리-이용윤 행정기획실장 직무대리, 법무법인 에이스)은 '6월 17일 임시총회'개최안을 조정안으로 가지고 나와 조정에 임했던 것이다.

그동안 재선거를 치를 권한밖에 없다며 총회개최를 거부해 오던 이규학 직무대행으로서는 상당한 양보안을 가지고 나온 셈이다.

그러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고 6월 9일 15시 30분에 피고측안을 중심으로 조정안을 마련하여 재조정을 하기로 하고 2시간여에 이르는 조정을 마쳤다. 

<24:00 기사추가>


앞서 이들은 총회개최로 큰 줄기를 잡은 상태에서 총회의 성격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신기식 목사는 정규총회인 28차 총회를, 본부측은 의제를 선거에 관련한 것으로 제한하는 ‘임시총회’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같은 듯 하지만 그 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본부의 구상은 임시총회를 열어 감독회장 재선거 및 연회감독선거 관련위원회를 조직하되 논란이 되고 있는 당선자의 임기나 투표방법, 일정 등을 추인받는 것에 의제를 국한하는 ‘임시총회’이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그동안 신기식 목사가 주장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본부는 조정으로 생기는 법적 구속력에 기반해서 임시총회를 구상하는 것이다. 지난 17일 연회감독들이 제시한 합의 공증으로는 법적 구속력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신기식 목사는 이에서 더 나아가 행정복원을 위한 총회, 즉 공천위원 보고와 각 위원회 조직, 연회감독 취임 까지도, 심지어 선거법의 개정까지 포함하는 28차 정규총회를 주장한다. 이는 그동안 신기식 목사가 줄곧 주장하여 왔던 안이다. 일단, 양측은 각자의 조정안을 주고받았으니 다음 재조정일 까지 조율을 할 것이다.

아무튼 본부로서는 그동안 금기시하여 왔던 ‘총회’개최에 새로운 태도를 보여 감리교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풀 가닥을 마련했다. 성격이야 어떻든 본부가 ‘임시총회’ 안을 들고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연회감독선거를 풀기위한 고육지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감독회장 재선거 일정에 비해 연회감독선거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아 각계의 염려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한편, 조정관은 다음 재조정일에는 김국도 목사와 고수철 목사를 보조참관인으로 참석시킬것으로 보인다. 조정장에서 본부측은 직무대행이 최근까지 재선거를 추진하지 못했던 원인을 김국도 목사측의 방해라고 항변했고 조정관이 이를 반영하여 다음 조정시 김국도 목사로부터 모종의 ‘확약’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갈등 일변도로 달려왔던 감리교사태에 이번 조정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이미 6월3일로 총회를 공고한 소위 총회파로부터 긍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지 주목이 된다. 무엇보다 전 현직 감독들이 5.27 혹은 6.3총회를 발표하자 봇물터지듯 비판 성명서를 내는 등 줄곧 재선거를 지지해 왔던 이들로부터 직무대행의 이번 조정안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궁금하다. 직무대행의 이번 조정제시안으로 적잖이 당혹해 할것 같기 때문이다.

▲ 조정장 앞 복도에서 조정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원고 신기식 목사(좌)와 피고 대리인 이용윤 목사     ▲ 2시간 10분여에 이르는 조정을 마치고 나오는 양측. 신기식 목사의 표정이 밝다.